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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기저귀 상자 하나로 벌어진 남매전쟁

요즘 둘째가 폭풍 성장을 했습니다.
키는 재어보지 않아 모르겠고 1개월 사이 1kg 이상 몸무게가 늘었습니다.
신생아때부터 아이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통통하게 살이 접히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질 못했던 엄마는
이런 아들의 성장이 기쁘기만 합니다.
그래 보았자 이제 겨우 15개월 아이들의 평균 몸무게에 진입한 정도이지만요...


급성장을 하다보니 기저귀도 급!!! 작아졌습니다.
왠만하면 사다놓은 기저귀 다 쓰고 싶은데 작아진 기저귀 사이로
자꾸만 아들의 배설물이 새어 나오기도 하고 또 불편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급하게 새 기저귀를 주문했습니다.


아들이 택배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하나...!!
갖가지 크기의 상자에 담겨져 오기 때문입니다.
크면 넓어서 좁고...작으면 아늑해서 좋고...
그렇게 그의 상자 사랑은 계속 되어집니다.


그 많은 상자들 중에서...오늘 배달된 기저귀 상자는
15개월 아들의 사이즈에 딱~!!! 맞습니다.


그런 기저귀 상자가 아들은 마음에 쏙~~듭니다.


동생이 먹는 것은 양잿물도 맛있어 보이고
동생이 가지고 노는 건 불쏘시개도 좋아 보이는 누나...
절대로....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동생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얼른 상자속으로 몸을 쑤셔 넣습니다.
넉넉하지는 않지만...몸을 잘 접으면 어찌어찌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빛의 속도로 달려와 앞에
떡~~하니 앉아 노려보는 동생...!!!
그리고...버티는 누나....!!!
둘 사이에 스파크가 파바박~~~~!!! 일어납니다.


처음에는 동생도 좋게 회유 합니다.
나와서 공이나 가지고 놀라는 뜻일까요??


동생의 설득에 넘어가는 듯이 순순히 나오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들어가는 누나....!!!
못들어가게 막으려고 노력해 보지만....
아직은 힘도 요령도 없는 15개월 아들에겐 역부족 입니다.


마지막 비책....머리채 잡기....!!!!
아프지는 않은지 누나는 깔깔 대면서 "알았어...알았어...!!!" 라고 말하며 나옵니다.


하지만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 동생은 최후의 일격을 한 방 더 가합니다.
윽~~~제대로 찌부되는 누나...ㅠㅠ


그렇게 밖으로 나온 누나...
하지만...동생이 들어가려 하자 먼저 들어가겠다며...
파바박~~~ 빛의 속도로 다시 들어 갑니다.
이후에 일어난 유혈사태 때문에 촬영은 중단 되어야 했습니다.

이 날의 승자는 없었습니다.
피터지게 싸운 댓가로 기저귀 상자는 재활용 쓰레기장으로 직행 했고...
엄마를 화나게 해 놓고선 본인들은 언제 싸웠냐는 듯...
미키마우스 공놀이를 하며 깔깔대며 놀고 있더군요.
이래서 형제 싸움은 칼로 물베기라 하나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