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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아이들은 방치, 선생님들은 놀고먹던 눈썰매장


화창한 겨울날...!!!
춥다는 이유로 집에만 있었더니 왠지 아이들에게 미안해 집니다.
그래서 큰 마음 먹고 눈썰매장을 찾았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눈썰매장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저희 일행외에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온 아이들과 선생님들만 있었을 뿐이니깐요.


아이들이 둘 다 어리기때문에 저 혼자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겠지요.
언제나처럼 이런 이유로 이모 할머니와 함께 동행을 하였습니다.
역시나 큰 딸내미는 이모 할머니가 책임을 지고 함께 눈썰매를 즐겨주시고...


아들내미는 이모 할아버지가 맡아서 신나는 썰매를 태워 주십니다.
엄마요?? 솔직히...저 곳이 유아 슬로프도 없고 눈도 얼어버려서 심하게 미끄럽더라구요.
한 번 탔다가 기겁했습니다.
심장이 약해서...??? 라기는 좀 그렇고...
제가 워낙에 덩치만 컸지 좀 겁이 턱없이 많습니다.


그런 이유로 모두가 즐거운 눈썰매를 즐길때...
혼자서 유유히...사진이나 찍으며 기다렸습니다.


썰매를 타고 내려가는 건 순식간인데...
썰매를 끌고 올라가는 건 왜 이리 멀고 힘들기만 한지...
서너번 오르내리며 눈 썰매를 타던 저희 일행은 금새 넉다운 되기 일보 직전...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도 너무 추워서 잠시 쉬러 휴게실에 들어 왔습니다.


이런 곳에 왔을때 따끈한 오뎅 국물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지요.
이렇게 몸을 녹이고 있는데 왠 아이들이 저희 테이블 근처를 얼쩡거립니다.
아마도 어묵이 먹고 싶은 눈치입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아이에게 웃으며 한 조각 주었더니 다른 아이들도 쭈뼜쭈뼛 따라 옵니다.
아까 잠시 언급했던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온 아이들인듯 했습니다.

둘러보았습니다.
우리 옆에옆에 테이블에 선생님들이 앉아 있습니다.
자기들끼리 커피에 떡볶이 등등을 먹으며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열 댓명의 아이들이 그 옆의 테이블에 앉아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과자 몇 봉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거의 다 먹어 갑니다.
선생님들 먹고 있는 분식류들 아이들도 먹을 것 좀 주지...싶은데 자기들끼리만 먹고 있습니다.
물론 오전 시간이니 간단한 간식정도로 떼우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이른시간에 도착한 저희 보다도 빨리 도착했던 아이들이었기에

모르긴 몰라도 배가 많이 고프겠다 싶은데
암튼 선생님들은 그냥 자기들끼리 먹고 이야기나 나누고 있습니다.


가끔 뛰는 아이들에게 주의를 줄 뿐...아이들은 신경도 쓰지 않습니다.


아까도 잠시 언급 했듯이...이 눈썰매장은 유아 슬로프가 없습니다.
때문에 초등학교 이하의 아이들이 혼자 썰매를 타기에는 너무 위험해 보입니다.
그런 이유로 선생님들이 함께 동행해서 타지 않으면 썰매를 탈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그 어린이집 아이들이 눈썰매장까지 와서 썰매를 타는 대신
휴게실에서 시간을 떼우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요.


마침 벨이 울립니다.
한 선생님이 일어나서 전화를 받습니다.
"네네...어머님...네...지금 너무 신나게 썰매 타고 있어요.
네네...처음에는 조금 무서워 하더니 지금 얼마나 신나게 놀고 있는지..."
이모와 저, 그리고 이모부 심지어는 중학생 사촌 동생까지 동시에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전화를 받는 선생님을 바라 보았습니다.




처음 저희가 도착 했을때 잠시 눈썰매를 타긴 했지요. 그 아이들이...
한 번씩이나 탔으려나요.
혼자 탈 수 없으니 선생님 도움이 없으면 안되는데...선생님들도 힘이 드시긴 했겠지요.
그러니 들어가서 쉬셨겠지요.
그럼 장소를 잘 섭외하여 아이들끼리 놀 수 있는 눈썰매장으로 가시던지...
하다못해 구석에 가서 눈싸움이라도 시키고, 휴게실에서 간단하게 레크리에이션이이라도 하던지
아니 그것도 안 바라고 
동요라도 몇 곡 부르고 놀아 주던지...
다 둘째치고...애들 따뜻하게 먹을 것이라도 제대로 챙겨 주던지...
자기들끼리만 먹고 놀고 애들은 방치해 두다가 입에 침도 안바르고 천연덕스럽게 전화를 받는지.

하긴...저 혼자 두 아이들 보기도 벅차서 눈썰매장 한 번 오는데
어른 2명에 중학생 사촌동생까지 끼고 오긴 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어른들이 돌아가면서 아이들을 돌 보아도...힘에 부치고 힘들긴 합니다.

어린이집 아이들...어린 아이들은 우리 하랑이 또래로 보이고
조금 더 커보이는 아이들도 있긴 합니다만 아무튼 많이 어려 보입니다.
그럼 어린이집에서는 이 곳에 오질 말았어야 한다 싶습니다.
부모님들도 어린이집에서 견학을 간다하면 무조건 보낼 것이 아니라...
그 곳이 어떤 곳인지 내 아이의 월령에 적합하게 즐길수 있는 곳인지 미리 체크했어야죠.
현실적으로 4명의 선생님이 열 댓명의 5~6세 가량의 아이들을 데리고
유아 슬로프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곳으로 나들이를 갔다...면
당연히 선생님들이 그 아이들을 일일이 데리고 다니며 썰매를 태우고 놀아 주기 힘들겠죠.

선생님과의 전화 통화만 들으면 아이는 지금도 신나게 썰매를 타고 뛰어 놀고 있어야 하는데

제가 본 아이들은 지루하게 휴게실에 1시간 이상 방치되어 있었거든요.
엄마는 선생님 말씀만 믿고 아이가 신나게 타고 놀았겠거니 할 거구요.

"얘들아...오늘 재미있었지?? 썰매 씽~씽 타니깐 신이 났었지??"
썰매 한 두번 태워주고 재미있었다...라고 마무리를 지으면 아이는 썰매를 탔다고 말하고
특별히 다치거나 속상한 일이 있지 않았던 한...
아이는 왠만하면 재미 있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저도 결혼 전 아이들과 생활 할 때 많이 써먹었던 방법이구요.
어떤 활동이 끝나고 재미있었다, 즐거웠다 라고 쇄뇌 시키기...ㅡㅡ;;

그 뒤로도 한 시간 가량...저희가 세 번 정도 썰매를 더 타고
잠시 휴게소에 쉬었다가 돌아 올 때까지...
선생님들은 자기들끼리 놀고
그 어린이집 아이들은 휴게소에 방치되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