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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석화구이 '폭풍흡입' 중인 5살 딸내미


겨울철 시골을 가면 항상 친정 부모님께서 마련해주시는 특식...
바로 굴구이 입니다 ^^
유난히도 굴을 좋아라 하여 겨울이면 굴전, 굴무침, 굴죽, 굴밥...
갖가지 굴 요리를 해먹고는 하지만 그 모든 요리들은 바로 이 굴구이의 감칠맛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아침 일찍 친정 아버지는 손녀딸을 데리고 장에 가서 굴 한자루를 사오셨습니다.
자루를 보고 "이걸 언제 다 먹어??" 라고 말을 했지만...
사실 이 한자루 다 먹었습니다. ㅋㅋ


타닥타닥...익어가는 굴구이에 관심을 갖는 또 하나의 눈이 있습니다.
"이거 언제 익어요?"


드디어 잘 익은 굴 하나를 손에 쥐었습니다.
뜨거울 법도 하련만...끄떡 않습니다.
"하나도 안 뜨거워요...."
진짜 안뜨거운지...아무튼 그녀는 그리 손에 들고 굴을 식혔습니다.


안뜨거우면 그냥 먹으면 된다는 엄마의 말에 한 입 베어 뭅니다.
난생 처음 맛 보는 굴구이의 맛은 어떨까요??


나쁘지는 않은가 봅니다.
그렇게 딸내미는 굴구이를 먹고, 먹고 또 먹습니다.
"엄마...진짜 맛있어요..."
맛있으면 맛있는거지...미간의 인상은 왜 이리 쓰고 있을까요...ㅡㅡ;;


왠일로 먹을 것을 앞에 두고도 관심이 없는 아이가 있습니다.
우리집안 최고의 먹보가...왠일일까요??


시골에 굴러 다니는 두꺼운 패딩 바지에 소싯적 누나의 핑크 티셔츠를 입은 아들...
넋을 놓고 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 달마시안들 입니다.
약 3개월 전...10년 동안 정이 듬뿍 들은 세퍼트 부시가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주인이 떠난 허전한 개 집을 보면서 마음 아파하시던 부모님은 몇 일전 이 아이들을 데려왔다 합니다.
아직 이름도 없는 이 아이들에게 딸은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아주 간단하게..."왕자, 공주" 라고 말이죠. ㅡㅡ;;


할 수 있는 말이 몇 단어 안되는 아들...
그래도 그 중 "멍멍....!!" 소리는 할 수 있습니다.
수도 없이 "멍멍...!!" 을 되치며 손도 흔들며 인사를 합니다.


내내 넋을 놓고 봅니다.
같이 놀고 싶은걸까요?


아무튼 아들은 그렇게 왕자와 공주를 넋을 놓고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무념무상...!!!


그 틈을 타서 딸은 굴구이를 폭풍 흡입하고 있습니다.


한 자루 질리도록 먹었건만...
딸내미의 먹는 모습을 보니 다시 식욕이 당기는건...
딸이 너무 맛나게 먹는 표정 덕분일까요?
말로만 다이어트 한다는 이노무 식탐 때문일까요? ㅡㅡ;;


이렇게 5살 딸내미도 굴 한 자루 비우는데 톡톡히 한 몫을 했습니다.
이런 걸 폭풍흡입 이라고 하지요? ㅡㅡ;;

 
혼자만 먹는 것이 미안했는지...사진을 찍는 엄마에게 굴구이 하나를 권합니다.
물론 저 인상을 보며 굴 구이를 받아 먹으면 체할것 같습니다. ㅡㅡ;;
"아냐...엄나는 괜찮아...하랑이 먹어..."
기다렸다는듯...딸내미는 남은 하나의 굴구이도...후루룩...입속으로 넣어 버렸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