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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단돈 2만원, 엄마표 초대형 환경판에 행복한 아이들

지난주에 포스팅 했다시피...
입주 2년차 아파트 벽이 이 지경입니다.
이유는 바로 울 아들내미 덕분이죠.


딱풀을 이용하여 억지로 붙이긴 했지만...
회색빛 시멘트와 찢겨진 벽지는 방을 을씨년스럽게 만듭니다. ㅠㅠ
한참...고민을 했습니다.
포인트 벽지? 아동용 그림들?? 초대형 세계전도??


그러다 생각해낸 것이 엄마표 환경판 입니다.
당장에 동네 문구 할인점을 찾았습니다.
커다란 부직포 세 마 (90cm가 한 마 더라구요.)를 떠왔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두 마만 떠왔는데 생각보다 더 광범위하게 벽지가 뜯겨 있어서...ㅠㅠ
추가로 한 마를 더 사왔습니다.
뒷 면에 5cm 두께의 양면 테잎을 붙이구요...


벽에다 붙여 주었습니다.
테두리가 미워서 최대한 심플하고...단순한 모형의 테두리 막대도 사다가 붙였습니다.
화려하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테두리도 많이 있긴 했지만...
비싸기도 하고...어린이집도 아닌데...너무 현란하게 붙이는 것보다 깔끔한게 좋을 것 같아...
가장 저렴하고 단순한 것으로 골랐습니다.
무엇보다...현란한 장식들...아들내미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아...
최대한 만질거리 없이 심플하게 하려구요.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도록...한글 모형과 숫자 모형도 준비해 주었습니다.
될 수 있는대로 심플하게 하고 싶었지만...너무 초록 바탕만 두면 허전할 듯 하여...
나무 모형도 사다 붙였습니다.
가격을 조금 더 주면...나뭇잎도 풍성하게 붙은 나무를 구입할 수 있었지만...
엄마표 나뭇잎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여...그냥 나무대만 있는 것으로 사다 붙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종이접기를 하면서 배운 나뭇잎 접기...
먼저 세모로 접고, 살짝 비스듬하게 옆으로 접어 폅니다.
양 날개를 적당히 접어 나뭇잎 모형을 만들어줍니다.


여러개 만들어 뒷면에 찍찍이를 붙여주었더니...
딸내미...신이나서 나무를 꾸미더라구요 ㅋㅋ


위에 꼬불꼬불 노란 테두리...사실은 아래쪽에 붙이려 했는데...
딸내미가 위에다 붙이는게 이쁠것 같다하여...위에다 붙였는데...
딸내미 말을 듣길 잘 한듯 합니다. ㅋㅋ


이렇게 엄마표 초대형 환경판이 만들어졌습니다.


부직포...한 마에...1900원 씩 주고 3마...샀구요...
초록색 테두리 막대는 1650원 씩 5개, 노란 막대는 1750원 주고 3개 샀습니다.
총 만 팔 천원인가??
보기 싫은 벽지 저렴하게 잘 해결한 것 맞지요? ㅋㅋ


작업하는 동안 아들내미가 방해를 할까 내내 업고 했습니다. ㅠㅠ
그렇게 하지 않으면 호기심 많은 아들...
붙이기 전에 다 뜯어 버릴걸요. ㅡㅡ;;;
허리가 좀 많이 아팠습니다. ㅠㅠ

암튼...내리자 마자...기다렸다는 듯 환경판 앞으로 달려갑니다.


뜯었다 붙였다...부직포 놀이 삼매경이 빠졌습니다. ㅋ


한참 놀다가...씻고..저녁먹고...또 부직포판 앞으로 달려갑니다.
누나가 열심히 만든 글자들 따라 다니면서...다 뜯어내면서 말이지요. ㅋ


오늘은 지치고 피곤해서 여기까지만 했습니다.
사실...글자와 숫자는 옵션이구요...
요즘 엄마가 시작한 종이접기 모형들 아이들과 함께 많이많이 만들어서 붙이고...
또 떼고...찢고 싶으면 찢고 하라고 하려구요.

실컷 뜯었다 붙였다 놀이를 하다보면...
다른쪽의 벽지를 뜯고 싶은 마음은...사라지지 않을까요??
어디 원없이 떼봐라...이거죠. ㅋㅋㅋ


남편의 반응은...'집이 완전 어린이집 되었네...이쁘다...' 라고 간단하게 말하더군요.
사실...남편도 뜯어진 벽지가 적잖은 스트레스가 아니었을까요? ㅋㅋ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재미난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실컷 할 수 있어서 좋고...
집은 집대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해결 할 수 있어서 좋고...
아이들과 함께 이런저런 모형과 글자들 만들고 붙여가면서...
엄마와의 사이가 더 돈독해져서...좋구요...
단돈 2만원도 들이지 않고 온 가족이 행복해졌네요.

전화위복?? 울 아들내미가 벽지 안 뜯었으면 이런 아이디어도 못 냈을텐데...
어쩔뻔 했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