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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아이들이 신바람 날수록 골병드는 아빠

춥다...한결군이 어리다...라는 핑계로 외출을 자제하다가...
드디어 가족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멀리는 못 가고 용인 한화리조트로 갔지요. ㅋ


체크인 하는 동안 로비를 오통 휘젓고 다니는 아들...
지체할 사이도 없어서 얼른 짐만 놓고 눈썰매장으로 나왔습니다.


한결군은 눈썰매장이 처음이구요...
하랑이는 두 번째 입니다.
아...아니다...지난번에 일성콘도 갔었구나...
아무튼...그 곳은 어른들의 도움 없이는 타기 힘들기도 하고
가속도가 붙다보니 많이들 무서워하여 제대로 즐길수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좀 달랐습니다.


어른들에게는 시시하지만...
5살배기 딸내미에게는 딱 알맞은 높이와 경사도의 유아 슬로프...
이 길을 딸은 거짓말 조금 보태어 수 십번을 오르내렸습니다.


내려오는 것은 찰라이건만...
올라가는 길은 왜 이리 먼지...
그래도 그 찰라의 즐거움을 위하여 기꺼이 감수하는 딸내미 입니다.


처음으로 혼자 썰매를 타 본 딸내미의 소감...
"엄마...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게 다 있었네요..."
니가 즐겁다니 엄마도 기분이 좋다. ㅋ
유달리 겁도 많아 눈썰매장에 가면 한 두 번 타고 안탄다고 징징거려 엄마가 속상했더랬는데...
크면 다 좋아하게 되나봐요.


나름 이렇게 눈이 가득한 세상을 처음 본 아들도 정말 신이 났습니다.
썰매도 좋지만 그냥 걷기만 하는 것도 마냥 즐거운가 봅니다. ^^


아빠와 함께 아니면 큰일 나는 줄 알더니...
이젠 아빠와 타지 않고 혼자 타겠다고 합니다.
물론...아빠에게는 없던 혹이 생기기도 했구요 ㅋㅋ


아빠가 뒤에서 쓱~~밀어 준 덕분일까요?
누가 빨리 내려가나 시합을 하면 항상 딸내미의 승리입니다.
한참 승부욕 가득할때라...
이 또한 딸내미가 눈썰매를 백배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입니다. ㅋ


하랑이는 한결이보다 더 컸던 두 돌 무렵에도 많이 무서워 했었는데...
남자 아이라 다른가요?
한결이는 마냥 좋다고 요즘 새롭게 배운..."또....또...또..."
한 마디를 또렷하게 외치며 좋아합니다. ㅋㅋ


준비 하시고....출발....!!!!


야심차게 출발 했건만...
아직 조종능력이 부족한 딸내미의 썰매가 자꾸만 썰매장 한복판에서 멈춥니다. ㅠㅠ
출발한지 얼마 안되었을때는 다시 끌고 올라가면 되지만...


올라가기도 애매하고...내려오기도 애매한 그런 위치에서는...
아빠표 수동모드로 변경해야 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아빠는 거의 일 년치 운동 오늘 하루에 다 하는 것 같습니다.
10kg 넘는 아들을 안고 슬로프 위쪽으로 올라 가야지요,
중간에서 멈추면 아이들 다 끌고 내려 와야하고...
딸내미 썰매도 끌어다 주어야 하고 말이지요.


또 썰매가 중간에서 멈췄습니다.
이번에는 끌고 내려가는 대신 작전을 바꿔서 손과 발로 노를 저어가며
딸내미 썰매까지 밀며 수동으로 내려갑니다.


"하랑아...힘들지 않니?? 그만 탈까??"
워낙에 저질 체력인 딸내미도 걱정이긴 했지만...
사실은 저 위쪽의 아들 안고 올라가는 아빠도 걱정이 됩니다.
"아니...나 괜찮은데...이렇게 재미있는거 처음 봐..."
마냥 좋다는데 또 말릴수도 없고 말이죠. ㅡㅡ;;


또 중간에서 멈춰버렸습니다.
썰매를 끌어주는 아빠와...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아이들...
보기만해도 행복한 모습 입니다.
물론...멀리서 사진이나 찍으며 말참견이나 하는 엄마의 눈에는 말이죠. ㅋ


비록 아빠는 밤에 약간의 팔 떨림과 몸살기운이 있기는 했지만...


그럴수록 아이들은 더욱 신이 납니다.


앞으로 이 아이들은 점점 체력이 왕성해 질텐데...
이런 아이들 더욱 신바람나게 해주려면
아빠 체력 좀 많이 키워야겠습니다.
아니...엄마도 체력은 필수겠지요.

어쩌면 올 겨울의 마지막 나들이가 될 수도 있겠네요.
왜냐하면...이제 곧 봄이 올 것이니깐요...
아무리 추위가 매서워도 결국 봄은 옵니다.
따뜻한 봄이 빨리 와서
그 온기로 온 세상을 사르르 녹여주길 말이죠. ^^
이렇게 설레이는 마음으로 4월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