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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영세 어린이집은 정상등원, 큰 어린이집만 경영난인가?

종이접기 지도사 자격증을 따게 되면서 간단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배웠던 교습소에서 약 4시간 정도 도와주기로 하였구요 한 달에 두 번은 학교 특별활동 수업도 나가기로 했습니다. 아이들과 생활한 경력이 많은덕에 빨리 기회가 왔네요.

아직 둘째가 많이 어려서 고민을 했지만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오후에 몇 시간만 하면 되니 그동안은 어린이집에 맡기자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아이 잘 돌보아 주기로 소문이 나서 작년 여름에 대기를 걸어 두었던 어린이집에서 자리도 났구요.


총 원생 20명, 교사 4명인 영세 가정 어린이집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


앞으로 둘째가 다니게 될 어린이집을 미리 가보았습니다. 민간 어린이집 파업 이틀째...지역에 따라서 부분 파업을 하는 곳들이 있다지만 저희 동네는 유난히도 칼 같이 파업에 동참하는 분위기 입니다. 때문에 엄마들의 원성이 자자하지요.

"원장님...여기는 파업은 안하나봐요..."
인상 좋으신 원장님은 그냥 웃으십니다."
"글쎄요...저희가 파업을 하면 누가 아이들 보나요?"
월요일 발행한 포스팅에도 잠시 언급했지만
저희 동네는 오히려 가정 어린이집은 파업에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파업하는 어린이집들 보다 우리가 더 어렵긴 어려울거에요.
인건비도 그렇고 운영비도 그렇고...그래도...
저희 원은 직장 다니거나 집에 계셔도 재택 하시는 엄마들이

많아서 평일에 이유없이 쉬면 큰 일나는거죠.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이 아파트 단지의 가정 어린이집은 총 8곳 입니다.
모두 총 정원이라 해보았자 20명 입니다.
반 별로 정원은 영아 반 3명~ 4세반 7명 까지...오붓합니다.
아이들 20명에 선생님은 총 4분이 계십니다.
그리고 원장님까지 선생님들 5분이 아이들을 케어하시죠.

작년 딸아이의 4세 반은 10명 이었습니다.
정원으로 정해진 것은 9명이라 하던데...어쨌든 10명 이었습니다.
이제 5세 반으로 올라가면서 거의 18명으로 늘던데...
딸내미 한 반의 인원과 둘째가 다니게 될 어린이집 전체 인원이 맞먹네요.
그런데 딸은 어린이집에 가지 않습니다.
운영이 어려워서요...선생님들 인건비 주기도 어려울 만큼...


원장님은 말씀 하십니다.
 
"일주일에 한 번 영어 선생님, 체육 선생님, 뮤직가튼 선생님이 오셔요. 다른 수행성 경비나 특강비 따로 없구요 그외에도 추가로 걷는 비용은 일체 없습니다. 한 달에 10만원씩 추가 비용이 올해 부터 생겼어요. 저희 선생님들이 대부분 처음 오픈 할 때부터 함께 계셔서... 아무래도 영세해도 함께 오래 계시면 해마다 급여를 올려 드려야 하잖아요. 부담이 되어도 아이들에게는 함께 하시던 선생님과 계속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강 선생님들도 따로 오시는데 당연히 있으리라 생각했던 추가비용, 수행성 경비도 없고 생각보다 적다 생각했는데 그것도 미안해서 구구절절 설명을 많이 하십니다.

비용이 오르면 쪽지하나 덜렁 보내어 통지하는 어린이집들과 어찌나 비교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운영이 어렵다 파업하더니...고급 외제차 끌고 나오신 원장님의 모순


날씨가 따뜻하여 놀이터에 나갔습니다. 사실은 따뜻 까지는 아니어도 춥지 않아서 나갔습니다. 아이들의 옷을 꽁꽁 여미고...요즘 급격히 운동 능력이 활발해지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아들의 에너지를 소모시키기 위하여 나갔습니다.

최근 일을 시작한 이웃맘이 나왔습니다. 딸내미를 데릴러 나왔습니다. 월요일 포스팅에 잠시 언급을 했던 제가 보아주기로 한 그 아이입니다. 어린이집 정규 프로그램은 하지 않지만 당직 교사가 있어  맞벌이 부부의 아이를 봐주기는 하겠다는 어린이집의 특별(?) 배려에 맞추어  그렇게 5살 딸내미를 어린이집에 보냈답니다. 프로그램이 있든없든... 아무리 친하다 하여도 남의 신세를 지는 것 보다는 파업 했을망정 어린이집이 편했던 것이겠지요.

그렇게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저희 아이들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리는데 평소 오는 시간보다 15분 가량이 지났건만...어린이집 차량은 오질 않았습니다. 어린이집에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아 원장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차량 운행을 하지 않아 직접 데리고 오신다 했답니다. 거의 다 왔답니다.

잠시 후...아우디 사의 A6가 들어 오더군요. 밝은 표정의 원장님이 내리셔서 "어머니 많이 기다리셨죠??"

"요즘 원장님들 엄마들 앞에서는 좋은차 일부러 안끌고 다닌다는데 저 원장님은 이런 시국에 왠 배짱이니...눈치가 없는거니... 자기 돈 있어서 타고 다니는 건 말 안하겠는데 어렵다는 사람이 이게 왠 모순이니..."

블로거 3년차가 되다 보니...작은 일도 그냥 넘기지 않기에 자꾸 눈에 띄는 걸까요. 아님 공교롭게도 우연히...이런 극과극의 일을 경험하게 되는 걸까요.

이 포스팅을 마치고 저는 아들내미를 어린이집에 적응 시키러 1시간 가량 어제 갔던 어린이집에 가려 합니다. 누나가 어린이집에 못 갔다 하니 엄마도 함께 계실 것이니 그냥 데려와서 놀다 가라 합니다. 적응기간에는 어린이집에 안전하고 보호 받을 수 있는 곳이라 느끼는 것이 가장 우선이기에 엄마가 함께 있어주면서 적응하는 기간이 정말 중요하다 합니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면서 가장 힘든 사람은 엄마나 선생님이 아닌 아이 자신이니... 아이에게 가장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라 합니다.

다시한 번 강조하지만...이 어린이집은 3년동안 선생님도 바뀌지 않고 아이들 케어 잘 한다고 소문이나서 저도 7개월 전에 대기를 해두었던 곳입니다. 그리고 제가 다니지 않겠다면 당장에라도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는 대기자들이 뒤에 줄줄이 있는 작지만 내실 있는 곳입니다. 결코 원생이 부족하여 원아 모집 하기 위해서 엄마의 뜻을 다 받아주는 그런 곳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렇게 100명 이상 규모의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딸내미까지 데리고 파업에 동참 할 수 없다는 20명 규모의 가정 어린이집으로 나들이 가게 생겼습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