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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무조건 감기라던 소아과, 충격적 이비인후과 진단


19개월 아들이 내내 콧물에 시달립니다.
약 3주전 부터는 누런색으로 바뀌었습니다.
내내 단골 소아과에 다녔습니다.
방법이 없고 약을 먹여서 말리는 수밖에 없다 합니다.
병명은 흔한 감기라 합니다.

콧물을 말리려면 항생제가 들어가야 한다 합니다.
처방해주는 대로 먹였습니다.
잘 안 듣습니다.
여전히 콧물은 심하게 흐릅니다.

약을 바꿔 보신다 합니다.
또 다른 항생제를 처방 받았습니다.
그 약도 안 듣습니다.

또 바꾸신답니다.
이번에는 약간의 차도가 있는 듯 합니다.
이걸로 계속 쓰자 합니다.
하루 이틀에 나을 것 아니니 이주간 꾸준히 약 받아다 먹이라고 합니다.

매일 하루 세 번...
12cc의 항생제가 포함된 약을 2주 동안 먹였습니다.
원래 왠만한 콧물 감기는 병원에 안가도 치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주의라
병원에 안다니고 버텼는데 가래가 끓고 콧물도 심해지기에
아이 고생시키지 말고 이참에 뿌리를 뽑자 싶어....
많다 싶었던 양의 약을 한참동안 먹이며 버텼습니다.
약을 먹다말다 하면 내성만 생기니 먹일때 확실히 먹여야 한다 하시기에
한끼도 안 빼고 꼬박꼬박 먹였습니다.

그렇게 2주가 지났지만 콧물은 여전합니다.
처음 아들의 체질에 맞는 약을 찾는다던 1주까지 포함하면 총 3주동안 독한 항생제가
들어있는 약을 내내 먹였던 것이죠.

도무지 콧물이 줄어들지를 않더군요.
남편은 아이의 콧물이 너무 오래 가는 것 같다...
혹시 감기가 아닌것 아니냐며 다른 병원에 가보는게 좋을 것 같다 합니다.

그래서 이비인후과를 찾았습니다.
청진을 하시고 목을 보시고...내시경으로 코를 보시던 선생님...
"음...이건 감기가 아니고 축농증이네요...봐봐요...여기가 부어있고...이렇게 고여있죠?
잘 왔어요. 아직 많이 늦지는 않았으니 수술 안하고 약물로 치료 할 수 있는 단계에요."
귀를 보시던 선생님...
"중이염 증상도 약간 있네요..."
"그런데요 소아과에서는 한결이 귀가 선천적으로 약간 부어있는 상태라고...
내내 항생제도 먹이고 치료 했었는데요."

선생님은 웃으십니다.
"에이...그런건 말도 안되죠.
그런 경우는 없죠..."

그동안 저는 뭘 한 걸까요?
감기라는 말만 믿고 뿌리 뽑아야 한다는 말만 믿고...
올해 감기가 유난히도 만성이라는 말만 믿고 내내 독한 감기약 먹였습니다.
맞는 약 찾는다고 종류별로 항생제를 투약 했습니다.


큰 아이를 키웠지만 워낙에 감기도 잘 안 걸리던 건강 체질이라
작년 가을부터 늘 콧물을 달고 사는 둘째가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몰라만 했습니다.

공연히 화살은 소아과 선생님께 돌아갑니다.
아니...아이가 아무리 약을 먹여도 효과가 없으면 다른 부분도 꼼꼼하게 보아주셔야지...
항상 목 대강 보고 청진 대강 하고 코 빼고...
콧물의 양이 늘었네 줄었네...라는 말씀만 하셨습니다.
예전에도 가벼운 감기라고 하여 지어준 약 먹고 지내다가
이비인후과에 가서 중이염을 방치했다는 진단을 받고 몹시 화내고 흥분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병원으로 옮긴 것이었거든요.

이비인후과...다 좋은데 소아 전용이 아니다보니 약이 독하여 그 약만 먹으면
아이가 맥을 못 추는것이 안쓰러워...
심하지 않으면 왠만하면...아이들 전문으로 보는 소아과를 다녔던 것인데...

벌써 두 번째 입니다.
30분 기다려 1분 대충 보고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 보고 대충 진단 내리고...
병원을 옮겨도 똑같습니다.

그렇다고 감기 증상 정도로 큰 병원을 찾아 다닐수도 없는 것이고...
선생님 말씀 한마디를 전적으로 듣고 좋다는 방법을 따라 할 수 밖에 없고
지어준 약을 먹이는 수밖에 없잖아요.

3주동안 감기가 아님에도 감기에 처방되는 항생제만 잔뜩 먹였던 것이 너무 화가 납니다.

오늘은 친구의 딸내미 안과 진료를 받는데 함께 가달라 하여 다녀왔습니다.
친구가 걱정한 병명은 일명...사시...
눈동자가 한 군데 몰리거나 의지와 상관없이 돌아다니는 그 사시 말입니다.
감기로 병원에 갔는데 사시끼가 있다고 꼭 큰 병원 가보시라 했답니다.
그 진단을 받은 날 친구는 펑펑 울었습니다.
여자 아이인데...이제 겨우 두 돌이 지난 어린 아이인데...
한 달전에 전문의에게 예약을 해놓았고 그 날이 오늘 이었습니다.
"괜찮을 거야...내 보기엔 눈 이쁘기만 하구만...만약 증상이 있더라도 아주 미세할 거고...
개인적으로 절대 사시로 안보이는데 그 선생님은 왜 그러셨을까..."

정밀 검사를 마치고 전문의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나오는 친구의 표정은 밝았습니다.
사시는 물론 아니고 시력도 좋고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구요.


의사는 없는 병을 만들어 내는 직업도 아니고  있는 병을 방치하는 직업은 더더욱 아닌데.

미리 예약을 하고 가도 항상 30분 이상을 대기 하였다 들어갈 정도로 환자가 많은 그 소아과...
결론은 전 아들의 병을 방치 하였고 친구는 없는 병때문에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고민이 됩니다.
소아과에서 괜찮다고 하면 다행이다 여기고 안심을 해서는 안되는 것인가...
꼭 전문 병원만 찾고 검사를 받아야 하나...
약을 오래 써도 효과가 없으면 다른병을 의심하고 찾아주는 것이 의사일진데...
의사 선생님의 말만 믿고 낫길 기다리다...병을 키운 것이 벌써 두 번째가 되니...
소아과에 대한 불신감만 커져 갑니다.
아이가 아프면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