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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5살 아이도 심각해지게 만드는 월요병

지난 수요일부터 딸내미는 어린이집에 가지 못했습니다.

외할머니의 생신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시골에 간 덕분이었죠.

일 년에 네 번...혹은 다섯 번 정도만 시골에 가기에 한 번 갈때 조금 오래 있다가 오는 편입니다.

물론 그럴때는 어린이집도 과감하게 빠집니다. ㅡㅡ;;

언제나 그렇듯이 시골에서의 하루하루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갑니다.

그리고 어느새...일요일...오늘 오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외할머니, 할아버지와 작별인사를 하고 차에 올랐습니다.

할아버지를 유달리 따르는 아들내미는 울고불고 난리 입니다.

"빠빠빠빠...." 할아버지를 애타게 부르면서 말이죠.

 

딸내미의 표정도 왠지 시무룩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이별이 그녀에게도 아쉬움을 주는 것일까요?

그리고 갑자기 한숨을 푹~~ 쉽니다.

"하랑아...왜?? 시골에는 다음에 또 오면 되지...섭섭해??"

딸은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왜?? 섭섭해서 그러는거 아니야? 뭐 기분이 안 좋아?"

다시 한 번 한숨을 쉬던 딸내미는 말합니다.

"아니...섭섭하기도 한데...그것보다...내일부터는 나 또 어린이집에 가야하는 거지?"

"응?? 그렇지...가야지...지난주에는 아파서 빠지고 이번주에는 시골가느라 빠지고...

너무 많이 빠진다고 선생님이 다음주부터는 잘 나오라셨잖아..."

"알아...알아..."

"친구들도 하랑이 지난주에 안와서 보고 싶다 했다며..."

"응...친구들이랑 노는 것도 좋은데 집에 있는게 더 좋아..."

그리고 또 딸은 한숨을 깊게 쉬며 평소 엄마가 하던 말을 그대로 옮겨 말합니다.

"내일부터는 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매일매일 어린이집 가는 거잖아...휴...

그래도 다녀야 되는거니깐 기분 좋게 가야지 뭐..."

말은 이리 하지만...2주간 아파서 빠지고, 시골 가느라 빠지고...

듬성듬성 보내며 아침이면 늘어지게 자고 놀고 싶으면 놀고

먹고 싶으면 먹고...

자유롭게 보냈더니 막상 일상으로 돌아가려니 그게 또 그리 귀찮고 싫은가 봅니다.

내내 한숨을 쉬는 것을 보면 말이죠.

 

"괜찮아요. 아빠도 맨날 회사 가잖아요. 하랑이랑 놀고 싶은것도 참고...힘들어도 참고...

원래 다 그렇게 다니는거에요. 다녀야하니깐 다니는거에요..."

혼자 중얼거리다 또 엄마에게 묻습니다.

"엄마....그럼 몇 밤자면 일요일 되요? 일요일은 어린이집 안가는거죠?"

엄마는 공연스레 미안해지며 또 마음이 흔들립니다.

시골에서 매일 새벽에 일어나 낮잠도 안자고 뛰어노느라 피곤할텐데...

저렇게 심난해 하는데 그냥 쉬게 할까...

또 고민이 됩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설렁설렁 빠지고 싶을때 빠지고 가고 싶을때 가면 되는...

그렇게 어린이집을 비롯한 기관들의 인식이 그렇게 인식이 될까...또 그것도 우려가 됩니다.

 

월요병은 스트레스 많은 어른들만...매일 출근하는 직장인들만 걸리는 병인줄 알았는데...말입니다.

5살 딸내미도 월요병 비스무리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나 봅니다.

월요일이 되기도 전인 일요일 저녁부터

다음 일요일을 손꼽아 기다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