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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평화로운 딸기밭, 사고치는 아빠와 먹보공주 딸

 

저희 친정은 봄이면 바빠집니다.

원래 농사라는 일이 봄이면 바빠지긴 하지만...

저희 친정은 유난히도 바빠집니다.

바로...딸기 수확철이기 때문이죠.

 

 

덕분에 오랜만에 손주들이 시골에 놀러와도

할머니, 할아버지는 일손을 쉽사리 놓으실 수가 없습니다.

 

 

딸기가 워낙에 연약하여 조금만 세게 쥐어도

조금만 흔들려도, 조금만 많이 익고 열에 노출 되어도

금방 물러지고 손자국이 납니다.

 

 

조심조심...이 귀하신 분들...

불면 날아갈까 쥐면 터질까...할머니, 할아버지의 손길은 바쁘십니다.

 

 

곧 꽃보다 더 예쁜 열매를 맺을 것이기에...

하얗고 청초한 꽃이 더 귀엽고 예뻐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꽃들 사이로 벌들은 바쁘게 날아 다닙니다.

그렇게 열심히 이 아이들이 날아다닌 덕분에 열매들이 더욱더 많이 맺을 수 있겠죠. ㅋ

 

 

그런 평화로운 딸기밭에 하랑아빠도 손을 걷어붙이고 나왔습니다.

장모님은 그런 사위에게 특별히 시범을 보여 주시는데...

잘 배웠을까요?

 

 

어쨌든 사위는 장모님께 배운대로 딸기를 따기 시작합니다.

 

 

아들을 업고 있다는것이 벼슬이라...ㅋㅋ

옆에서 카메라 들고 내내 잔소리만 하는 얄미운 하랑맘...

"딸기는 살살 따야되.. 최대한 손 안대고...그거 하나하나 다 손자국 난다..."

"알아...알아..."

 

 

"딸기 크기별로 잘 구별해 놓아야되..."

"아니...아니...제일 큰 것만 따로 모으고...나머지는 다같이..."

사실 부모님이 딸기 농사를 10년 넘게 지으셨건만...

뺀질이 둘째딸인 저는 직접 딸기를 따본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저 이론만...

실제로 따라하면 하랑이 아빠보다 못 딸것이지만...

입만은 세상에 이런 전문가가 없지요 ^^;;

 

 

그런 딸기밭에 백수 포스를 풍기는 한 꼬맹이가 들어옵니다.

할아버지와 닭보러 간 사이에 엄마, 아빠가 보이지 않자 찾으러 나섰나 봅니다.

주머니에 손을 꽂고...어슬렁...어슬렁...

 

 

그리고 들어오자 마자 잔소리 작렬입니다.

"아빠...저기 있는 딸기...고거고 빨갛다...

아니아니..아빠 발 밑에..."

여기저기 가르키며 엄마를 능가하는 잔소리를 해대기 시작합니다. ㅋ

 

 

아빠 딸기 따는것 참견하다 목이 탔나요?

아빠가 따주신 커다란 딸기를 먹으며 목을 축입니다.

 

 

맛이 있었나 또 하나를 베어뭅니다.

인상까지 벅벅 쓰며...먹기에 열중을 합니다.

 

 

그리고 기분이 좋아져서 다시 참견을 하러 다니기 시작합니다.

인상을 벅벅 쓰던 처음과는 달리 딸기를 먹고 난 후에는

한결 표정이 부드러워 졌습니다.

 

 

그리고 목마르면 또 딸기를 따먹고 말이죠.

 

 

그 사이 아빠의 딸기 바구니는 제법 가득 찼습니다.

 

아빠가 커다란 딸기를 들고 자랑을 합니다.

"이것봐...나 꼭지 안 빠뜨리고 잘 땄어..."

 

 

제 손의 반을 가릴만큼 큰 딸기 입니다.

워낙에 크고 잘 익어서 조금만 실수를 해도 꼭지가 빠지곤 합니다.

밭에서 따서 바로 먹으면 정말 맛나는데...

포스팅을 하다보니 저도 또 딸기가 먹고싶어 지네요 ^^

 

 

그리고 딸은 내내 딸기를 먹고 먹고 또 먹습니다.

딸의 먹거리가 많아지는 이유는 아빠가 딸기를 잘못따서 입니다.

 

 

 

꼭지가 빠지면 아무리 크고 싱싱해도 상품 가치가 없는데

아빠는 자꾸만 꼭지를 빠뜨립니다.

그리고 그 꼭지 빠뜨린 딸기로 딸에게 인심을 씁니다.

덕분에 하랑양만 신났습니다.

 

 

"하랑아...너무 많이 먹는거 아냐? 딸기밭에 딸기 다 없어지겠네...."

엄마의 말에 딸은 쑥쓰러운 듯 피식 웃으며 입가를 닦습니다.

 

 

그리고 얼토당토 않는 애교 표정을 짓습니다.

차라리 딸기를 먹는게 낫지...꿈에 볼까 무서운데요. ㅋㅋ

그래도 엄마는 이런 딸의 애교가 좋기만 합니다. ㅋ

 

 

벌들이 윙~윙~~

딸기는 불긋불긋...평화로운 딸기밭에...

 

 

나타난 사위와 손녀...

 

 

마음은 딸기 수십 박스를 따겠건만...실상은

특상품을 상품 가치 없는 꼭지빠진 딸기를 만드는 하랑아빠와...

 

 

그런 아빠의 실수만을 기다리고 있는

먹보 공주 하랑양이 나타나...

딸기밭의 평화를 깨고 있습니다.

 

 그래도 마냥 좋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친정도 좋고...

남편과 딸이 아무리 축내도 티 안나는 주렁주렁 열린 딸기가 좋습니다.

오래오래...이리 결실이 맺혀있음 좋겠습니다.

부모님들 고생하신 보람있게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