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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돌잔치 안해준 아들에게 많이 미안했던 날

한결군이 조금 크면서 엄마와 껌딱지 기질이 사라졌습니다.

물론 엄마가 눈에 띄면 어리광쟁이로 변하지만 이젠 엄마 없이 아빠, 누나랑도 잘 놉니다.

덕분에 엄마는 주말에 엄마의 시간을 종종 갖고는 합니다.

그 엄마의 시간이 꼭 노는 건 아니라도

공방도 가고...돌상 이벤트를 하는 이모도 도와드리구요...

 

 

 

요즘은 짭짤한 부수입도 생기고 하니

겸사겸사 토요일 오후에는 종종 이모를 따라 돌상을 차리러 간답니다. ㅋㅋ

이해하실지는 모르지만...주말에 집에서 가족끼리 보내는 것도 좋지만...

일을 할 망정 홀가분하게 혼자 집을 나서는 기분도...꽤나 좋습니다. ㅋ

 

 

매번 차리는 돌상이지만...아이 엄마, 아빠의 성향에 따라...

어쩌면 그리도 분위기가 달라지는지...

 

 

울 한결군은 장소도 빌리지 않고 엄마표 돌상을 차려내었는데...

 

 

화려한 돌복도 마련해주지 않고...

성장앨범도 안찍어주고...

 

 

문득문득 미안해지곤 합니다.

 

 

오늘 돌을 맞이한 은빈이 같은 아이를 보면 더욱더 둘째에게 미안해집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가득한 성장 앨범과 상이 부족할만큼 많은 액자들...

 

 

이리 이쁜 모습은 딱 이때만 남길 수 있었는데...

자연스러운 모습들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남들 다 하는데는 이유가 있을텐데...나만 X고집을 피운것이었나...

싶은 마음도 듭니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 이리 이쁜 곳에서 이쁜 옷 입고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아보겠어요.

 

 

 

돌복도 엄마표로 직접 만드셨더라구요.

몇 날 몇 일 밤 새셨다고...

언젠가 안키님의 블로그에서 엄마표 돌복 만드시는 것 보았는데...

부러워만 하고 전 손도 안댔었는데...

평생 간직할만한 기념으로 만들어 볼 걸 싶기도 합니다.

물론...아들은 5개월 후면 두돌이고...다시는 돌이 돌아오지 않을터니니...

엄마표 돌복을 만드는 일은 앞으로도 없겠지요.

 

 

아...정말 사랑스러운 판넬...

이것도 은빈맘님의 솜씨였습니다.

 

 

성장 앨범도 안찍었으면 이런 판낼이라도 정성스레 만들어줄 걸...

작은 수고로움 조차 없이 지나갔던 둘째의 돌잔치가 또 생각나 미안해집니다.

 

 

이건 은빈아빠께서 밤새 포장하신 답례품입니다.

보통은 업체에서 주문하고 포장까지 다 해서 배달해주는데

아빠가 직접 선물을 담아 포장을 하셨답니다.

포장이 참 사랑스럽죠?

이 안에는 일일이 손으로 쓰신 메모까지 들어있습니다.

 

 

오늘을 위해서 은빈이 엄마와 아빠는 몇 날을 준비하시며 기다리셨겠지요.

 

 

 

덕분에 제가 차린 돌상보다 여기 답례품 자리가 더 빛이 나는듯 느껴지는 듯 합니다.

엄마, 아빠의 사랑이 가득 느껴지니깐요...

 

 

돌잔치를 따로 하지 않고 집에서 엄마표로 차렸던 것을 딱히 후회하는 것도 아니지만...

가끔...이렇게 부모님의 정성이 가득한 돌잔치를 볼때면...많이 미안하기는 합니다.

후회와 미안은 분명 다른 개념 맞지요? ㅋ

 

나중에 커서....왜 누나만 돌잔치 하고 난 집에서 했어? 라고 따지면 어쩌죠?

다른 아이들...남들의 돌상은 다 차려주고 다니면서 왜 난 돌잔치 안해줬어?

누나는 드레스 입고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 있는데 난 왜 없어? 하면요?

 

하랑양 어릴때부터 틈틈히 돌상 이벤트를 차쳤다 보니...

모르긴 몰라도 백 번은 넘게 차렸던 것 같습니다.

간만에 엄마, 아빠의 정성이 가득한 돌상을 보니 왠지 따로 돌잔치를 하지 않은

둘째가 생각이 나서 이런저런 감상에 빠지게 되네요. ㅡㅡ;;

 

아무튼 오늘의 주인공인 은빈이의 앞날에 저 촛불처럼 밝고 따뜻한 세상이 펼쳐지길 바라구요...

더불어...울 아들에게는 화려하고 정성스런 돌잔치를 치뤄주지 않았더라도...

엄마의 사랑이 부족해서는 절대 아니라고....말해주고 싶습니다. ㅋ

엄마, 아빠 나름의 배려였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