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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저주받은 하체 엄마 좌절하게 만든 딸의 한마디

아이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던 하랑맘...

문득 바깥 창문에 비친 다리가 너무 굵어 보입니다.

 

"아휴...엄마는 다리가 왜 이렇게 굵냐..."

 

"엄마..굵은게 뭐야?"

 

"응...그냥 뚱뚱하다고..엄마 다리가..."

 

5살 딸내미...물끄러미 어두운 창밖에 비친 엄마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왜..엄마..요즘 살 많이 빠졌다면서..."

 

"아니야...그래도 다리 살은 안빠져...어쩔 수 없나봐..."

 

잠시 엄마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딸내미...

 

"엄마...다리가 왜 뚱뚱해...하나도 안 뚱뚱해....

엄마는 배가 뚱뚱한거지..."

켁....OTL

 

 

 

물론 딸내미의 의도는 엄마의 다리는 뚱뚱하지 않다라는 위로를 하겠다는 것이겠죠.

그럼 그것으로 끝내야지...왜 단서가 붙냐구요...

덕분에 엄마는 다리 + 배에 대한 고민이 생기는 순간입니다.

고민이 반으로 줄은 것이 아니라 배로 늘어난 것이죠.

 

"그래...엄마는 배도 뚱뚱하고 다리도 뚱뚱하다..."

왜 이러는 걸까요?

왜 저는 5살 딸내미의 진심 어린 위로에

이렇게 밖에 반응을 못하는 걸까요 ㅠㅠ

딸은 곤란한 표정을 짓습니다.

 

"왜 그래...엄마...엄마 배도 많이 날씬해졌잖아.

한결이 처음 나왔을때...그때는 진짜 뚱뚱했어..."

 

"알았어...알았다고..."

 

"엄마...다이어트 하면되지...그럼 아빠처럼 날씬해 질꺼야..."

 

 

딸내미의 위로가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눈치없이 솔직한 딸의 표현들은 엄마의 마음에 비수가 되어 꽂힙니다.

도대체...왜 저는 다른 쭉쭉빵빵한 모델도 아닌 아빠가 비교 대상이 되어야 하며

아빠처럼 되는 것이 이상적인 것일까요.

저는 왜 곤란해 하는 5살 딸내미의 말꼬리를 붙잡고

말같지도 않은 말싸움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딸내미의 곰세마리는 원래의 곰 세마리와는 다릅니다.

"아빠곰은 날씬해...엄마 곰은 뚱뚱해..."

언젠가 이리 부르다가 엄마에게 들켜 몹시 맘 상해하는 엄마를 달래주기 위해

"아빠 곰은 날씬해...엄마 곰도...날씬해..."

솔직히 처음 노래보다 이 노래 가사가 더 기분 나쁜건 왜일까요...ㅠㅠ

 

암튼 엄마...저주받은 하체...

동생을 임신한 이후로...낳은지 19개월이 된 지금까지

쭉~~빵빵한 뱃살도 빼고...

그래서 딸내미가 진심으로 엄마, 아빠 다 날씬하다고...

곤란해 하지 않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도록...노력하고 또 노력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