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동생 과자를 빼앗아 먹고싶은 누나의 꼼수

지난주 내내 아이들은 장염에 시달렸습니다.
처음에는 한결이가 걸렸고 다음에는 누나에게 옮겼습니다.
아픔도 아픔이지만 먹고싶은 것 마음대로 먹질 못하는 고통이가장 컸습니다.
특히나 저희 아이들처럼 유난히 식탐이 강한 아이들에게 배고픔이란 참을 수 없는 슬픔이었겠지요.
먹을것만 보면 "아두,아두!!" 를 (나두나두)  외치며 서럽게 울던 한결군...

 

 

<먹보 한결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괴로운건?? 먹을 수 없다는 것... ㅋ>

 

아프니 유달리 먹고싶은 것도 많아지던 하랑양....!!!

 

애미로써 자식 먹고 싶다는거 아낌없이 다 주고 싶건만...

먹으면 회복이 더디다기에 내내 애만 태우고 있었습니다.

장염은 시간이 약이긴 하더군요.

물론 아이의 건강 상태에 따라 조금 더 시간이 걸리고 증세가 조금 약하고...이런 차이는 있지만 말이죠.

무튼 꽤 고생을 한 한결군에 비하여 하랑양은 이틀만에 털고 일어났으니깐요.

 

아직은 먹거리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아이들이 좋아라 하는 과자를 주었습니다.

"엄마...이게 뭐에요?" "엄마...이게 왜 있어요??"

과자 봉투를 보고...내내 질문을 하던 하랑이의 집념에 엄마가 진 것이죠.

아니...그냥 속시원하게 달라고 하면 되지...왜...이러는걸까요?

진짜 과자인걸 모르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ㅋㅋㅋ

 

많이 주기는 좀 그렇고...

작은 그릇에 똑같이 나누어 담아 주었습니다.

물론...평소 먹는 양의 반 정도만 주었죠...

가뜩이나 식탐이 늘어난 아이들...간의 기별도 안갔겠죠.

 

그렇게 누나 하랑양의 그릇이 먼저 비었습니다.

"아...맛있다...엄마...또 남았어요? 지금 먹으면 안되겠죠???"

분명히 나누어 주기전에...배 아프면 안되니 조금씩만 먹기로 약속 했으면서 또 딴소리를 하며

자꾸 질문을 합니다.

못 들은척...설겆이를 하는데....

"으앙~~~" 우는 한결군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하랑아...너 자꾸 동생꺼 빼앗아 먹지마...더 먹으면 배 아플까봐 더 안주는거야..."

"알아...알아...나도 알아....장염이라..."

저노무 알아 소리는...입에 달고 삽니다.

그렇게 잘 아는데 왜 그렇게 말은 안듣는지...ㅡㅡ;;

 

잠시 후...또 '으앙~~" 소리가 들립니다.

"장하랑...그만 먹으라고 했는데....동생것도 조금밖에 없어..."

"알아...알아...내가 빼앗아 먹는게 아니고 한결이가 흘린거...

주워먹는거야...한결이가 주워 먹을까봐...엄마가 그랬잖아...

한결이 집에서도 주워 먹는거 버릇들면 밖에 나가서도 주워 먹는 버릇 생긴다고...

아직 애기라서...그래서 내가 한결이 주워 먹기 전에 치우는 거야..."

길게 설명을 하면서 바닥에 떨어진 과자를 주워 먹습니다.

"이봐봐...난 이제 밖에 떨어진 것 주워 먹으면 안되는 거 아니깐...집에서만 주워 먹는거야..."

"그래...알았어...아무튼 많이 먹으면 배아프다..."

 

잠시 후..."으~앙~~" 소리가 또 들립니다.

아무말 없이 눈만 들어서 보았습니다.

그러다 똑똑히 보았습니다.

5살 하랑양은 3살 동생이 들고 있는 그릇을 아래에서 툭툭~~치고 있었습니다.

그릇에서 튕겨진 과자가 바닥으로 뚝~~떨어집니다.

"먹지마...먹지마..떨어진 것 먹으면 안되는거야...지지...!!!"

그러면서 하랑양이 얼른 주워 먹습니다.

 

"하랑아....그건 한결이가 떨어뜨린게 아니고 니가 떨어지게 만드는 거잖아...

한결이 것도 별로 없는데 자꾸 빼앗아 먹지 말고.."

"어쨌든 떨어진 거잖아요. 떨어진거 먹으면 안되는 거잖아요."

"너도...한결이도 떨어진거 먹으면 안되는 건 똑같은 거야...

그러니깐 안 떨어지게 조심해서 먹고...

그렇게 더 먹고 싶으면 엄마가 조금 더 줄게...동생꺼 그만 빼앗아 먹어..."

그제야 딸내미의 얼굴은 환해졌습니다.

 

 

<사이좋게 노는 것 처럼 보이지만...나름 자동차를 둘러싼 신경전...ㅠㅠ>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저러나 싶어...

아프더라도 차라리 먹고 싶은거나 먹게 해주자 싶어 더 주었습니다.

먹고 죽은 귀신은 땟깔도 좋다잖아요 ㅋㅋㅋ

다행하게도 더 아프지도 않았구요...

아무튼 요즘 5살은 왜 이리 영악한가요.

행동도, 상황을 만드는 것도...말도....

정말로 앞날이 걱정이네요.

엄마가 져주는 것이 아닌 진짜 질 날이 멀지 않은 듯 싶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