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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가장 소박하고 조용했지만 행복했던 아빠의 생일

 6월 10일...

남편의 생일이었습니다.

결혼 후 5번째 맞는 남편의 생일.

 

해마다 생일 파티를 했습니다.

결혼 첫 해에는 열 명도 넘는 친구들이 왔었고...

그 다음해에도 그 정도 왔었던 것 같네요.

 

그 다음해는 친한 친구 대여섯명...

작년에는 친구 서너명...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어느새 친구보다는 가족이 먼저가 되더군요.

 

섭섭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도 그렇기에 굳이 초대를 하려 노력하진 않았거든요.

 

손님들을 초대하지 않으니 생일상도 거하게 차려지질 않더군요.

 

 

다만...평생 처음으로 감자탕에 도전을 해보았을뿐...

항상 아이들때문에 매콤한 음식은 패스였는데...

생일이니 만큼 뭔가 특별하면서

하랑이 아빠가 좋아할만한 요리를 하고 싶었지요. 

 

 

갈비찜에 잡채에 각종 샐러드와 전유어들로 차려졌던...

기존의 생일상에 비해...

 

진짜 평소 먹는 반찬에 동그랑땡만 하나 부쳐 올렸습니다.

 

 

열심히 검색하고 아침부터 친정 엄마께 부지런히 전화해가며

물어보고...어설프나마 감자탕 흉내는 내어보았는데...

맛은 영 얕은 것이...

그래도...하랑이아빠는 맛나게 먹어 주었습니다 ^^

 

 

친구에게 선물 받아 모셔두었던...

메종 데 부제...플로럴 향의 초 패키지.

 

 

 

귀하신 몸값 덕분에 평소에는 차마 켜보질 못하고

꼭 중요한 날...불을 밝혀야 할 듯 하여...날만 잡자...싶었는데...

 

 

이런 날...켜주면 분위기 딱이겠죠?

원래 식사를 할 때 켜려고 했는데...

 

또 이 놈의 선입견...

뭔가 썰거나...와인과 어울릴 듯 하여...

차마 감자탕 옆에다 켜질 못했습니다. ㅡㅡ;;

 

 

으...향긋한 플로랄향....!!!

불을 켜기도 전부터 온 집안 가득 향이 퍼지네요 ^^

이래서...향초 치고도 가격의 압박이 있더라도

부자집 마나님들의 지갑을 쉽게 열 수 있나 봅니다.

 

 

조촐하게 케잌에 불을 붙이고...

아이들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릅니다.

 

 

재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한결군...

아빠의 생일 축하보다는 빨리 초를 끄고 싶은 마음뿐 입니다.

보이십니까???

심하게 모은 입??

열심히 후~~후~~ 불고 있습니다. ㅋㅋ

 

 

물론...열심히 불어 보고는 있지만...

저 거리...저 입김으로는 불꽃이 흔들리지도 않습니다. ㅡㅡ;;

 

 

결혼 5년 만에...처음으로 친구들이 없는 생일을 맞이 했습니다.

식탁도 가장 조촐했고 가장 조용했고 가장 차분했습니다.

하지만...지금까지 맞이했던 생일중에 가장 행복했고 가족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아이들도 즐거워 하고...저희 부부도 많이 웃고요.

 

제가 줄 수 있는 선물은 소박한 생일상 뿐이지만...

맛이 덜 들은 감자탕일 망정 맛나게 먹어준 하랑 아부지...

앞으로도 오래오래 이리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생일을 맞이 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