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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엄마와 딸을 감동시킨 유치원 선생님의 엽서 한통

딸내미와 외출에서 돌아오는데 우편함에 엽서가 꽂혀 있습니다.

좀처럼 보기 드문 수신인...장하랑....!!!

 

"어...하랑아...하랑이한테 편지왔네..."

딸의 눈이 반짝 거립니다.

수신인이 장하랑인 우편물이 가끔 있기는 하지만

의료보험관리 공단에서 정기 건강검진 일정을 알려주거나

예방접종일...뭐...이런 안내문 정도??

 

누군가가 직접 자필로 쓴 편지를 보내온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 할 수 있죠.

 

 

 

"엄마...누가 나한테 편지를 다 쓰고 그러냐..."

엽서를 받아든 딸내미의 표정은 싱글벙글 입니다.

 

"봐...여기 받는사람에 장하랑 하고 하트도 그려져 있네...

여기가 보내는 사람 이름...

어디서 보냈어?? 하랑이가 읽어봐..."

 

아직 편지를 받아본 적 없는 딸에게

어떻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름을 확인하는지 간단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진짜네...장하랑 써있네...00.나.무..유.치.원. 엄마...유치원에서 왔어요."

 

"누가 보낸거지? 원장 선생님인가? 선생님인가??"

연신 싱글벙글 하며 엽서를 뒤집어 봅니다.

 

 

"보.고.싶.은.하.랑....엄마 그 다음..."

 

"보고싶은 하랑이에게...라고 써있잖아...

맑은샘물반 선생님이 보내신거네...선생님이 하랑이가 보고 싶으신가부다."

 

나름

더듬더듬 읽다가 불편했는지 엄마가 읽으라 합니다.

 

쭉~~읽어 내려가는데

"엄마...이건 나도 읽을수 있어...하랑아...사랑해..맞지???"

 

싱글벙글 이리저리 뒤집어가면서 엽서를 만지작 거립니다.

"엄마...선생님도 내가 보고 싶은가봐.."

"엄마...선생님이 나한테 공주님이래...내가 무슨 공주라고..."

말은 이리 하지만 입은 함박만큼 벌어져 있습니다.

하랑이의 로망은...바로 공주...

공주처럼 예쁜 선생님이 공주라 해주시니 얼마나 좋겠어요.

 

단어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해가면서...

자꾸 물어보고 확인하고...

장난감이 따로 필요가 없었습니다. ㅋ

 

 

선생님께 꼭 답장을 해야 한다기에...

딸과 함께 종이접기로 꽃밭을 만들어 답장도 썼습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엄마가 종이공예 할 때 옆에서 만지작만지작 놀아 본 관계로 솜씨가 제법 납니다.

 

아직...한글 쓰는 수준이 높지 않아...

길게는 못씁니다.

 

다 잘 썼는데...마지막에 '보고싶어유...!!!'

왠 충청도 사투리...

 

"엄마...내가 '요' 쓰려고 했는데 '유'가 되버렸네..."

잠시 망설이다 지우고 다시 쓰기 귀찮았는지...

'이거 그냥 이렇게 써도 선생님은 알겠지??" 라...합니다. ㅡㅡ;;

 

 

 

 

엄마와 하는 종이접기 구성이 재미있었는지

원장 선생님께도 또 편지를 쓰겠다 합니다.

담임 선생님 처럼 늘 함께 계시진 않지만 워낙에 아이들을 예뻐하시고

화통하신 성격의 원장선생님을 딸내미는 또 참 좋아라 합니다.

 

그래...써봐라...

내용도 똑같습니다.

5살 딸이 쓸 줄 아는 글자가 그닥 많지 않은 관계로...ㅋㅋ

 

딸은 선생님이 보내주신 엽서를 내내 꽉 쥐고 잤습니다.

생각나면 그림책 읽어 달라듯이 읽어 달라고 합니다.

세 번 정도 읽어주고 나서는 자기가 외워서도 읽습니다.

 

저렇게 좋을까요??

방학 기간동안 너무 무더워서 쉬시기도 부족하셨을텐데...

이렇게 자필로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편지를 써주신 선생님의 예쁜 마음과

정성에 엄마도 은근히 감동입니다.

 

편지를 받는 기분은 늘 좋지요.

직접 만나서 받는 것도 좋겠구요...

하지만 이렇게 우편으로 뜻밖의 엽서를 받는 기쁨은 또 다르겠죠.

딸에게 그 행복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뷰 메인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