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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아파트 여자들을 벌벌 떨게만든 공포의 △X표시

저녁을 먹고 아이들과 쉬고있는데 윗집에 사는 이웃이 급히 내려왔습니다.

평소 놀이터나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만나고 왕래가 있는 이웃이라...

아이들이 반갑게 나가서 문을 열었습니다.

 

저희집 열쇠는 자동문으로 밖에서는 쉽게 열수 있지만 안에서는

어린 아이들도 쉽게 열수 있는 형태의 디지털 도어락이라

외출시나 손님 방문시 아이들이 직접 문을 열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랑엄마...아이들 문 못열게해...안그래도 내가 그것 때문에 알려주려고 왔어."

 

아파트 현관과 주변의 벽을 훑어보던 이웃 언니는 또 말을 이어갑니다.

"아이고...여긴 아직 표시가 없네. 우리동은 아직 안왔나봐...옆에 104동은 한 라인 전체 중 몇 집 빼고

△X표시가 있다고...시멘트랑 페인트 자체를 긁어 놓아서 지워지지도 않는다고 연락이 왔어.

그리고 몇 집은 실제로 번호키를 누가 마구 눌러서 현관 카메라 확인했더니 왠 모자 쓴 남자가

번호키를 마구 누르고 있더래. 일단 아무번호나 막 누르면서 동정을 살피는건지...

딸 둘이랑 아줌마만 있는데 너무 무서워서 "누구야" 소리쳤더니

도망갔다나봐."

 

 

 

"조용히 경비실로 신고를 하지...살짝 보고..."

이런 저의 말에 이웃 언니는 또 말합니다.

"그래도 만에 하나 문따고 들어오면 어떻해...그 사이에...사람들 오는데도 시간이 걸리는데...

암튼...00이네 층은 4집 중 세 집은 표시가 되어있고 00이네만 또 표시가 없데.

그 세 집 다 딸들이 있는 집이라...또 걱정을 하기도 하고 00이네는 자기네만 표시가 없어서

또 그게 무섭다고 하고...아무튼 하랑이네도 문단속 잘하고...애들 문 절대 못 열게 하라고...

연락 받는데 하랑이네 오면

 항상 아이들이 문열어 주던게 생각나서 갑자기 걱정되서 알려주려고 내려왔어."

 

물론 저도 아이들에게 문 함부로 열지 말라고 늘 말하고 단속을 하지만

아이들이 어디 말을 그렇게 잘 듣나요.

자기들이 만지고 싶고 방문자에 대한 호기심도 있고...

아무튼 앞으로는 문 정말 못열게 하긴 해야겠네요.

 

문득 걱정이 되어 딸과 비슷한 또래의 딸을 가진 다른 친구에게 이야기 했더니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고 엘리베이터에 이와 관련된 공지도 붙었다고 하네요.

저희집이 저층이라 평소 엘리베이터를 잘 이용하지 않아 못 보았나봐요.

 

 

친구와 친하게 지내고 있는 다른 친구집에는 지금과는 또 다른 형태의 같은 표시가 있었고

무섭고 겁이나서 매직블럭으로 지웠다고 합니다.

그 친구는 우리집 옆동입니다.

그리고 약 3일정도 지난후에 이번에는 지울수도 없는 방법으로 다시 같은 표시가 생겼구요.

 

 

 

 

공지에 의하면 경찰에도 이미 알린 상태이고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서도 이미 알고 신경을 쓰고 있는 상태이지만

아직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누가 어떤 의도로 어떤집을 선정하여 그런 표시를 한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이웃들의 집의 디지털 도어락을 억지로 열려고 하던 사람도 잡히지 않았구요.

 

 

사춘기 아이들의 단순한 장난일 수도 있겠고 혹은 좀 도둑이 물건을 훔칠 집을 물색하는 중이기도 하겠죠.

딸가진 죄인이고 힘없는 여성들이라는 것이 죄인듯

성범죄도 많은 세상이라 혹시나 그에 관련된 범죄자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들에 요즘 저희 아파트 단지내의 분위기가 참으로 뒤숭숭합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는 어이없는 묻지마 범죄도 너무 많은 상황이구요 지켜줄 사람이 오기도 전에 순식간에

범죄는 일어나니 스스로 지키기 위하여 경계하고 고민하는 수밖에 없지요.

함께 고민해 보았자 별 뾰족한 수가 없어서...결국 친구와는 문단속 잘하자는 말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오늘도 나가며 들어오며 집앞을 샅샅이 훑어 보았습니다.

다행하게도...아직 우리집과 옆집은 표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