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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누나 경력 2년차, 5살 딸에게 가장 필요한 건??

 딸이 일주일 내내 손꼽아 기다리는 요일은 매주 수요일 입니다.

"엄마...오늘은 일요일, 그다음 월요일, 화요일...어...그 다음 수요일이네...

와...신난다..."

 

매주 수요일 아침...딸은 유치원에 가지 않습니다.

대신 엄마 손을 잡고 브레인스쿨을 갑니다.

딸이 수요일을 기다리는 건...좋아라 하는 브레인스쿨에 가는 것도 한 몫하겠죠.

 

하지만...그 좋아라 하는 브레인스쿨에 가는 것 외에도...

매주 수요일은 온전히 엄마를 독차지하며 데이트 할 수 있는

 그런 날이라 더 행복하다 합니다.

 

동생과 함께 있을때와는 달리...엄마가 온전히 자신만을 바라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며...차 안에서 동요따위를 함께 부르며

동생이 태어난 이후....갖기 힘들었던 단 둘만의 시간...일주일에 한 번...오는

이 정기적인 데이트가...딸에게는 특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간은 지난주 수요일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다음주 수요일부터는 브레인스쿨에 동생도 함께 오게 되었거든요.

원래는 브레인스쿨 끝나고 유치원에 가는데...둘만의 마지막 데이트를 즐기고자...

엄마와 함께 일산 헬로우키티타운 키즈까페를 찾았습니다.

 

문앞에 들어서자 마자...키티가 손을 번쩍들어 인사를 하네요. ㅋㅋ

 

 

간단한 놀이기구...뭐...5살 딸아이에겐 놀기 딱...알맞은 놀잇감이긴 합니다.

 

 

대롱대롱...참...열심히도 매달립니다. ㅋ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북적대던 헬로우 키티타운...

오늘은 우리가 전세 냈네요. ㅋㅋ

 

 

이 날...딸은 몇 번이나 행복하다 했습니다.

맨날 오늘 같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몇 번이나 했습니다.

말없이 엄마의 다리를 몇 번이나 끌어 안았습니다.

 

굳이 그렇게 말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아도 딸아이의 표정에서 행복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딸아이가 외로울까봐...평생...함께 곁에 있고 의지가 되어 줄 동생을 만들었다 하지만...

엄마, 아빠...그리고 어른들의 생각일뿐...

정작 딸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정말...누나 혹은 언니가 되고 싶은지...

동생이 갖고 싶은지...의견 한 번 묻지 않았습니다.

 

 

 

그런데...어느 날 갑자기...엄마는 동생이라는 어린 아이를 데려다 놓고

네 동생인데 널 위해...낳았다...사이 좋게 지내라...니가 누나니깐 양보해야 한다...

누나니깐...돌봐야 한다...누나니깐 참아야 한다...

 

부모들 마음대로 동생이라는 존재를 만들어 놓고 누나니깐 희생하라 합니다.

말로는 똑같이 사랑한다 하면서 시선은 말썽쟁이 동생만 따라다니고

동생의 재롱에 더 많이 웃습니다.

나도 동생처럼 하면 엄마가 웃을까 싶어서 따라하면...

다 컸으면서 애기짓 한다고 뭐라 합니다.

 

동생과 함께가 아니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딸만 보게 됩니다.

동생과 함께 밥을 먹을때는 동생의 말썽을 저지하느라 바빠

딸이 밥을 먹는지 마는지...조차 신경을 못 쓰지만...

딸과 단둘이 있을땐 딸의 밥에 맛난 반찬도 얹어 주고...

잘 먹는다고 칭찬도 해줄 수 있습니다.

 

혼자일때는 당연했던 일상들...동생이 생긴뒤로...

그 당연했던 일상들은 아주아주 특별한 날...이 되어버렸죠.

 

앞으로는 수요일 오전의 행복한 단둘만의 데이트 시간은 없어질 듯 합니다.

하지만...다른 어떤 날...꼭 시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데이트를 하려합니다.

가끔은 엄마랑...가끔은 아빠랑...단 둘만의 시간...

물론 자연스레 동생 역시 엄마..혹은 아빠와의 시간을 갖게 되겠죠 ^^

 

동생이 태어나...엄마 아빠와의 사랑을 빼앗긴 것이 아니라는 것...

여전히 엄마 아빠는 딸을 사랑한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해주어야겠습니다.

 

 

P.s 요즘 정말 뒤숭숭합니다.

딸키우는 엄마 입장에서...자식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흉흉한 세상에...이렇게 아이들을 마구 노출 시켜도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고슴도치 맘의 입장에서..귀여운 내새끼들 자랑하고 싶었고

훗날 아이들이 자랐을때...보여주며 추억을 나누고도 싶었습니다.

같은 또래의 맘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귀엽다...예쁘다...해주시는 칭찬들이 듣기 좋았습니다.

최근 터지는 유아들 관련 범죄...특히 여아동 관련 성범죄들의 소식을 들을때마다...

나름 자랑이었던 블로그가 짐스럽게도 느껴집니다.

 

사실 이 키즈까페에 놀러갔던 날...딸내미의 사진을 크게크게...많이도 찍었습니다.

막상 올리려고 사진들을 보는데...공연히 무서운 생각이 들더군요.

일부러 최대한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사진들을 고르며...씁쓸해지네요.

생각많아 머리가 무거워지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