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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정말 하기싫은 딸아이의 유치원 숙제

어린이집에 다니던 딸내미를 유치원으로 옮기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숙제가 많아졌다.

 

 

외워가야 할 것들도 생기고, 매일 엄마가 체크해 줘야하는 짜잘한 무언가가 생겼다.

다 좋다...워낙에 학습 의욕이 많은 딸내미는 엄마가 못해줘서 한이지...

하자는 것 마다하는 일은 별로 없으니...

 

 

매주...한 권씩 유치원에서 보내오는 책을 읽고 독서 감상문 비스무리한 것도 작성을 해야한다.

문제는...이것이다...!!!!

 

 

 

 

 

 

 

그림책을 읽고 등장 인물들이 누구누구 나오는지...

어떤점이 가장 재미있었는지...글 혹은 그림으로 작성해가는 것이 숙제다.

 

일단 숙제라니 하긴 했다.

딸내미가 쓰고 싶은 만큼 쓰고 그리라 하고 나머지는 엄마가 써줬다.

등장 인물들 그리고 인상 깊은 내용.

 

 

 

 

 

 

"엄마...나 자동차 못 그리는데, 남자 사람은 어떻게 그려요? 돼지 못그리는데...

난 00부분이 재미있었는데 그림을 못 그리겠으니깐 00부분 그릴게요."

 

 

5살 딸내미는 이제 겨우 연필을 제대로 잡기 시작했으며 그림도 낙서에서 조금 업그레이드 된 수준이다.

당연히 그릴 수 있는 것 보다 못 그리는 것이 더 많고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할 수 없는 것에 갑갑증을 낸다.

 

가르쳐 가면서 그리게 하면 된다고?

당연히 그렇게 했다.

그런데 그게 정말 하기 싫다.

일단 이 엄마는 그림을 정말 못 그린다.

생각도 고정되어 있어서 곧이곧대로 가르쳐준다.

생각이 쑥쑥 자라나는 시기의 아이를

창의성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엄마의 시각에 가두는 것 같아서 싫다.

 

 

숙제 검사를 하는 선생님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은근히 딸을 잡기도 한다.

열심히 좀 하라고....알아 볼 수 있게 그리라고...

 

 

 

 

솔직히 이 숙제를 처음 보았을때부터 썩 내키지 않았다.

딸의 나이 이제 겨우 5살...책을 읽는 것 자체를 즐길 나이이지

어떤 목적을 두고 책읽기를 할 나이는 아니라 생각 되었다.

 

더군다나..단순히 등장인물과 인상깊은 내용을 적거나 그리는 것...인 숙제.

이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차라리 뒷 내용을 상상하거나 등장인물의 성격을 파악거나

내용을 바꾸어보거나...스토리의 순서를 섞어보거나...

등등의 창의성을 키워주는 내용이라면 훨씬 나을듯 하다.

기꺼이 할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그런 고난이도의 창의력은 딸내미에게 아직 이르다.

한 7살이나 되면...조금씩 하려나??

 

차라리 읽은 만큼 스티커 붙여오기...숙제라면 백번이고 천번이고 읽어줄 수 있다.

읽고 이야기 책에 대한 이야기 나눈것에 대한

간단한 피드백을 엄마가 적어 보내라면 그것도 기꺼이 하겠다.

 

한 마디로 책을 읽는 것만 숙제라면 열심히 하겠지만

벌써부터 독서감상문을 위한 책읽기는 하기 싫은 것이다.

 

 

고민이다.

계속 이렇게 해야하나...

못 하겠다고...쪽지라도 써야하나..

남들 다 군소리 없이 하는데 왜 혼자 유난 떠냐고 하면 어쩌지...

 

 

좀...내 아이는 눈치 좀 안보고 키우고 싶은데

그러기엔 너무 소심한 애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