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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눈 깜짝할 사이에 주머니 털리는 케릭터들의 유혹

길을 가는데 동네 구석구석 포스터가 붙어있다.

요즘 딸내미가 열광하는 EBS 프로그램 중  인기있는 케릭터 뮤지컬에 대한 소식이다.

우리 동네에는 11월 초에 온단다.

 

주말 아침마다 방영되는 띵동 유치원의 뮤지컬을 볼때마다 보러가자 졸라대고는 하는 딸내미

"엄마...나 저거 가서 보고싶어. 00는 보러갔데..."

처음에는 딸내미만 이리 말했는데 두 돌을 지내면서 부쩍 말이 늘은 아들내미도 한 마디 거든다.

"아두...아두...여거 갈래..." 내 듣기엔 이리 들리지만...나도 나도...저기 갈래...라 하는 것이겠지....

 

검색해 보았더니 사악한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일단 우리 동네에서 좀 먼 거리에서만 공연 일정이 잡혀있던지라...

"나중에...근처로 공연오면 가자..." 라...말하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터였다.

 

어린이 뮤지컬이라곤 이벤트 해서 생긴 초대권으로 한 번 가고...

다니는 센터에서 70% 세일 쿠폰 받아서 만 원인가 내고 간 것이 전부였지만

영화와는 또다른 느낌의 뮤지컬의 맛을 딸내미는 잊지 못하는듯 하다.

 

최근 뽀로로를 졸업하고 새롭게 좋아하기 시작한 케릭터들이라 딸이 무척 좋아할듯 하다.

누나가 좋아하니 덩달아 좋아하는 두돌된 아들내미도 좋아하겠지...

무튼...그리하여 분노의 검색질이 시작되었다.

검색어...0000 뮤지컬!!!!

 

 

 

 

 

 

쭉~~가격이 뜬다.

9천원대부터 5만원대까지 가격도 다양하다.

A석이 9천원?? 그래...이정도면 뭐...

낼름 사러가기 버튼을 클릭했다.

 

그런데 어디에도 9천원짜리는 없다.

A석 3만원, S석 4만원, R석 5만원...

뭐야...낚인거임??

흠.....

미리 구매를 하면 20% 할인??

결제할때 사이트 자체에서 또 할인해주나??

 

 

 

 

 

 

 

 

A석이면 제일 뒷자리라...등장인물들이 손가락 만큼 작게 보일텐데...

그래도...뭐...나름 신선한 경험한다 치고...

애써 맨 앞자리 R석을 차마 예매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합리화 시키며

사이트 회원 가입하고...결제창까지 열었다.

 

 

 

그런데...어디를 보아도...9천원으로 깎아주는 쿠폰이 없었다.

20% 할인된 티켓 4장의 가격 10마넌....

진짜 낚였네...ㅡㅡ;;

 

 

제일 앞자리에서 생생하게 보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 코딱지 만하게 보일 제일 뒷자리...80분짜리 공연에...10마넌...

갑자기 결제가 망설여진다.

9천원 × 4 = 36,000 과 25,000원 × 4 = 100,000 의 차이는 나를 급소심하게 만들었다.

 

물론...애들은 좋아하겠지만...

10마넌을 주고 할 수 있는 다른 많은 일들과 먹거리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작품성이 뛰어난 뮤지컬도 아니고...

단순히 아이가 좋아하겠다는 이유만으로 치르기엔 비싸다 여겨진다.

정작 엄마는 자극적인 케릭터 상품들을 좋아라 하지도 않고

그 값을 치르면서까지 아이 가까이 두고 싶지도 않은데 말이다.

 

뮤지컬 보여주고 싶음 근처 쇼핑몰에서 하는 5천원짜리 빨간 모자나 보여줘야지...

냉큼 사이트의 문을 닫아버렸다.

 

요즘 아이들 놀만한 테마까페나 놀이시설이 참 많다.

EBS에서 좀 뜬다 싶은 케릭터가 있으면 어김없이 테마 놀이시설이 생긴다.

TV에서 보던 케릭터들의 커다란 모형들이 반겨주고

알록달록 예쁜 놀이기구들이 있는 테마 놀이공원을 아이들은 참으로 좋아한다.

다섯살 딸내미는 물론 두돌쟁이가 뭘 안다고...아주 환장을 한다.

 

가격대비 부실한 시설에도 케릭터 이름값 하느라 비싼 입장료로....

적잖은 금액을 지불한다.

알량한 놀이기구 몇 개 가져다 두고

시중의 2~3배 가량 비싼 바가지 가격의 먹거리며 아이들을 홀리는 케릭터 장난감들...

부모가 잠시 잠깐 넋을 놓으면...2중으로 주머니 털리기 쉽상이다.

 

 

아이들이 좋아라하면...그걸로 되었다 하지만...

다녀온 날이면 왠지 뒤가 구리고 찜찜하기만 하다.

 

 

 

<지난주...서오릉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

 

 

 

굳이 따지고 보면...

아이들은 그냥 밖이 좋은것이지 꼭 케릭터를 밝히는 것도 아니긴하다.

동네 놀이터도, 집 앞 공원도....조금 더 나가...

어른 입장료 1000원에 아이들은 공짜인 서오릉 잔디밭에서

더 신나고 즐겁게 뛰어논다.

 

 

산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사이즈의 뒷산에서 도토리 줍고

강아지풀을 뜯어 간질간질 장난칠때...까르르 숨이 넘어가게 웃는다.

 

 

결론은 비싸기만한 케릭터들의 장난에 그만 놀아나야겠다.

소심한 엄마는 차마 결제하지 못한...아니 결제하지 않은...

케릭터 뮤지컬 공연에 대하여...

자기 합리화 시킬 변명거리를 열심히 찾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