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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사탕보다 책이 더 좋다는 우리아이, 비결은?

                                  
                                    <책의 바다에 빠져 살던 어린 시절...!!! ^^>                          
                                                    
사탕보다 책을 좋아라 하는 19개월의 꼬맹이


아침에 눈뜨면서 부터 책을 가져오기 시작해 심지어는 밤에 좋아하는 책을 안고 자는날도 있습니다.
평소에 수시로 책 들고 와서 읽어달라 조르는 통에 정말 귀찮을때가 한 두 번이 아니지요.
심지어는 아이가 울며 떼쓸때 "사탕줄까?" 보다 "책 읽어줄까?" 이 말한마디가 더 효과가 있었답니다.

창작,자연관찰,학습지,영어책...독서 편식 없이 두루두루 책을 잘 봅니다.
덕분에 또래에 비해 독서수준이나 이해력도 월등히 높은 편이구요.
결혼 전 부터 임신해서 하랑이를 낳기 직전까지 십수년간 유아들 지도했을때의 경험으로 미루어
또래 아이들의 행동발달이나 지적발달 정도를 비교해보면 말이지요.
물론 이건 팔이 안으로 굽는 고슴도치맘의 주관적인 판단이기에 크게 신빙성이 있는 통계는 아닙니다. ㅋㅋ

어쨌든 우리 딸래미가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책을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고,
앉은 자리에서 몇 시간 이상 책을 볼 수 있는 집중력을 가진 것도 사실이니까요.

대부분은 하랑맘이 지쳐서 그만 읽자고 하게 됩니다. 헥헥~~~~~

최근 몇 년간은 이렇게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아이들의 발달사항은 수시로 변하니 누구도 장담은 못하겠죠?
오늘 이렇게 열심히 보던 책들을 내일은 거들떠도 안 볼 수도 있구요.
아이들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깐요. ^^
다만 아직까지는 책을 너무나도 좋아 하고 잘 따라와주는 하랑이에게 감사해야겠죠? 

0세부터 시작 된 독서

하랑양이 책을 접한건 0세부터 정확히 엄마 뱃속에 있었을때부터 였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임신했을 당시 브레인스쿨에서 아이들을 지도했었고 덕분에 언니, 오빠들 책 읽어줄때
함께 듣고 생각 놀이 할때 함께 생각하면서 의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태교가 되었었죠.

하랑이의 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제일 먼저 한일이 책을 고르는 것이었어요.
제가 볼 책들은 물론이고 평소 아이들을 가르치며 눈여겨 보았던 책들,
주변에서 추천해주는 책들,
인터넷 검색도 
열심히 해보고...
좋아하는 단행본들 사고,영어책도 몇권 사고, 좋은 씨디도 사고...
전집도 한 질 들이고...

한 권, 한 권 책이 모일때마다 소리 내어서 읽어주기도 하고 눈으로 그림 보기도 하면서
'아가야, 빨리 나와서 엄마랑 함께 책 읽자.' 라고 태담을 하곤 했었지요.


그렇게 열달이 가고 하랑양이 태어났습니다.
하랑양 태어난 날 간단한 짐 챙기러 집에 다녀온 하랑 아빠의 손에는
 CD플레이어와 CD 몇장이 들려져 있었습니다.

하루에 두 번 두 시간씩 면회가 허락되는 하랑이가 입원실에 올 때 틀어주겠다구요.

이게 하랑양의 세상에 태어나서의 첫 듣기 놀이 였겠죠.
방금 태어난 신생아에게 제대로 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퇴원해서도 하랑양을 집에 데리고 와서 눈도 못 맞추는 아이 눕혀놓고
심심하고 할 일 없으때마다 수시로 책을 읽어주었어요.

듣는지 마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엄마 취향대로 책 들고 와서 옆에 누워서 읽었죠.
참 신기하게도 뱃속에서 자주 들었던 책들을 읽어주면 그렇게 잠도 잘 자더라구요. 
30분 동안 자장가를 불러줘도 안자던 녀석이..--+


잠깐의 슬럼프, 초조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다 기기 시작 하면서 부터는 영~~ 책을 안 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명 독서 슬럼프라고들 하는데 그 전에는 움직이지 못해서 어쩔수 없이 들었던 것이니
새삼스레 슬럼프라 지칭하긴 뭐한가요? ㅋ)


모르긴 몰라도 이제야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또 앉혀놓고 읽히는 책들 보다는
누워서만 보던 세상을 스스로 움직이고 알아가는게 더 신기하고 즐거웠던 거겠죠.

그때는 잠깐잠깐 짦은 말 놀이책이나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촉감 책들 활용해서 보여주는 정도로 족했습니다.

하랑양이 본격적으로 책을 보기 시작한건 7개월 무렵...
간단한 말 놀이책 한 질 정도는 앉은자리에서 뚝딱 읽어버릴 정도로 책에 집중을 하여 읽기 시작하더군요.
그렇게 책을 보기 시작해 10개월 정도 되었을때는 제목 듣고 기어가서 책을 골라오기도 하고
돌 무렵 하랑이 아빠가 무심코 "하랑아, 비오는 날에 책 가지고와" 라고 이야기 했을 때 
책장으로 기어가 '비오는 날 유리창에는','비오는 날에' 이렇게 비오는 날에 관련 된 책을 두 권 다 뽑아와 
엄마, 아빠를 깜짝 놀라게도 해 주었었죠. 
(얘가 집중력은 좋았는데 15개월까지 걷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돌 지나고 한참동안 기어다녔어요 ㅋㅋ)

이쯤되니 처음에는 어린애가 뭘 안다고 극성이라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하랑 아부지도
"하랑맘이 하랑이를 잘 키워서 하랑이가 정말 말귀도 잘 알아듣고 똑똑한것 같다. 이렇게 잘 키워줘서 고마워."
라는 말을 하더군요...쿄쿄 ^^V


이젠 책을 읽으며 그 안에 나오는 내용들 미리 선수쳐서 되지도 않는 말로 흉내내고 이야기 하고 따라하고 
밖에 나가서 새로운 동물이나 식물들 보고 집에 오면 꼭 집에 있는 그것에 관련된 자연관찰 책 꺼내오고 그것도 부족해 
주인공이 나오는 동화들도 꺼내오고...흉내내면서 "엄마강, 아빠랑,아앙이강..."이러면서 밖에서 봤다고 열심히 설명합니다.

                                <신종플루에 걸려 병원에 입원 했을때 조차 책을 끼고 살아 함께 입원한 맘들이 무척 신기해 했었지요.>

물론 19개월 월령에 이렇게 하기까지 하루 아침에 된일은 아니었습니다.
놀이터 다녀와서 놀이터가 소재로 들어간 책들 골라 읽어주고
시골 다녀오면 그곳에서 본 동물이나 심지어는 애벌레 책들 까지 그냥 손에 집히는대로 잡고 읽어주며 
아까 봤는데, 어제 봤는데, 그때 봤는데,그때 원숭이가 이랬는데,여기 엄마랑 아빠랑 하랑이랑 갔었지? 하며 경험들 살려 읽어 주었더니 자연스럽게 하랑양도 따라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요즘은 코엑스 아쿠아리움 다녀온 후로 수중 동식물에 푹 빠져서 자연관찰 열심히 빼오고 있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하랑이의 자랑을 늘어놓은 결론을 말하자면 독서교육의 적기는 0세부터라고 알려주고 싶어서요.
뱃속에서 부터 혹은 태어나고 부터 열심히 읽혀주다 보면 어느순간 아이는
곧 책의 재미를 알고 그곳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같은 책을 계속 반복해서 읽게 되는 앉은자리 반복기의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 보다보면
볼 때마다 못보던 그림을 찾기도 하고 글 속에는 없는 비밀이나 스토리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해서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가게 될 때도 있습니다.
한 페이지에 한 두 단어 들어간 간단한 그림책 속에도 숨겨진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지...
한마디로 내가 먼저 아이의 책속에 빠져들면서 그림책 읽어주는 것을 아이와 함께 즐기면 되는 거죠 ^^

그렇게 처음  좋아하는 한 권 찾아서 읽어주고 또 좋아하는 책을 발견하면 그것과 비슷한 스토리나 같은 캐릭터, 같은 소재의 이야기를 찾아서 읽어주고 점점 확장시켜서 읽히는 사이에 아이도 책에 익숙해지고 책을 읽음으로써 느껴지는 즐거움과 기쁨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을 즐겁게 느끼게 하기 위해 지금도 책 한권을 읽어도 하랑양이 깔깔 거리며 웃을때까지 심하게 오버하고 또 오버합니다.
책 몇 권 읽어주고 나면 진이 다 빠지고 목이 따끔따끔 아파옵니다.

가끔 그런 저를 보는 하랑이 아빠는 말합니다.  "으이고...진짜 애쓴다 애써..."



P.s 19개월 무렵의 일기들을 뒤지다가 발견한 글이네요.
      와...우리 하랑이 어렸을때부터 참 책 좋아했다 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새록새록 합니다. ㅋㅋㅋ
      물론 3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납니다.
      그 덕분인지 꾀 어려운 어휘까지 자유자재로 쓸 수 있고, 수와, 한글 부분도 쉽게 받아들여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놀이를 통하여 어렵지 않게 수 개념도 생기고,
      한글도 제법 읽기 시작 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아이들은 수시로 변하기에 아직까지는 또래에 비해 빠른편이지만 
      앞으로의 발달사항은 좀 지켜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