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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아내를 감동시킨 남편의 깜짝 선물



한창 블로깅에 푹~ 빠진 하랑맘.

포스팅을 하다보니 질 좋은 화질을 가진
카메라가 절실히 욕심 나더군요.

남편에게 슬쩍
 "우리 지금 쓰는 카메라 셔터 속도가 넘 늦어서
다 무영각으로 나와.
가끔 요리도 찍어 올리고 싶어도
노이즈가 너무 심해 사진도 깔끔하지 않고...
암튼 카메라 좀 좋았으면 좋겠다..."
찔러 보았더니


"글쎄...카메라 좋은 거 쓰면 좋겠지만 없는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좋은 카메라 없이도 잘 하더만 뭐...
좀 더 생각해보자."

쉽사리 카메라를 새로 장만 해 줄 것 같지는 않더군요.

가끔 생각날때마다 카메라 검색해보고 눈팅하는 것으로 만족하면서 나중에...나중에...하고 생각만 했었는데...




감기에 걸린 하랑양과 한결이의 병수발에 몇 일째 잠도 제대로 못자고 고생하는 하랑맘이 안쓰러웠는지
남편이 이런 문자를 보냈더라구요.

문자를 받고도 '진짜 사주려나?' 반신반의 하고 있었습니다.




요즘 회사일이 바빠 몇 일째 12시 가까이에서야 들어오는 하랑아빠.
밤 11시가 넘어서야 퇴근 했고 차를 탔다는 문자를 보냈네요.
문자 하나는 참으로 심플하게 보내십니다.  '탔어'라니...ㅋㅋㅋ
그런데 왠일로 자지 말고 기다리라는 걸까요?




12시 가까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 온 하랑아빠의 손에 들려진 안동찜닭...쇼핑백??
설마...이 시간에 하랑맘 몸보신 시켜주려고 자지말고 기다리라고 한 걸까요?
"밥 안 먹었지?"
라며 건넨 이 쇼핑백에는 상자가 들어 있었습니다.
순간 하랑맘의 뇌리에는 '앗...설마???' 가 스치더군요. ㅋㅋㅋ




역시...하랑맘의 예상이 맞았습니다.
평소 하랑맘이 눈여겨 보며 침만 흘리고 있던 소니 Nex-3 이었습니다.
DSRL이 갖고 싶었지만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야 하는 하랑맘,
 부담스럽게 큰 바디 때문에

최근 각광받기 시작한 하이브리드 카메라 쪽에 관심을 돌렸었지요.
그 중에서도 유난히 작고 상큼한 바디에 비해 꾀 뛰어난 성능의 렌즈를 가진 소니 Nex-3은 하랑맘의 로망이었지요. ㅋㅋ

추가 렌즈와 블랙 속사케이스까지...쏘는김에 제대로 패키지 갖춰줬네요.
아이들 데리고 렌즈들까지 갈아가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연습해서 작품 함 만들어 보죠 뭐...^^





카메라를 직접 찍고 싶지만 이쁘게 찍히질 않아서 아쉬운데로 광고용 넥삼 디자인들 퍼다가 올립니다.

하루종일 카메라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기도 하고
곧 주문할 듯한 문자를 받기도 했지만 주문을 했어도 오후 늦게나 했을텐데
어떻게 벌써 남편이 들고 왔을까요?




워낙에 오랫동안 가지고 싶었던 물건을 받아서 그런지 들떠서 잠도 안오더라구요.
아침에 하랑이 어린이집 보내고 한결이를 들쳐메고 실사(?) 나왔습니다.
말이 실사지 신생아 들쳐메고 제가 뭐...어딜 가겠어요.
그냥 저희 아파트 앞으로 나왔죠.

산후 조리하느라 매일 창밖으로만 보거나
급히 하랑이를 데리러 나갈때 무심코 지나치느라 몰랐는데 사진 찍으며 보니 제대로 가을이네요.

사진 기술이 더 있고 카메라의 여러 기능들을 숙지 했다면 훨씬 멋지게 찍었으련만
성질 급하게 들고 나오는 바람에 그냥 일단 찍었습니다.




이웃분들이 찍어 올리셔서 구경했던 가을 단풍 저도 한 번 찍어 봤습니다.
나름 작품 함 만들어 보겠다고 단풍 사이로 가을 햇살도 넣어 봤는데 영 어설프네요.
가을의 상징 국화 찍어 봤습니다.
마침 벌도 모델이 되어주네요. ㅋㅋㅋ



"언제 주문했는데 벌써 카메라가 왔어?"

"응...아까 오후에 주문했는데 빨리 주고 싶어서 회사에 퀵으로 가져오라고 했지.
집으로 주문할까 하다가 내가 직접 주려고..."

하루라도 빨리 그리고 직접 주고싶어 퀵 서비스까지 받아가며 들고왔다는 남편...
참 깜찍하지요?
모르긴 몰라도 그렇게 갖고 싶어했던 카메라를
선물로 받고 함박 웃음을 지을 아내를 생각하며 나름 뿌듯했을 남편의 맘을 생각하니
받는 기쁨이 배가 되네요 ^^


 
"낼 부터 몇 달 동안 나 점심 굶을지도 몰라...진짜 아끼고 아껴서 사주는 거니까 이뿌게 잘 쓰구."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올때 무리했던 바람에 항상 부족할 본인의 용돈을 아껴서 사 준다는 남편의 말...

멋대가리 없이 현실적이기만 한 그 말이 왠지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감동 그대로 가지고 우리 아이들의 커 가는 모습,
우리 가족의 행복한 추억,
그리고 따스하고 아름다운 세상,
 모두 이 카메라에 담아야겠습니다.


샤워를 하러 들어가는 남편 한 마디 더 합니다.

"참...하랑이는 절대 못 만지게 해라...알았지?" 


옛 썰~~~!!!!
두 말 하면 잔소리죠...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