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서인영 따라잡기 놀이의 희생자



아침부터 조용한 딸내미...
어디있나 보았더니 신발장을 열고 있는 신발 없는 신발 죄다 꺼내놓고 있습니다.


옷에는 큰 욕심이 없는데 유독 신발 욕심이 많은 딸내미.
외출을 할때면 꼭 이노무 신발들 때문에 실갱이가 생깁니다.


그리고 저 신발들과 함께라면 1시간도 조용히 놀아 주십니다.
일부러 모은 건 아니지만 얼마 안 신고 작아진 신발들 버리기 아까워
작은 신발들도 없애지 않고 모아 두었습니다.

덕분에 돌 무렵 신었던 첫 신발부터 지금까지 신었던 신발들이 대부분 있습니다.


넌 작네, 넌 맞네, 넌 이쁘네, 넌 좋아했네,앗 너도 있었네, 넌 너무 더럽네...!!!
그 많은 신발들 하나하나...신어보고 만져보고 대화해주고...
지가 무슨 서인영입니까? 아가들과 대화하게? ㅡㅡ;;



뭐니뭐니 해도 그녀의 시선이 멈추는 곳은 봄을 맞아 엄마가 마련해준 반짝이 신상 구두 입니다.

요즘 사진만 찍으려면 뺀질대더니 신상을 신고 자신감을 찾은 그녀...먼저 찍어달라고 촬영 요청 합니다.
반짝이 신발 이쁜거나 알지 배꼽이 나온 줄은 모르나 봅니다 ㅡㅡ;;
그래도 포즈와 표정만은 자신감과 당당함이 뭍어 납니다.



한창...신발들과 사랑을 나누던 그녀...!!!
돌 무렵 신었던 운동화를 발견 하였습니다.
한참을 들여다 봅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엄마...이 신발...이제 난 못신지요?"
"응..넌 작아서 못 신을걸...한결이 줄까?"

물끄러미 운동화를 들여다 보던 그녀 이내 결심이 선듯 운동화를 들고 어디론가 갑니다.


"봐봐...한결아...이거 누나가 좋아하는 신발인데...너 줄게..."
기특하기는 하지만 억지로 동생발을 꺽어가며 과격하게 신기려 합니다.

"왜 못 신어? 발에 똑바로 힘주고...돌려보라고...누나가 준다고..."
외출할 때 딸내미가 발에 힘을 빼고 있어 신발을 신기기 힘들때마다 엄마가 하던 말 고대로 따라 합니다 ㅠㅠ


그림자와 어우러진 딸내미와 아들...상황과 맞물려 왠지 더 괴기스럽습니다.


'따님 신발 아가들과의 놀이는 혼자하세요...
왜...놀이의 마지막 희생자는 동생이냐구요...ㅠㅠ'

엄마를 바라보는 아들의 눈빛에서 'SOS' 가 보입니다.
사진 그만 찍고 아들을 구하러 갑니다 ^^;;;


딸내미가 억지로 동생에게 신발을 신기려는 이 기분은 왠지 알 것 같습니다.

딸 아이 돌무렵, 걸을때마다 불이 들어오는 이 빨간 운동화를 아주 좋아 했습니다.
손으로 툭~치고 반짝이는 불빛을 보며 까르르 웃곤 했었는데...
그때가 생각이 났었는지 신발을 발견하자 마자 툭툭 쳐 보더라구요.
그 좋아하던 신발...
나는 비록 못 신지만 왠지 또 주기는 싫은데 주어야만 하는...

내가 정말 아끼는건데 어쩔수 없이 주어야 하는 안타까움...같은 뭐...그런 것??

그래도 그렇지...
철마다 엄마 신발은 안 사신어도 제 신발은 신상으로 떡~사주는구만...

(사실...사주기 싫어도 사줘야 하는게...어쩌면 발이 그리 쑥쑥 크는지 ㅡㅡ;;;)
작아서 신지도 못하는 그 신발들고 뭘 그리 심술을 부리는 건지...,
우리딸의 신발 사랑과 집착...참...좀 크면 나아지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