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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나는 되는데 너는 안 되는 엄마의 심보


요즘들어 부쩍 엄마에게 소홀해진 딸내미...
집에 와서 혼자 놀겠다고 한잠 블럭 놀이를 하던 딸내미가 갑자기 뽀로를 보겠답니다.
뽀로로를 틀어 주었습니다.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잠시 딴 일을 하고 와서 딸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하랑아..재미있니?"

"...."

"재미있냐고...너 엄마가 말하는데 대답도 안하냐?"

"어...재미있어..."

엄마가 말을 시켰건만...
예전 같으면 뽀로로 할애비를 보더라도 일단 엄마의 질문에 대답부터 했을 딸내미가...
이젠 엄마가 말 시키는게 귀찮을가 봅니다.


"하랑아...배고프지? 엄마가 고기 구워 줄게..."
고기를 구워서 딸 앞에 주었습니다.
딸내미는 한 점 집어 먹습니다.

"하랑아 맛있어? 엄마가 하랑이 줄려고 사다 놨다."
"......."

"맛있지? 오늘 고기 세일하더라구, 한결이 업고 슈퍼 갔는데 바람이 많이 불더라..."
"...."

"맛있냐고?"
"어...맛있네..."

"그런데 오늘 어린이집에서 재미있게 놀았어?"
"...."

"재미있게 놀았냐고...?"
"....어...재미있게 놀았는데...근데 엄마 왜 그래?"

"응...아니...아무것도 아니야."


세상에...권태기 부부의 대화도 아니고 이게 어떻게 4살 딸과 엄마의 대화라는 말입니까. ㅠㅠ
우리딸...처음에는 안 그랬는데...
엄마가 말 시키면 무슨 말을 해도 눈을 반짝이며 응시하고 열심히 대꾸 했는데...
언제는 세상에서 엄마가 가장 좋다더니...
정말...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ㅜㅜ


유난히도 엄마를 밝히는 우리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귀찮고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또 막상 엄마에게 소홀한 눈치를 보이면 엄마는 너무 섭섭해 집니다.

바쁘고 정신없을때 딸내미가 말 시키면 저도 건성건성 대답할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딸이 저에게 그러는 건 왜 이리 섭섭하지요?
나는 되도...너는 안 된다...!!!!
헉...생각해보니 전 정말 이기적인 엄마네요.
그래도...지가 뭐 그리 바쁜게 있다고...
전 진짜 바빠서 그랬다구요 ㅡㅡ;;

 
제가 그렇게 할 때는 몰랐는데 당하고 보니 무지 섭섭합니다.
이제부터 딸이 엄마를 부르고 질문을 하면 꼭 성심 성의껏 대답하겠습니다.
꼭...!!!!


내일 목요일 오전 10시 50분 TV 동화 행복한 세상에 제 글을 토대로 한 애니가 방영됩니다.
시간 되시면 함께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