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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뺀질이 이모 당장 청소하게 만든 딸의 한마디


아이들이 어린 관계로 별다른 나들이를 할 엄두를 못내는 저는 아이들도 놀릴겸
저도 좀 쉴겸...근처에 사는 이모네에 자주 갑니다.
그 곳에 가면 이제 중학교 2학년이 된 사촌동생이 있어 딸내미가 아주 좋아합니다.
공주처럼 도도한 딸의 성격도 다 받아주고 해 달라는 것들 마다하지 않고 잘 해주는 어린 이모.

그런데 딸내미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모와 딸의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뭐.. 평소에도 인사부터 시작해 이런저런 일로 잔소리를 많이 하는 딸...
특히 어린 이모는 만만한지 더 말이 많아지더군요.



오랜만에 좋은 날씨....이모와 함께 신나게 놀이터에서 놀고 온 딸...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보니 이모할머니가 뿔 났습니다.
바로 방 청소를 잘 하지 않는 이모때문이었죠.
"너...방이 이게 뭐야...해도해도 너무 한다...여자애 방이 이게 말이되니? 다 큰게..."
우리 딸에게는 의젓한 이모지만
그 또래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엄마에게는 철부지 외동딸이지요.

"청소 했어요. 했는데 지금 금방 들어와서 옷 벗어놓아서 그래요."
뺀질뺀질...대답하는 이모.

그런데  딸내미가 그 대화에 불쑥 끼어듭니다.
"그래? 이모 청소했어? 그랬구나...그런데 내 발이 왜 이렇게 씨커매졌을까??
난 놀이터 갔다와서 이모 방에만 들어갔다 나왔는데..."

아닌게 아니라 딸의 발이 많이 까매지긴 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고 했지요.
실컷 놀아 준 이모에게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이모도 숨 넘어 갑니다.
"악...짱하랑..너까지...차라리 말을 하지 말던지...어떻게 쬐끄만게 그런 말을 하냐..."
그르게요. 가끔 엄마도 놀래키는 딸의 돌려말하는 간접화법..!!!
청소를 왜 안했어? 가 아닌 내 발은 왜 새까매졌을까?? ㅋㅋㅋ

10살 어린 조카의 충격요법은 제대로 적중했습니다.
엄마의 백 번 잔소리에도 끄떡 없던 이모가 당장에 깨끗하게 청소를 시작했고
얄밉게도 소리를 보태던 4살 딸내미 그래도 의리는 있게
이모를 도와 조막손으로 종이 쪼가리라도 치워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