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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중2 사촌동생 책상앞에 붙여진 살벌한 다짐 문구


제가 자주 가는 이모네는 발랄하고 깜찍한 중2 소녀가 있습니다.
바로 이모의 딸...그러니깐 저에게는 사촌 동생이지요.
제가 대학 입학하던 해에 태어나
항상 어린 아이로만 보이던 이 녀석이 어느새 자라 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워낙에 바르고 밝게 자라주어 크게 속썩이는 일도 없고
학구파인 아빠를 닮았는지 제 스스로 욕심을 부려 공부도 열심히 합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부터 부쩍 공부에 대한 부담감이 많아졌는지...
책상 앞에는 못 보던 메모들로 가득 합니다. 



그 중간에는 하버드대의 새벽 사진이 붙여져 있습니다.
나 학창시절에는 끽~해야 서울대가 목표였는데...요즘은 목표도 국제적이군요. ㅋ


'나태함 그 순간은 달콤하나 결과는 비참하다.'
비단 학생들에게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말일 것 같기도 하네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버텨라' 그죠...
영광의 순간을 누리려면 그에 따른 고행과 책임 또한 버텨야 겠지요.

둘 다 맞는 말이긴 한데...여중생이 써놓기엔 글 자체의 무게감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네요.


'지금 이 순간에도 적들의 책장은 넘어가고 있다.'
맞다...학창시절에는 친구들도 다 경쟁자였지...근데..적은 쫌...!!!

'남들보다 부지런히 노력해야 성공을 맛 볼수 있다.'
이건 뭐...그래도 무난하네요. 부지런함을 이길 장사 없지요 ㅋ



'승리는 가장 끈기 있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이건 100%공감.
비단 공부뿐 아니라 끈기는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인 것 같습니다.


'최선은 절대 나를 배반 하지 않는다.' 이 것도...
가끔 동생이 힘들어 할 때면 저도 자주 해주는 말입니다.
'열심히 했으면 되었지 뭐...결과는 운이야' 라고...


가장 눈에 띄는 정말 살벌한 문구...
'잠은 무덤에서 자도 충분하다.' 동생의 방에 들어갈 때마다 자꾸 눈에 들어오는 문구입니다.
무덤에 들어가면 실컷 자게 될텐데 왜 자꾸 잠에 집착하게 되는지....
그래도 건강한 삶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데...
더군다나 성장기에 있는 동생에겐 말이지요.

시험 기간이면 걱정과 불안에 잠도 잘 못 자는 사촌동생의 성향을 아는지라...걱정이 됩니다.
중학교 2학년이면 이제부터 시작인데...
앞으로 더 많은 부담과 스트레스에 시달릴텐데...
"열심히 하는게 중요한가? 잘 하는게 중요하지." 한 동안 유행처럼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왠지 씁쓸해지는 말이지요.

가장 안타까운건...이성으로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 하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올림픽의 은메달과 금메달 리스트의 차이랄까??
그나마 은메달은 좀 나은가요?
노메달 선수들이라도 노력이 그들보다 뒤져서 성적이 안 좋았다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으니 말이죠.

갓난 아기때부터 지금의 동생을 보아왔던 언니로써 그냥 동생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언제나 입 버릇처럼 말합니다.
"동생~그냥 열심히 했으면 된거야...나머지는 운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