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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아동학대 현장 목격한 충격에 하루가 뒤숭숭해

모처럼 큰 맘 먹고 미용실을 찾았습니다.
어린 둘째 때문에 한 달 전부터...
내내 벼르고 벼르다 갑자기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되어 미용실로 달려 간 것이었죠.

요즘 가을이라 그런지 기분도 싱숭생숭 자꾸만 변화를 주고 싶고...그러더라구요.

 

암튼...그렇게 미용실에 앉아 머리를 말고 있는데...!!!
복도에서 짝,짝,짝...!!! 이렇게 세 번의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뒤 이어...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으~~앙~~!!!
"너...엄마가 이렇게 하지 말랬지? 이 썅Xxx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또 다시 짝, 짝~~!!!!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가 어찌나 큰지...저도 모르게 움찔하게 될 정도였습니다.
아이는 더 크게 웁니다.
으~앙....!!!!
"뚝...!! 뚝 안해? 이 XXX"
욕설과 함께 또 짝,짝...!!! 소리가 들립니다.
그렇게 아이를 패고 소리를 지르면서 아이의 울음이 그치길 바라나요?

 


"언니...이거 애 엄마가 애 때리는 거 같죠?"
"그러게...무슨 애를 저렇게 무식하게 패냐..."
"그냥 두어도 될까요? 나가서 말려야 하는거 아니에요?"
"애 엄마가 자기 애 패는데 또 나가서 뭐라고 하기도 그렇지 않아요?"


그러는 와중에도 몇 번의 짝~ 소리와 함께 아이의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오지랍 넓게 도무지 그대로 앉아 있을 수가 없더군요.
머리를 반 정도 말다 말고...퍼머 가운을 입은 채로 나갔습니다.
한 18개월 쯤 되었을까요? 아이는 정신 없이 울고 있었습니다.
세상에...이렇게 어린 아이가 잘못을 한다면 또 무슨 잘못을 그리 했다고...
마침 엄마는 아이의 뺨, 등, 머리 닥치는 대로 또 때리고 있더군요.


"저기요...이제 그만 말로 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아이가 많이 우네요."
정말 큰 용기를 내어 살짝 말려 보았습니다.
제 말이 들렸는지 아님 그 쯤에서 그만 두려했었는지...
암튼 제 쪽은 돌아 보지도 않고 아이를 끌고 밖으로 나가더군요.
아이의 울음소리와 계속 되는 엄마의 욕설은 그렇게 멀어져 갔습니다.


두 돌도 채 안 된 아이가 무슨 잘못을 그리 했을까요?
또 그 어린 아이가 잘못을 했다 하여도 과연 그렇게 심한 체벌을 해야만 할까요.
그 어린 아이에게 무슨 그리 심한 욕설을 해대는지...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엄마는 몹시 화가 났고 그 화를 아이에게 다 풀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데려가 잘 달래 주었는지, 더 큰 폭력을 가하지는 않았는지...
지금까지도 내내 걱정이 되네요.


아무리 부모라도...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에게 심한 욕설과 폭력을 가할 권리가 과연 있는 것일까요.
사람들 오고가는 상가 복도에서도 저렇게 심하게 아이를 때리며 욕설을 하는데...
과연 둘이 있을때는 덜 할까요?
자꾸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하루종일 마음도 무겁도 뒤숭숭하더군요.

조금 더 빨리, 더 적극적으로 말렸으면 아이가 몇 대는 덜 맞았을텐데...


암튼...그 아이에게 너무 충격적인 상황이 아니었길 바랍니다.
부디...제가 하필 그 장면만 본 것이 길 바랍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