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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새벽 12:00, 졸린 5살 딸내미가 잠 못드는 이유

시간은 새벽 12시가 되어갑니다.
둘째를 재우고 급하게 시작한 엄마의 숙제...
정신없이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이리 되었습니다.
소싯적부터 초저녁 잠이 많은 엄마의 눈꺼풀은 이미 아까부터 무거워졌는데
평소 9시면 잠이 드는 딸내미도 따라서 잠을 자려하지 않습니다.


종이접기 공부중인 엄마의 색종이 한 통을 얻어서...
아까부터...무언가...열심히 접고 있습니다.


벌써 한 시간 넘게 종이접기를 하고 있는 딸내미는 아까부터 졸려하고 있긴 합니다.
그래도 자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다 접고...아빠 퇴근하시면 직접 보여드리겠다고...
졸린 눈을 비비고 있습니다.


"하랑아...10시 넘어서 자면 키 안 큰다...졸리면 자자..."
"아닌데...난 안 졸린데..."
아까부터 졸려서 눈 비비고 있는 모습을 찍었건만...
딸내미는 시치미를 뚝 뗍니다.
"나 아빠한테 이거 다 보여줘야 되는데..."

요즘 한창 바빠지신 아빠는 오늘 아주 많이 늦으신다 했습니다.
그런 아빠에게 자랑도 하고 싶고...
하고 싶은 말도 많아서... 애써 눈을 치켜 뜨지만...


열심히 눈을 비비면서도 참아보는데...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눈은 계속 감기려 합니다.


"하랑아...엄마가 아빠에게 보여드리고 하랑이가 하고 싶은 말 전해줄게...이게 뭐야?"
"응...이건 아빠한테 쓴 편지야...."
실상은 아무런 글씨도 없습니다.
그냥 네모지게 접은 색종이들만 가득합니다.
"그래? 뭐라고 썼어??"
"응...아빠 이건...아빠 사랑해요...이건 아빠 보고싶어요...이건 아빠 빨리오세요..."
"그래...엄마가 전해드릴게....지금은 그냥 자..."


계속 직접 전하겠다다는 딸내미는 결국 잠을 자러 갔습니다.
"엄마...너무 졸려요...꼭 전해 주세요..."
"그래...엄마가 전해줄게...걱정말고 자..."
그런데요...사실...저 위에 세가지 내용 외에 색깔별로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습니다.
내용도 다양했습니다.
그런데 딱 세가지만 기억이 납니다.
아이 둘 낳고나니 기억력이 감퇴했다 라고 굳이 변명을 합니다. ㅡㅡ;;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는 딸내미는 "아빠는 꿈속에서 만나면 되요. 엄마도 꿈에서 만나요..."
잠이 들었습니다.
엄마가 매일 잘때마다..."꿈속에서 만나자..."라고 말하던 것이
어느새 딸내미의 입에도 딱 붙었습니다.


딸내미가 잠이 들고 약 20분 후에 아빠가 들어왔습니다.
아깝네요.
조금만 일찍 들어왔으면 아빠에게 직접 하고 싶은 말들을 다 전했을텐데...

한창 바쁜 30대 중반의 아빠...
약간의 시간차로...서로 엇갈렸네요.
딸내미의 하고픈 말은 다 전달해주지 못해 미안한 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