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나비가 없는 도시 꽃밭이 왠지 미안해진 엄마

시골에 간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지천에 널린 들꽃과 나비들 덕분이었죠.

팔랑팔랑~~춤추듯 날아다니는 나비들에게...

"이리와...같이 놀아..."

손에 잡힐듯 말듯한 나비를 잡아보겠다고 팔짝팔짝 뛰는 딸내미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습니다.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이유와..." (일루와...) "아비아비..." 하며 신나하는 아들은 어떻구요.

길가에 핀 몇 송이의 민들레에도 노랑나비, 흰나비...

노래 가사처럼...나비들이 사뿐히 내려 앉아있는 모습에

진짜 봄이구나 싶어...제 마음까지 설레였습니다.

 

 

도시에 있는 집에 돌아왔습니다.

저희가 살고 있는 아파트 곳곳에도 봄이 왔습니다.

알록달록 예쁜 색깔의 꽃들이 만발하고...

파릇파릇 새싹이 돋았습니다.

도시나 시골이나 봄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딸내미의 어린이집 차량을 태우러 밖으로 나왔습니다.

"와...엄마 꽃이 너무 예뻐요...이건 무슨 꽃이에요?"

시골에서 야생화들을 보며...이건 제비꽃이야, 민들레야...냉이꽃도 이쁘네...

이런 이야길를 나눈덕일까요?

아파트 화단에 소담스럽게 핀 철쭉과 펜지꽃들을 보며 딸이 물어 봅니다.

꽃 이름을 이야기 해주고 지나가는데...

"엄마...그런데 여기는 시골보다 꽃이 훨씬 더 많은데...

나비가 하나도 없어요....나비는 다 어디갔어요?"

 

문득 화단을 빽빽하게 메운 꽃들에도 불구하고 허전해 보이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지천에 널렸다 하여도 듬성듬성 핀 야생화들이 부족하도록 날아 다니던 나비들이

왜 이 많은 꽃들이 피었는데 날아오질 않는 걸까요?

날아와도 정말 눈을 크게 뜨고 찾아야 할 만큼 나비는 가끔...눈에 띕니다.

 

 

 

참 신기하죠?

나비들이 보기에도 인공적으로 꾸민 꽃과...자연스레 핀 꽃의 차이를 아는 걸까요?

나비 따라다니며 신나게 놀던 딸내미와 아들내미의 모습이 새삼 생각이나...

왠지 미안해집니다.

아이들에게는 어떤 장난감보다

자연과 더불어 뛰어노는 것이 가장 재미난 놀이일텐데 말이죠...

 

봄은 참 화사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꽃은 항상 아름답고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하지만...팔랑팔랑...날아다니는 나비가 없는 꽃밭...

왠지 2% 부족한 느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