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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5살 딸의 영유아 사춘기 뒷수습에 진땀나는 엄마

미운 7살이라 했나요?

우리 딸은 한창 미운 5살을 맞이했습니다.

내 딸이지만...

늘...사랑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려 노력을 하지만...

정말 밉습니다.

아주...미울때가 많습니다.

 

 

매사에 짜증이고 불만이고...

폭발적인 언어 수준을 자랑하며 따박따박 말대꾸를 해댑니다.

 

분명히 같은 상황에서 너무 행복하고 좋다고 말을 했으면서

잠시후에 또 버럭...화를 냅니다.

 

기분 좋으면 모르는 어른들께도 꾸벅...인사를 하면서

기분이 좋지 않으면 퇴근길의 아빠께도 인사를 하지 않습니다.

현관문을 열면서 "아빠...!!!" 하고 버럭~~안기는 딸을 상상하던 아빠

뻘쭘하고 섭섭합니다.

 

 

사실...얼마전까지도 죽고 못사는 부녀사이를 자랑하던 아빠와 딸...

물론 요즘도 둘은 너무 사랑하지만...

그 빈도가 반반인건...순전히 딸의 변덕스러운 기분 탓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세살배기 아들이..."아버...아버..." 투박하게 부르며

팔짝팔짝 뛰어다녀주니...

그 귀여움에 큰 딸에 대한 섭섭함이 조금 누그러집니다.

 

"하랑아...아빠 왔는데...아빠 안 봐??"

아무리 불러도 피식피식 웃을 뿐...딸은 아빠를 쳐다도 안 봅니다.

 

결국 아들만 안아들고 뽀뽀 한 번 해주고 아빠는 씻으러 들어갑니다.

그러면 또 딸은 동생만 이뻐한다며 입을 삐죽 거립니다.

 

 

늘...이런식입니다.

심술부리고 짜증내면...엄마인 나도 밉고 당황스러운데

세상의 어떤 어른이 예뻐해주겠어요.

예뻐하다가도 손길이 거두어지죠.

 

늘 방긋방긋...싱글싱글...

"안농~~!!" 되도 않는 발음으로 인사를하고

애교를 부리는 동생에게 사람들의 눈길이 쏠리는 건 인지상정이겠죠.

 

친구들에게도 그렇습니다.

금방까지 재미나게 놀다가 뭐가 틀어지면

"나 너랑 안놀아~~!!" 씩씩거리며 소리를 지릅니다.

친구도 옆에 있던 엄마도 당황스럽습니다.

'너랑 안놀아' 소리를 한 두번 하는 것도 아닙니다.

계속...반복해서...

서슬퍼런 딸의 기세에

친구는 슬슬 눈치를 보면서 제 엄마에게 달려가 눈물을 글썽입니다.

 

딸의 분풀이 뒷수습은 늘 엄마의 차지입니다.

딸아이의 친구를 달래주고 변명해주고

딸아이가 왜 그러는지 묻고 달랬다가 행동에 대해 나무랐다가...

 

 

방금까지 동생과 신나게 놀다가 이유없이 동생을 때립니다.

함께 보던 그림책 그림을 온 몸으로 가리고

동생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 공연히 빼앗아 집어 던지고...

자기 과자가 버젓이 있는데 꼭 동생것 먼저 다 빼앗아 먹고 야곰야곰 약을 올리면서 먹습니다.

 

동생이 딸을 괴롭힌다는 포스팅을 자주 했지만...

솔직히 또 누나도 만만치 않게 동생을 약올리고 괴롭히기도 합니다. ㅡㅡ;;

 

그래도 워낙에 천성이 모범생 스타일이고 생각은 깊은 편이라...

이쁘고 기특한 행동과 말도 많이 합니다.

하지만...그것도 잠시...언제 수틀리면 짜증내고 징징댈지 모릅니다.

 

그런 딸이 너무 힘들어서 혼내다가 엉엉~~~울어 버린적도 있습니다.

 

 

그런데요...

최근 어린이집 행사때문에 딸과 같은 반의 친구들과 부모님들을 만난적이 있습니다.

아이를 실물 크기로 그리고...꾸며주는 포스트...

딸과 같은 반인 여자친구 2명이 함께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하랑이 아빠는 실물크기의 딸의 그림에 예쁜 귀걸이를 그려주었습니다.

갑자기 딸은 버럭 합니다.

"싫어...왜 여기다 이걸 그려..." 로 시작하여...딸은 정도 이상으로 화를 내며

애써 만든 본을 구겨 버립니다.

"다시 할꺼야...하지마...건드리지마..." 하면서 징징 거리기 시작합니다.

같은 반 친구들과 부모님들 보기 민망했고 창피했습니다.

딸을 잘 달래고 새로 만들기로 합니다.

 

그때였습니다.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화를 냅니다.

"손톱에 색칠하기 싫다고...왜 하냐고...빨리 다 지우라고..."

버럭 화를 내며 우리 딸내미 못지 않게 징징거립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아이도 화를 냅니다.

"왜 이걸 붙였어??? 나 이거 싫단 말이야...핑크 레이스...!!!"

징징 거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세 부모는 눈을 동시에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어색하게 웃었습니다.

"아...우리 하랑이만 그러는게 아니군요. 이 나이 아이들이 다 그러나봐요..."

"아하하...그러게요...우리 아이만 그러는게 아닌가봐요.

아 진짜 다행이다."

 

우리 아이가 뭔가 이상한건 아닌가

내가 아이를 잘못 키우고 있나...

모르긴 몰라도 저처럼...이런 고민을 하셨겠죠.

서로 안도하며 공감하며...그런 시간이 되었습니다.

 

현재 놀이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있는 친구가 놀러 왔습니다.

 

또 하랑이가 수시로 짜증내고 화를 내는 장면을 봅니다.

 

"아우....하랑이도 그러네...진짜 다섯살 아이들 너무 힘들어...

진짜 질풍노도의 시기야...예전에는 일곱살이 미운 붙었는데

요즘은 진짜 다섯살에 붙여야되...요즘 애들이 너무 빨라서 그러나...

오히러 일곱살 되면 좀 덜해지고...다섯살때 진짜 최고인 것 같아...

아직 덜 성숙하여 감정 컨트롤은 힘들고

자아는 계속되어 발달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격한 반응을 일으키곤 하는 것 같아"

 

그런가???

생각해보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이웃에 살던 아이들이 떠오릅니다.

그러고 보니 많이 새침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인사도 잘 안하고 말도 직설적으로 하고...

늘...'안 놀아' 소리를 달고 살아 4살 하랑양이 엉엉~~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럴수도 있겠네...머리로는 이해가 가고...

참고 잘 다스려주면...이 시기 역시...지나가겠거니...

조금 더 크면 좋아지겠거니...하는데...

좀 힘듭니다.

 

저한테 심술을 부리는 건 그렇다쳐도

사람들에게 못되게 굴 때...어디까지 받아주고 어디까지 체벌을 해야할지...

늘 그 수위에 대해 고민이 됩니다.

 

더욱 마음이 아픈건...딸이 사람들에게 미운 행동을 할수록

사람들의 시선은 동생에게 향하고

그럴수록 딸은 더 심술을 부리고...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지금 이 사랑스러운 나이의 아이들의 모습을 오랫동안 보고 싶은 욕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냥 훌쩍 커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내일 아침 눈 떴을때...딸은 한 8살...아들은 한 6살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