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촌빨 날리는 딸의 패션감각이 속상해
하결사랑
2010. 9. 2. 12:39
"시러...안 입어..."
"안 해...나 이거 입을거야...이거 안 입을 거라구..."
"왜? 이게 얼마나 이쁜데?
선생님이 보시면 너무 이뻐서 깜짝 놀라실 걸?"
"나 이거 입고 갈거야..."
"이건 잠옷 이잖아. 창피하게 누가 잠옷 입고 나가...이거 입자.
이쁘게 입으면 엄마가 뭐 줄까? 뽀로로 음료수 줄까??"
"시러...안 먹어..."
"그럼 이거 입을거야...난 이게 이뻐!!"
어디서 꺼내 왔는지 하랑맘이
가장 싫어라 하는 옷을 들고 있습니다.
"그냥 엄마가 고른 옷 입어...이건 나중에 입으라고..."
"엉...엉...나 이 옷 싫어...나 이거 안 입어..."
결국은 퍽....!!!! 엉덩이를 한 대 때려줍니다.
겨우겨우 딸아이를 어르고 달래고 폭력까지 써가며
옷을 입히고 신발을 신을 차례입니다.
"하랑아, 오늘은 심플하게 이 운동화 신을까?"
"싫어...난 이거 신을거야."
샤랄라 꽃달린 하얀 샌들입니다.
"오늘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이랑 공원에 간데...
하랑이 이거 발 아프다면서.."
"싫어...그래도 이거 신을거야."
"거울 봐봐...안 어울리잖아. 하얀 꽃에 흙 뭍으면
미운 신발 되니까 오늘은 운동화 신자."
"싫다고...이거 신는다고..."
또 짜증내는 하랑이...더 이상 아침부터 아이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하랑맘 일단 신발은 양보합니다.
심플하고 기본 스타일을 좋아라 하는 하랑맘.
핑크색, 레이스,케릭터등등...뭐가 붙어 있거나 그려져 있는 옷을 개인적으로 아주 싫어라 합니다.
덕분에 하랑이의 옷장 대부분의 옷은 심플한 청바지나 후드티, 기본 스타일의 면 티셔츠등이 주류를 이루고
한 두개 있는 치마도 아무 장식 없는 청치마나 흰색 치마..그나마도 치마는 거의 없군요 ㅡㅡ;
어릴 때는 엄마의 취향대로 입혀도 별 불만 없이 잘만 입던 하랑이가
이제 조금씩 멋도 부리고 자신의 취향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부터 외출 할 때마다 전쟁입니다.
집에서야 저 입고 싶은대로 입힌다 쳐도 외출할 때 입겠다고 골라오는 하랑이의 취향은
'왠만해선 양보하겠다'라고 마음 먹은 하랑맘의 다짐을 홀딱 깨 버립니다.
저도 여자애라고 어느 새 핑크색을 밝히기 시작하는 하랑이...
(핑크색을 워낙에 안 좋아라 하는 것도 있지만 까무잡잡한 피부의 하랑이는 핑크색이 잘 안 어울리기에 싫습니다.)
샤방샤방한 레이스 옷을 넋을 놓고 보는 가 하면,
최근 TV를 보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케릭터들까지...
하랑맘이 딱 싫어라하는 3박자를 고루 갖춘 취향 입니다. 개인적으로 사 주고 싶지 않았어도
아이가 눈을 떼지 못하니 '그래 집에서 입히지 머.'싶어서 샀지만 도무지 정 안가는 옷 가지들로
나름 코디를 하는 하랑이의 스탈...촌티 그 자체입니다.
칠렐레 팔렐레 자기 몸 가누기도 힘든 어린 아이에게 입히기도 그렇고
막상 입히고 싶은 스타일이 있어도 아이가 너무 어려 사이즈가 없어서 못 입혔던 옷들...!!!
사이즈 있어도 머리가 없어서 도무지 간지라고는 찾을 수 없었던 옷들...!!!
이젠 사이즈도 맞고 머리도 길었건만 본인이 거부하네요.ㅠㅠ
주변의 선배 맘들은 말합니다.
다 필요 없다고...그저 애가 좋아하고 편안해 하는 옷이 최고라고...
그래도...알면서도 받아주자 하면서도,
딸내미의 화려한 패션감각은 이 엄마의 맘을 못내 속상하게 만듭니다.
나도 이제야 좀 딸 꾸미는 재미 좀 느끼고 싶다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