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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솔직한 사용기

조선 시대의 사내커플은 이렇게 연애 했을까?



둘째 출산을 앞 두고 병원에 가져 갈 짐을 싸면서도 가방 한 귀퉁이를 차지하던 책
이 있었으니...

바로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이 책이었습니다.
아이를 낳고 훗배앓이를 하면서도 놓지 못하고 들여다 보았던 책 있었으니
그 또한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아직 회복이 덜 된 몸으로
밤새 신생아의 모유수유에 시달리며 천근만근 내려 앉는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리게 한 책이 있었으니
그건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후편으로 나온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이었습니다.

몸은 너무 피곤하고 땅속으로 푹푹~ 꺼지는 기분이 드는데 뒷 이야기들이 궁금해서
온 입안에 혓바늘이 돋고 눈 밑 다크 서클은 발목까지 내려오게 생긴 몰골을 하고서도
줄어드는 책이 아쉬워 읽다가 몇 번씩 얼마나 남았는지 가늠해 보게 했던 책이 있었으니
그 또한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이었습니다.


많은 아줌마 마음들을 설레이게 만들었던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의 원작 소설로 더 유명한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은 워낙에 많은 분들이 후기를 쓰셨으니 전
그 2탄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에 대해 써 볼까 합니다.
말이 그렇지 이 책들은 워낙에 그 앞의 내용과 뒷 이야기들이 긴밀하게 이어져 있어서
따로 놓고 말을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 같네요.

참 상큼하고 발랄하고 무겁지 않은...그냥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책들이었습니다.
등장 인물들의 심리와 상황들의 섬세한 묘사가 돋보여 읽다보면 자연스레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지고
나도 모르게 살포시 미소가 배어 나오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었지요.

드라마 '성스'를 보면서 참 안타까웠더랬습니다.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려서 시대를 넘어선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만 잘 다루었으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공연스레 금등지사니 뭐니 껴 넣어서 어설픈 역사물을 표방해 보지만
참으로 어설픈...
느낌이 너무 많이 들었었거든요.

물론 저 역시도 심한 '걸오앓이' '여림앓이' 선준앓이'를 했지만 말입니다...
마지막회에서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의 마무리를 보며
개인적으로 아꼈던 작품이 망가졌다라는 느낌에 참 많이 안타까웠었죠.
네 젊은이들의 우정과 신의를 확인하고 함께 모여
훗날의 설레임을 기약하는 원작의 엔딩만 살려줬어도 훨씬 더 좋았을 것을요.




무엇보다 아쉬운점은 어설픈 성균관과 규장각의 결합으로 밑도끝도 없는 느낌이 드는 엔딩들도 있었구요...
차라리 속편을 기약하고 성균관 이야기로만 엔딩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물론 훌륭하신 작가님들과 감독님들이 어련히 알아서 했겠습니까 마는...

책 이야기 하다가 드라마 이야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 시리즈물의 대부분의 주요 장면이 성스라는 드라마에 많이 녹아들어 가 있기에 자꾸만 비교를 하게 되네요.

제목을 보면 아시겠지만 성균관은 말 그대로 유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 이야기라면
규장각은 각신...오늘날로 치면 뭐 7급 공무원쯤 될까요?
(몇급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암튼 공무원은 맞겠지요.)
암튼 공무원이 된 4명의 주인공들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 이야기이지요.
개인적으로 성균관 이야기들을 너무 재미나게 읽었기에 규장각 각신의 이야기에 회의적인 기분이 들었던게 사실입니다.
형만한 아우 없다던데...
괜히 속편까지 보고나면 전편의 즐거웠던 기분까지 깨어지는게 아냐?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기우였네요. 정말 숨도 안 쉬고 잠도 안 자고 2편 다 읽었습니다.

여성인 대물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가랑뿐...
그렇게 둘은 규장각 안에서 아슬아슬한 연애를 합니다.
수업시간에 몰래 먹는 도시락은 더 감질맛 나고 아쉬운 법...그래서 그들의 사랑은 더 애틋하고 아름답지요.
적어도 둘은 그리 생각하지만 그녀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더 있습니다.
뭐...다 아시다시피 걸오와 여림이지요.
그들만의 공공연한 비밀을 서로 지켜주려 생기는 그들만의 애피소드는 그래서 더 특별합니다.



규장각, 조선시대 정조 대왕이 외척과 환관의 세력을 눌러 왕권 신장을 위하여 세운 기관?
제가 알고 있는 규장각에 대한 지식이었습니다.

규장각을 비롯 세밀한 주변 묘사와 각신들의 일과를 자세히 다룬 내용은
TV  역사물속의 당쟁과 모사만을 일삼는 관리들을 보았던게
전부였던 제게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오더군요.

아...정말로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이렇게 뛰었겠구나.
이렇게 공부하고, 이렇게 사랑했겠구나.
그리고 이렇게 일했었겠구나...

물론 책을 읽으며 만난 제 상상속의 젊은이들을 말하는 것 입니다 ^^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거나 깨닭음을 얻을 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애절한 사랑을 이야기 하는 책도 아니구요 눈물겨운 감동 스토리도 아닙니다.
그냥 흥겹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아침부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문득 고개를 들었을때 창 밖은 어둑어둑 해져있고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해지는 소소한 재미가 느껴지는 책??
책장에 꽂혀있는 표지만 보아도 싱그러운 기운이 가득한 책,
언젠가 우울한 날 책장을 넘기며 한바탕 웃으며 볼 수 있는 책으로 기억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