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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요리도 즐거워

시아버지 제사상에 올릴 삼색 나물 도전기.


시아버님 제사를 앞둔 어느 날...
더운 날씨에 노환에 거동이 불편하신 외할머니를 모시느라 바쁜 시어머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엄마...날씨도 덥고 힘드신데 이번 아버님 제사에 올릴 부침개와 나물은 제가 해 가지고 갈게요..."
"아이고...나야 그러면 편하겠지만 부침개는 그렇다 치고 니가 나물까지 할 수 있겠니?"
"뭐...그냥 열심히 해 봐야죠. 할머니도 잘 못 움직이시는데 엄마 시장 가시기도 힘드시잖아요"

이래이래 해서 덥석 시아버님 제사상에 올라 갈 나물과 부침개류를 자진해서 맡은 하랑맘.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꽤 성공적이었습니다.
친정이 제사가 많은 편이라 엄마가 요리 하실 때 어깨 너머로 본 적은 있어도
사실 직접 조리해 본 적이 없었기에 나물이 좀 까다롭지 않을까 고민했었는데요,

막상 해보니 들어가는 기본 양념은 다 똑같구요,
양념들을 (소금, 깨소금, 참기름, 파, 양파 등)을 넣고 볶거나 무치거나

이 둘 중 하나의 조리법을 사용하면 되더군요.

1. 도라지 나물.

지난 번 나박김치를 담그기 위해 큰 맘 먹고 샀던 3kg 짜리 굵은 소금...
없을때는 없는데로 썼는데 또 있으니 여기저기 쓰이는 곳이 많네요.ㅋㅋ
 
굵은 소금을 넣고 끓인 물에 도라지를 넣고 데쳐주면
도라지 특유의 아린 맛이 사라진다고 하네요.



위에서 말씀 드린 것 처럼 도라지는 소금물에 살짜기 데쳐 주시구요.


파, 양파, 참기름, 소금, 깨소금을 넣고 달달 볶아 줍니다.


도라지를 볶을 때 너무 푹~익히면 죽이 되버리구요,
덜 익으면 아린 맛이 강하더군요.
적당한 익힘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나물요리를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적당한 익힘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이게 좀 어렵더라구요.


2. 고사리 나물.

고사리나물의 조리법은 도라지 나물과 흡사합니다.
단지 고사리를 데칠때는 소금은 안 넣어도 된다는 정도?
마른 고사리를 끓는 물에 넣고 데친 후 찬물에 담가 둡니다.

(사실 왜 담가 두는지 모르지만 친정 엄마가 고사리 요리 하실때  본 듯 하여 그냥 따라 했습니다.ㅡㅡ;)


도라지 볶을때와 동일하게 파, 양파,소금, 깨소금,참기름을 적당히 넣고 달달 볶아 줍니다.


고사리 역시 너무 푹~익히면 정말 죽 됩니다.
적당한 익힘 정말 중요합니다.


3. 시금치 나물.

팔팔 끓는 물에 잘 다듬어진 시금치를 살짝 데쳐 줍니다.
여기서 살짝이 아주 중요해요.

조금만 지체해도 시금치는 바로 풀이 팍~~죽어버리거든요.


양념은 고사리, 도라지와 동일하나
시금치는 달달 볶지 않고 조물조물 무쳐주어야 합니다.


드디어 시금치 무침도 완성...!!!


서투른 요리 솜씨를 발휘하여 어찌어찌 삼색 나물 완성하여 무사히 제사상에 올렸습니다.
"우리 며느리 덕분에 이번 제사는 정말 편하게 잘 지냈네.
 간도 잘 맞고 푸지게 잘도 해왔구나..."
많이 부족해도 해 온 정성이 기특해서 하신 말씀이시겠지만  
시어머님 칭찬 덕분에 하랑맘의 어깨가 왠지 으쓱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