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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딸내미의 첫 소풍 준비에 분주한 엄마


우리 하랑이가 첫 소풍을 갑니다.
사실 그 동안 어린이집에서
몇 차례 견학이나 소풍을 갔었는데요,
아직 어리게만 느껴지는 딸내미를 엄마도 없이 밖으로
내 보내는 것이 영 못 미더워 한 번도 안 보냈거든요.

이번에도 안 보내려고 했는데 하랑이가

"엄마, 나도 소풍 갈래요."
"엥? 가지말고 엄마랑 놀자...그냥 쉬어..."
"지난 번에도 친구들은 뽀로로 보러 갔는데 하랑이만 안갔어요."
"그래서 속상했어?"
"네...하랑이도 갈래요."
에고...딸내미 머리가 크니 이제 자기 주장도 생기고 욕구도 생기네요.



안보내려 할때는 느긋했는데 갑자기 마음이 급해집니다.

일단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가는 것이니 원복은 필수겠네요.
그동안 별로 입을 일도 없을듯 하여 안 챙겨 받았었는데 원장님께 전화드려 원복을 받아 왔습니다.
노랑과 회색 체육복이네요.
많이 커보였는데 입으니 약간 넉넉하긴 해도 그럭저럭 잘 맞네요.
"엄마, 하랑이 이거 입고 소풍가요?"
원복을 입고 마냥 신난 하랑이 해맑게 웃습니다.


간단한 간식도 챙겼습니다.

평소 하랑이가 즐겨먹는 칸쵸와 스낵, 그리고 뽀또 입니다.
작은 지퍼백에 모아 담아주는 센스...!!!
이렇게 빵빵하게 모아 담아주면 좀 덜 부서질것 같아서요.


왼쪽은 선생님들 드릴 커피입니다.
예전에 놀이학교에서 견학이나 소풍 갈 때
엄마들이 너무 자기 아이것만 챙기면 선생님 입장에서 은근히 섭섭
하더라구요.

어떤 음료로 할까 하다가 달달한 라떼커피로 성의만 보이려구요.

오른쪽은 하랑양이 가장 좋아하는 뽀로로 음료수...
빼꼼히 음료를 보는 하랑양도 찍혔네요. ㅋㅋㅋ
"엄마...이게 뭐에요?"  알면서 뭘 묻니? 
뻔히 보이는 하랑이의 질문에 왠지 웃음이 납니다.


언젠가 마트에 갔다가 너무 이뻐서 구입한 키티 도시락...!!!
하랑이 소풍가면 도시락 싸 주려고 사 놓고선 거의 사용을 안했네요.
참 앙증맞고 깜찍하지요? ㅋㅋ
드디어 오늘 제대로 빛을 봅니다.


"하랑아, 김밥 싸줄까? 볶음밥 싸줄까?"
"어...나 김밥."
이렇게 간단하게 매뉴는 정해졌네요. ㅋ

솜씨 좋은맘들은 알록달록 이쁘고 영양가 많은 도시락 싸주던데...

손매무새 투박한 하랑맘은 그저 꼬마 김밥에,
하랑이가 좋아하는 치킨 너겟과 감자튀김, 그리고 사과 몇 쪽이 전부입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울 하랑이의 어린 동생 때문에 오래 정성을 쏟을 시간이 없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따뜻하게 싸보내고 싶은데 보온 도시락은 울 하랑이가 들기에 넘 무거울 것 같고...
그냥 이정도에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름 하루종일 분주했는데 정리하고 보니 별로 한 일은 없군요. ㅡㅡ;;


본인이 그렇게 가고 싶다고 해서 일단 보내기는 하는데...
영~마음이 놓이질 않습니다.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선생님 잘 보고 따라다니고,
친구들이랑 멀리 떨어지지 말고, 모르는 사람이 말 시키면 선생님한테 곧장 달려가고...
누가 맛있는 거 사 준다고 해도 절대 따라가지 말고..."
다짐하고 또 다짐해도 34개월 딸내미를 
처음 소풍 보내는 엄마는 하고 싶은 말도 많고 걱정도 너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