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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원룸 신혼집에 눌러앉은 시누이의 점입가경


오늘도 친구는 전화를 해서 한참을 하소연을 합니다.
바로 5년째 함께 살고 있는 남편의 동생 때문이지요.

친구는 5년 전 결혼을 했습니다.
지방 출신의 친구의 남편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이었죠.
성격도 다정다감하고 가끔은 친구를 많이 웃겨주는 위트 있는 남자...
3년 간 죽고 못사는 열애 끝에 결혼하던 친구의 모습은 아주 행복해 보였습니다.


결혼한 지 한 달 정도 후...!!!
친구는 남편의 여동생과 함께 살게 됩니다.
오빠가 결혼 전에는 남매가 함께 자취를 했는데 오빠가 장가를 간 후...
함께 살던 집의 전세를 빼서 오빠의 신혼 살림집을 장만하는데 보태고
동생은 좁은 집으로 옮기기로 했는데 아직 집을 못 구했으니 당분간만 오빠네서 신세를 진다고요..

친구가 처음 신혼 살림을 시작한 곳은 신도시의 복층 원룸 오피스텔이었습니다.
말이 복층이지...그런 스타일의 원룸 구조를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윗층은 침대 매트리스만 겨우 들어 갈 만큼
천정도 낮고 좁은 공간이고 그 2층과 1층 사이는 거의 오픈 되어있으니 그냥 원룸이었지요.

신혼부부가 사는 원룸에 얹혀 살게 된 여동생...
전 하루밤도 불편할 것 같은데 6개월 가량 그 원룸에서 둘이 아닌 셋이 신혼생활을 보내던 친구...
그래도 그때까지는 쿨 하게...
"괜찮아...아가씨가 2층 쓰고, 우린 아래 쇼파앞에 이불 깔고 자면 잘만해...
그리고...우린 둘다 낮에 일 나가니깐...주말이나 밤에만 마주치고..."

진짜 쿨~한 친구죠?
(개인적으로 전 그 가족들이 이해가 안갔지만 본인이 괜찮다니...)

암튼 그렇게 6개월 정도 살던 친구네 부부는 방이 2개 있는 빌라로 옮겼습니다.
본격적으로 시누이의 방까지 생긴 것이지요.
일단 조건은 시누이가 대학을 졸업 할 기간인 2년 동안이었습니다.

그렇게 2년이 흘렀습니다.
시누이는 졸업을 했고 취직을 했습니다.
그 사이 친구네 부부에게는 아기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누이는 친구네 집에서 나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친구도 쿨 했습니다.

아기를 생기며 친구는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와 살림만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3년이 더 흘렀습니다.
그 사이...시누이는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원에 진학했고 여전히 오빠네서 분가 할 생각은 없습니다.


맞벌이에서 외벌이
그리고 아이까지 태어나며 친구네 살림은 현저하게 빠듯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누이는 생활비를 조금도 보태지 않았습니다.
명품들로 머리부터 발 끝까지 치장 하고 다니는 건 본인이 벌어서 그렇게 쓰고 다니는 것이니 그렇다고 쳐도...
한푼이 아쉬워 아끼고 아끼며 살고 있는 친구 입장에서
매일 필요이상으로 낭비하는 물품이며 에너지 때분에 복장이 터진답니다.
각종 생필품 부터 지난 여름에는 덥다며 본인 방에 에어컨 따로 설치하고...
거실에 에어컨이 있는데 사비까지 들여가며 에어컨 설치해 놓구선 그 전기세는 누가 다 냅니까.
어찌보면 쪼잔해 보일 수도 있지만 함께 살다 보면 작은 일에서 비롯되는 오해와 스트레스가 더 무섭더라구요.
청소도 물론 하지 않고 하다못해 화장실의 휴지심 조차 몇 날 몇 일이 지나도 갈아 끼우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시골에 계신 시부모님께 시시콜콜 이 친구의 생활을 고해바치는 시누이.
부부싸움이라도 한 날이면 '너희들 싸웠다며? 왜들 그러니...'
자기가 조금 섭섭하게 느껴지는 일이 있으면
 '00가 철이 없어 조금 섭섭한가 보더라...아직 걔가 어리니 니가 잘 다독여줘라...'

등등의 전화를 받는 일 같은 며느리 입장에서 아주 부담스럽고 화가 날 것 같습니다.
말투가 곱다고 그 의도마저 고운건 아니고 백번 양보해 그 의도가 곱다 쳐도
왠지 내 결혼생활의 감시자 역할을 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생각만해도 스트레스 받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시어머니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갑자기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거야.
어제 오빠랑 한바탕 했거든...시누이 속옷을 빨아서 개는데 갑자기 복장이 터져서...
오빠한테 공연히 짜증부렸거든...지때문에 싸우는지도 모르고 또 쪼르르 가서 일렀나부지..."



사실 애초부터 이해가 안갔습니다.
예전에는 다 단칸방에서 식구들 복닥복닥 살았다지만 그때는 워낙에 없던 시절이었으니 그랬지
원룸에서 신혼 살림 시작한지 한 달만에 여동생이 껴서 살기 시작한 것 자체부터 말도 안된다 싶었습니다.
밉다밉다...올케의 일거수 일투족을 고자질까지...!!

처음에는 쿨하고 너그러웠던 그 친구 점점 지쳐가는 것이 보입니다.
그렇게 죽고 못 살던 남편과 매일 싸우는데 그 둘이서만 싸운다고 정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젠 그 친구의 전화를 받고 나면 참 복장이 터집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성격 좋고 쿨~하기로 유명했던
그녀가 점점 까칠하게 변해가는 모습에 자꾸만 속상해 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