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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최고의 센스를 자랑하는 아빠의 한복 코디법

지난 추석, 동생을 본 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아
3년 평생(?) 가장 우울하고 슬프고 혼란스러운 명절을 맞은 하랑양.
그런 하랑양이 안쓰러운 아빠는 처음으로 딸내미와 단둘이 외출을 시도합니다.


폭우에 가까운 빗속을 뚫고 딸을 데려간 곳은 바로 시장 한 켠에 있는 한복집.
그 곳에서 아빠와 딸은 예쁜 옥색 저고리에 핑크빛 치마를 골랐습니다.


하랑이 아빠가 말하는 이 한복의 핵심 포인트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멋을 풍기는 헤어벤드와
보통 속치마보다 무려 15,000원이나 더 주고 산 풍성한 속치마라고 합니다.

진정한 멋쟁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이 더 화려해야 한다나요?
(솔직히 소심한 하랑맘은 배보다 배꼽이 더클 속치마를 선택하기엔....많이 망설였겠지요.)


황진이가 살아온들 이리 고울까요?
생전 처음으로 한복을 입어 본 딸의 얼굴에도 입가에 미소가 떠오릅니다.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엄마에게 한복을 입고 보여줍니다.
잠시나마 밝아진 딸내미의 모습에 엄마도 웃음이 났었지요.
한복이 참 잘 어울리는데 진작에 사줄것을...


"와...우리 딸 너무 이쁘다..."
엄마의 말에 쑥쓰러운듯 미소를 짓는 우리딸...!!!


생각해보면 지난 추석은 36개월 짧은 생(?)을 살아 온 우리딸에게
가장 가혹하고 슬픈 명절이었을 것 입니다.
동생을 보고 한 달 가량을 대부분의 밤마다 숨죽여 울며 잠들었던 딸의 모습이 지금도 눈 앞에 선하네요.
그런 딸을 보며 느꼈던 엄마의 쓰라린 마음 또한 아직도 생생합니다.


물론 지금은 울면서 잠드는 일은 없습니다.
동생이 이쁘다고도 하고 엄마의 사랑을 나눠야 하는 것도 많이 익숙해 졌습니다.
가끔은 그게 힘들기도 하겠지만...
지난 동생을 만난지 일주일도 안 되었던 지난 추석...때...
그때처럼 충격적이고 절망스러운 기분은 아닐 것 입니다.



덕분에 추석뿐만아니라 크리스마스 재롱잔치 때, 1월 하랑이 생일 때,
이번 구정 때~여러모로 잘 입고 있습니다~
아빠가 안 사줬으면 정말 큰일 날 뻔 했습니다 ^^


세상의 모든 처음이 의미가 있겠지요.
동생때문에 부모의 사랑이 반으로 줄은 것이 아니라
그저...딸을 생각하는 주머니 외에 아들을 생각하는 새로운 주머니가 늘어 난 것이라고...
동생이 생기기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사랑한다고 전해주고 싶습니다.


P.S 주부가 바쁜 명절이라 저도 많이 바쁘네요.
왠지 피곤해서 내일은 쉴까 하다가
설이 돌아오니 딸내미가 많이 힘들어했던 지난 추석때가 생각나 올립니다.

댓글은 안 달아 주셔도 되구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행복한 명절들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