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랑이네 엿보기/요리도 즐거워

결혼 5년 만에 처음 담근 5가지 맛의 김치

어느 날 집안으로 날아든 전단지 한 장...!!!
바로 근처 마트에서 김치거리들을 폭탄 세일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결혼 한지 횟수로는 5년, 만으로는 4년이 되도록 김치는 친정이나 이모네서 가져다 먹고는 했기에
이런 전단지는 저에게 관심 밖이었는데...
이번에는 언젠가 이모네서 가져 온 겉절이를 먹으며 "난 이상하게 새 김치가 맛있더라..."
라고 말하며 맛있게 먹던 남편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새 김치는 누구나 맛있지요. 담그기가 힘들어서 그렇지...ㅡㅡ;;
잠시 고민을 하다가 아들을 들쳐메고 마트로 갔습니다.

그리고 미친듯이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요리 블로거분들과 가까이 지내다 보니
되도 않는 자신감이 생겼던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치 그 고수분들의 요리가 제 것인양...ㅡㅡ;;;

어쨌든 재료들은 사왔는데...일이 좀 커졌습니다.
기왕에 하는김에 평소 먹고 싶었던 김치들까지 다 만들어 볼 요량으로
 장바구니에 여러가지 담았더니...ㅠㅠ


어릴적 어깨너머로 보았던 엄마가 김치 담그시던 모습들 떠올리고
잘 기억이 안 날때는 이웃분들의 블로그를 뒤져가며 김치 담그기 돌입.

제일 먼저 나박김치에 도전...이 건 처음 담가보는 건 아니고 몇 년전에 딱 한 번 담가보았습니다.
재료들 (배추,무,사과,미나리,쪽파)을 납작납작 적당한 크기로 자릅니다.


채에 고추가루를 얹고 그 위에 살살 생수를 뿌려서 김치 국물의 맛과 색을 냅니다.


그리고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추면 됩니다. 아주 쉽지요?
취향에 따라 설탕을 약간 넣어주어도 되는데 전 그냥 소금만 넣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배란다에 약 이틀 두고 익혔더니 아주 시원한 나박김치가 되었습니다. ㅋ

참...그리고 채에 남은 굵은 고추가루들은 김치 속 재료로 넣어주면 됩니다.
그래서 나박김치를 가장 먼저 담궜구요 ^^


이번에는 절이는 과정이 필요한 배추, 오이, 무...김치들...
일단 적당히 썰고 씻어서 굵은 소금을 뿌려둡니다.


재료들이 절여지는 동안 김치 속을 만듭니다.
먼저 양파,까나리 액젓,마늘을 믹서기에 갈아서 넣었구요
고추가루,마늘, 새우젓,찹쌀풀,깨 기본 양념들을 잘 섞어준 후
미나리, 쪽파, 부추 등을 넣어 버무려 줍니다.
이 양념들을 잘 나누어 파김치, 배추김치, 깍두기를 담궜습니다.
일타삼피? ㅋㅋㅋ
한 가지 양념으로 세 가지 김치 만들었지요.


자...먼저 절인 배추를 깨끗하게 행구어준 후...기본 양념에 버무렸습니다.
포기 김치를 담글까 하다가...
아무래도 그건 아직 제 내공이 안 될 것 같기에 그냥 겉절이로 담궜습니다.



위에 있는 같은 양념으로 파를 버무립니다.
파는 따로 절이는 과정은 거치지 않았습니다.
파김치가 잘 익으면 주말에 맛있는 닭죽과 함께 먹겠습니다. ㅋㅋ


자자...계속 같은 양념들어갑니다.

잘 절여진 무우를 행구어 준비 된 양념들과 버무려 줍니다.
그렇게 깍두기 완성입니다.

개인적으로 설렁탕 집에서 나오는 깍두기의 감칠맛을 좋아하여
비법을 알아봤더니 뉴슈가가 답
이 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집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설탕만 약간 넣었습니다. ㅡㅡ;;


오이소박이를 정말 좋아하는 하랑맘...
내친김에 도전 합니다. ㅋㅋ
위의 세가지 김치에 들어간 양념처럼 양파, 마늘, 까나리 액젓을 갈아 넣었구요,

고추가루, 부추, 깨를 넣어 기본 양념을 만들었습니다.
잘 절여진 오이를 헹구어 소금기를 뺀 다음
준비된 양념들을 겉과 미리 칼집을 넣어둔 오이 사이에 골고루 넣어줍니다.


이렇게 5가지 맛의 김치를 담궜습니다.
나름 분주하게 몇 시간동안 움직였는데
이리 순서들을 정리하다 보니 왜 이리 간단해 보일까요 ㅡㅡ;;

아쉬운 점은 다른 요리 블로거분들 처럼 이쁜 사진들을 못 찍겠더라구요. ㅠㅠ
이쁘고 먹음직스럽게 꾸미는 것도 잘 못해서 그냥 투박하게 담아 보았습니다.
생긴건 그냥 그래도 맛은 아주 쓸만하답니다 ^^


남편에게 자랑도 했습니다.
"이 것 봐라...내가 김치 담궜다...많이 했지? 나 진짜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
"그니깐 적당히 해야지...힘들게 뭘 이렇게 많이 했어...오~~맛있네"
새로 담근 김치에 고추장, 참기름, 달걀 후라이를 넣고 쓱쓱 비벼
맛있게 먹는 남편을 보니 정말 뿌듯했습니다. ㅋㅋ

"있잖아요...저...김치 담는 여자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