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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육아로 망가진 아내, 송지효로 변신 시킨 남편

둘째 낳고 자꾸만 빠지고 축 쳐지는 머리...
그저 뒤로 훌러덩 넘겨 질끈 묶고 다니는게 하랑맘의 고정 헤어 스타일이었습니다.

봄이고 산뜻한 변신이 너무나 하고 싶지만 껌딱지 아들은 좀처럼 떨어지질 않으니 엄두도 안나고...
매일 투덜대며 애니카~ 광고에 나오는 송지효의 산뜻한 단발을 보며 
'이쁘다, 나도 머리 하고 싶다' 라는 말을 몇 번 했었지요.

그냥 한 말이었는데...남편은 귀담아 듣고 있었나봐요 ^^


회사에서 스타일 좋은 여직원에게 조언을 얻어 청담동의 한 미용실을 알아두었더군요.
5월 21 토요일, 부부의 날...!을 D-day로 잡았으나
아이들 때문에 토요일 보다는 한가한 일요일이 나을 것 같아서

오늘 5월 22일로 날을 잡았다네요. ㅋ


사실 전 부부의 날이 있는 줄도 몰랐고 남편도 당연히 그러리라 생각했는데 역시 남편은 섬세했습니다.
그렇게 찾아간 깔끔하고 도시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청담 이지현 에뜨왈~!!!


간단한 간식과 차...그리고 설문지를 주십니다. ㅋㅋ
되고싶은 이미지...주저 없이 발랄하고 큐트하게에 동그라미를 크게 쳤습니다.
오..고객의 기호까지 미리 파악해 주시는 세심함에 아주 기분 좋게 변신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특별 게스트는..저희 언니 입니다.
좀 큰 딸과는 잘 노는데 아들과는 별로 안 친한(?) 아빠 혼자 장시간 머리를 하기는 힘들 듯 하여
언니의 변신까지 책임지는 조건으로 초빙했습니다.
유난히 뜨고 구부러지는 앞머리가 컴플렉스인 언니...
앞 머리에 바짝 신경써서 아무나 따라 할 수 없다는 
 앞머리 죽이기 신공을 제대로 발휘하시는 디자이너 쎔이십니다.

손길...아주 섬세하신거 보이시나요? ㅋ


아이낳고 더욱 푸석푸석해진 머리결에 영양을 듬뿍 주시면서 제가 원하는 송지효~ 스탈로 변신 시도...
으...바다보다 넓은 제 이마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프랑케슈타인이 따로 없네요. ^^;;;


마지막 마무리까지 꼼꼼하게 신경써 주십니다.


앗...전 머리 스타일만 바꾸는 줄 알았는데...메이크업 까지 예약이 되어 있었답니다.
하루쯤은 원없이 꾸며보라는 남편의 특별 배려입니다.
덕분에 웨딩촬영과 결혼식 이후로 처음으로 전문가의 손길을 느껴 봅니다. ㅋㅋ


그 사이...아이들은 이모랑도 놀았다가, 원장님이랑도 놀았다가...엄마 옆에도 붙어 있다가...


그래도 심심하면...미용실 마당에도 나가 놀면서 지루함을 달래 봅니다.


이렇게 저의 무거운 긴 머리는 상큼한 단발 머리로 환골탈태 했습니다.
보기에도 한결 가볍고 산뜻해진 느낌이지만...
실제로도 정말 가볍습니다.  ㅋ


저희 언니도 한 5년은 어려지고 지적인 느낌으로 변신 했습니다.
아이들 보기 힘들었을텐데...
공짜로 머리하고 오랜만에 동생과 조카들 얼굴도 보니 마냥 좋다고만 합니다. ㅋ



초등학교 3학년 때인가?
머리에 이 생겨서 엄마 손에 이끌려 독한 퍼머약 뿌려 뽀글이 퍼머를 한 이후로
거의 23년만에 언니와 함께 미장원에 온 것 같네요.
자타 공인하는 죽고 못사는 자매로 친하긴 친한데...
생각해보니 함께 머리를 하러 와 본 기억은 없었네...신기하게도요.

 


매일 육아에 치이며 자신을 꾸밀 엄두를 내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자리를 마련해 준 남편...
언제나처럼 남편의 세심함은 감동입니다. ^^ 


미용실에서 나와 맛있는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식사 포스팅은 나중에 따로 하기로 하고...!!! ㅋㅋ

우리는 소시민이기에 영화나 드라마 처럼 머리부터 발 끝까지 변신은 못했습니다.
딱 얼굴까지...그래도 정말 기분이 좋고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하루종일 쇼윈도우만 있으면 은근히 비춰보고 오랜만에 셀카도 마구 찍어 보구요. ㅋ


송지효 머리 따라하고 싶었는데...
잘라놓았던 앞머리도 있고 머릿결이 달라서 똑같이는 못했습니다.
아니...사실은 원판이 달라서 못했지요.

압니다....!!!!!
정말 많이 다른거...그러니깐...욕하지 마세요.

꼬질꼬질한 아줌마 화사하게 변신 시켜주신 것도 감사한데
4명의 아이들이 휘젓고 다녀도 얼굴 한 번 안 찌푸리시고 친절하게 웃으면서 응대해 주신
이지현 에뜨왈 원장님을 비롯 여러 디자이너 쌤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

항상 아이들 꾸미기 바쁘고 아이들 사진찍기 바쁜 엄마...!
가끔은 이렇게 변신도 해보고 제 자신의 사진을 찍어보는 기회를 갖는 것...
한참 동안 행복할 기분 전환이 되는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