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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요리도 즐거워

철부지 며느리가 처음으로 혼자 차린 소박한 제사상


시아버님의 제사를 맞이하야 제사상을 차려보았습니다.
원래는 시어머님 댁에서 제사를 지냈었는데
시어머님께서 모시고 계시는 외할머니께서 몸이 아프셔서 이제부터 저희가 지내게 되었습니다.

"친정이 아버지가 장남이시라 제사도 많이 지내고 잔치도 많이 치르고...
그래서 대강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어머님께도 배웠잖아요..."
큰소리 땅땅 치긴 했는데...
대부분 친정 어머님이나 시어머님께서 다 준비해 놓으시면 시늉만 했던터라...

걱정이 앞서긴 했습니다.

분노의 검색질도 하고 예전의 상차림들을 떠올리며 나름 준비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왠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삼색전...
두부, 동태포, 동그랑땡...살짝 소금뿌러셔 간 해놓고,반죽도 하고


지글지글 열심히 부쳤지요.


너무 양이 적은가요?
제사라 하여도 시댁이 일가친척이 많지 않아서
딱 저희와 시어머님만 계시기에 많은 양을 하지는 않습니다.
정말...딱...한접시씩...ㅋㅋ


조물조물...데치고 무치고 볶고...세가지  나물도 만들었습니다.


제가 시집오고 난 다음부터는 두텁고 먹기 뻑뻑한 산적 대신 쇠고기 불고기로 대체하였습니다.
이래뵈도 불고기 양념 사다가 부은거 아니구요,
나름 참기름, 간장, 올리고당...등등을 넣고 제가 양념까지 다 만들었습니다.
맛은...ㅋㅋㅋ 나름 아주 쓸만했어요 ^^


난생 처음으로 조기도 쪘습니다.
많은 생선들은 생략하고 딱 조기 한가지만 찌는데
항상 자반 생선 튀기기나 해보았지 생선은 처음 쪄 보는데...맛은 어떨지...ㅡㅡ;;


고기와 두부 넣고 탕국도 끓이고...



 

제사상에 올릴 나박김치도 담궈 놓았습니다.
사실...이 김치는 구색 맞추기로 맛은 책임 못진다는 심정으로 담궜는데...
제법 시원한 물김치 맛이 나더라구요. ㅋㅋ


 


 

갑자기 제사를 모셔오게 되어서 미처 제기도 마련하지 못하고...
혼수로 해 왔던 접시들 모두 꺼내어 흉내만 내었습니다.
간이 맛는지...맛이 있는지 없는지...그래도...
시아버님, 그리고 증조 할머님, 할아버지...
서툰 솜씨나마 흉내라도 내어본 어린(?) 손주 며느리의 정성을 곱게 보시어
맛나게 드시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어설프긴 하여도 생전 처음으로 장부터 상 차림까지 혼자 해놓고 나니 어찌나 뿌듯하던지...
"제사상까지 꼭 찍어야 겠니...제기도 제대로 안 갖춰서 차렸는데...."
라는 남편님의 핀잔을 뒤로 하고 기념 촬영까지...찍었습니다. ㅋ


비가 정말 또 많이 오네요.
하늘에 구멍이라도 났는지...
부디 별 피해없이...빨리..이 비가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행복한 8월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