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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딸의 눈에 비친 엄마의 이미지, 부끄러운 이유

요즘...게임에 푹~~빠졌습니다.

워낙에 결혼 전에도 게임을 좋아라 했지만...

육아와 살림에 치어 게임을 할 엄두는 전혀 못내고 있었는데

스마트폰이 생기고 다양한 어플이 생기면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었죠.

 

물론...쉽게 중독되는 저의 성향을 스스로도 아는지라...자제하고 자제하였는데

이건 어쩔 수 없이 빠져들었습니다.

 

혹시...아실랑가요?? '애니팡'

국민 메신저가된 카카오톡의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요...간단한 퍼즐게임...

이렇게 순식간에 중독이 되어...틈만 나면 붙잡고 앉아있곤 합니다.

 

일단 한 판에 1분 밖에 소요가 되질 않아 짬짬히 하기 좋고

카톡 친구들과 은근한 경쟁심이 유발되고...

무엇보다...아주 단순한데 정말 재미있단 말이죠. ㅡㅡ;;

 

하고 싶다고 마구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하트라는 아이템이 필요한데...

대략 한 시간 기둘리면 한 다섯판 할 수 있으니...양껏 할 수 없는 아쉬움이란...ㅠㅠ

이런저런 이유로...긴 시간은 아니지만...

때때로...틈틈이...그 하트가 충전되면 핸드폰을 붙잡고 게임을 하게 되었죠.

 

잠깐이니 뭐...이런 생각에 아이들이 있을때도 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 일주일 정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일요일 오전...아침... TV에서 나오는 CF 로고송을 24개월 아들이 흥얼흥얼 따라 부르더군요. 

"에고...말도 못하는 애가...저걸 따라하네..."

"그러니깐...평소에 엄마가 얼마나 TV를 많이 보면..."

남편은 공연스레 퉁을 놓습니다.

 

"내가 무슨 TV를 보냐...

난 EBS 외엔 TV 잘 안켜거든...주말내내 아빠가 틀어놓은거 듣고 배운거지..."

 

저의 반박에 남편은 딸을 봅니다.

"딸 생각은 어때?? 엄마가 TV를 많이봐? 책을 많이 봐??"

딸은 곤란한 미소를 지으며 엄마의 눈치를 살핍니다.

질문의 시작은 아빠였지만 문득 아이들의 눈에 비친 엄마의 이미지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엄마 기분 안나빠할게...진짜 네가 보기엔 엄마가 책을 봐? TV봐?"

 

솔직히 말해도 되나?? 싶은가요?

딸은 여전히 빙글빙글 곤란한 미소만 짓습니다.

"괜찮다니깐...엄마가 어때?"

 

"음..엄마는 게임을 많이 하지..."

 

 

 

컥....게임을 많이 하지...게임을 많이 하지...게임을 많이 하지...!!!1

 

내가 하면 얼마나 했다고....라고 하고싶지만 솔직히 요즘 심했습니다. ㅠㅠ

게임 아이템인 하트 몇 개 얻어보겠다고 주변 사람들까지 다 초대해서

친구들은 물론

나이 50이 넘은 이모와 고모들도

눈이 빠져라 새벽까지 게임에 열중하게 만들었습니다.

 

내 주변의 지인들은 도대체 나에게 그렇게 용건들이 없는지

도착하는 카톡은 온통...하트뿐인지는 오래되었습니다.

카톡 페이지를 열면 한페이지 전체가 하트 물결입니다. ㅡㅡ;;

 

누군가가 나를 뛰어넘는 랭킹을 갱신하면 또다시 승부욕은 불타오르고...

 

몇 일에 불과한 시간이었지만...어린 딸의 눈은 정확했습니다.

에잇...이노무 어플 지워버리던지 해야지...

엄마로써 낯 부끄러워서 살 수가 없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