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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육아만 6년, 경력단절 주부의 현실을 실감하다.

 

 

 

   2013년 10월 17일 날씨: 눈부심

 

 

도대체 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ㅋㅋㅋㅋ

매일 출근하다시피...댓글 하나에 울고웃고...몇 년을 그리 지냈건만...

올 한해는 블로그를 아예 잊고 지냈다.

그냥 쉬고 싶기도 했고....바쁘기도 했다.

 

지난 4월부터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취업성공 패키지" 라는 것에 도전을 했다.

쉽게 말해...취업을 원하는 많은 청,중장년층에게 직업 교육을 시켜주고

교육비는 물론 훈련 수당까지 지원해주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ㅋㅋㅋ

(언제 기회가 되믄 한 번 소개를...^^;;; 인터넷에 치면 뜨는 광고 말고 생생한 체험 후기...ㅋㅋ)

 

가족들의 희생을 발판삼아 기왕에 돈 받고 공부하는 것

열심히 해보자 싶어 평생 가장 진지 모드로 공부에 임했다.

도전 분야는 "직업상담사"

 

직업상담사 2급 필기, 실기...

평일 4시간씩 교육을 받고 주말 남편의 희생(육아독박)을 발판삼아

동차 (필기, 실기를 한 번에 합격한 것을 이 세계에서는 이리 불렀다.) 합격했다.

고로...한 번에 빛나는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품에 안았다.

 

 

 

 

 

(이건 자랑이다. ㅋㅋㅋ)

 

이것만 따면 다 되는 줄 알아는데 또 이런 분야에는 컴퓨터 자격증이 기본이라네...

대략...대강 컴을 다루기는 하지만서도...이렇다할 자격증은 없는 하랑맘...

직업상담사에 이어 ITQ에 도전했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주관하는 자격증으로써

내가 도전한 분야는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세 과목 모두 트리플 A를 받으면 취득하게 되는

ITQ 마스터 자격증....!!!

 

이 역시 가족들의 희생을 담보삼아..트리플 A를 기록하며 가볍게 취득했다.

 

 

 

 

 

처음 "취업성공패키지"에 도전할 때만해도 취업에 큰 뜻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뭐든 배우면 남겠지...싶어서 도전했는데...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막상 시작하니 욕심도 생기고 이 자격증들만 다 따면 세상에 못 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자격증을 따고 보니 취업 욕심이 불끈불끈 솟아 올랐다.

야심차게 이력서를 써서 냈다.

초보자 주제에...경력단절이 6년 씩이나 되었으면서...

이력서만 내면 다 뽑아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내가 하고자 마음을 안 먹어서 그렇지 하고자 마음을 먹으면

당연히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쇄도할 줄 알았다.

 

결론은...한 세 곳 정도 이력서를 내었는데...

지금껏 아무곳에서도 연락이 없다.

 

 

경력자 뽑는다는데 염치도 없이 초보가...이력서를 디밀었고

꼴에 집에서 가까워야 한다, 아이들 때문에 야근 주말 근무 절대 불가다...

출퇴근 시간도 일정해야한다...

월급은 내가 일을 하게 됨으로써 아이들의 육아를 나누어 주실분께

일정부분 나누어 드리고도 얼마간 남아야 할 정도...

가리는 것도 무지 많았다.

 

하지만...내가 뭐 그리 큰 일을 할 것이라고...

가정과 아이들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직업전선으로 뛰어들기에는

무리수가 너무 많았다.

아직 절실함이 부족했던 탓일까??

 

그리하여...훈련기간이 끝나고 한 달째...

백수(?) 놀이를 하고 있다.

직업훈련 받기 전에는 그냥 일상이었는데..

여전히 해야할 살림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아이들은 시시때때로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건만...

갑자기 백수가 되어버린 이 기분은 무엇?? ㅜㅜ

 

참...나름 '컴퓨터 활용능력2급' 이랑 '워드프로세서 1급' 시험을 도전하기도 했다.

인터넷 찾아보면 누구는 하루 공부하고 붙었대고...누구는 이틀공부하고 붙었다던데...

나만 돌X가리인가....ㅠㅠ

봐도봐도 모르겠는 2주간 이론서들 억지로 외워서

겨우겨우 필기 합격해 놓고...

또 일주일 바짝 연습해서 실기에도 도전했다.

 

그동안의 자격증 시험들을 나름 가볍게 패스한 자신감으로 쉽게만 생각했던지...

워드프로세서는 시간 부족으로 보기 좋게 낙방했고...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보나마나 떨어질 점수 ㅠㅠ)

컴퓨터활용능력은 그냥저냥 합격점수는 나올듯 하여...

기대를 가지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어제는 이력서를 넣어놓고 내심 기대하고 있던 한 기관의 원서접수 마감일이었다.

아직도 연락은 오지 않는다.

또 서류에서 떨어졌나부다.

괜찮다...괜찮다...급하게 마음 먹었던거 아니잖아...하면서도 내심 씁쓸하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나만 노력하면 모든 일이 쉽게 다 풀릴줄 알았다.

내가 가겠다고 하면 많은 기관들에서 두 팔 벌려 환영해 줄 줄 알았다.

올 한 해 동안 평생 한 공부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하면서 보냈다.

 

마음은 아직도 20대 청춘이요...

맡은 일을 열심히 성실하게 최선을 다 할 자신이 있는데...

사회에서 보기엔 6년 동안 집구석에서 썩어버린 아줌마...에 불과한 걸까...

최선을 다 할 사람보단...당장에 와서 보탬이 되고 일을 잘 할 사람이 필요한 것이겠지...

 

 

 

 

괜찮다...그 6년 동안 난 세상에 없던 생명을 둘이나 낳았고

그 천둥벌거숭이들을 점점 사람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

사회에서 그 공을 인정해주지 않아도 나만 바라보는 이 아이들이 있으니 외롭지 않다.

 

비록...6개월 동안 접속조차 하지 않아 휴면계정 처리가 되었었지만...

나에겐 하소연 할 나만의 공간이 있으니...

내 블로그에겐 미안하지만...ㅋㅋㅋ

존재만으로 고맙고 기쁘다.

 

 

그리고...다시 도전해야겠다.

일단 떨어진 워드프로세서부터 다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