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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솔직한 사용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 하모니



현행법상 여성 수용자가 교정시설에서 출산 할 경우,
유아를 교정시설 내에서 양육할 수 있는 기간은 18개월 까지로 제한 한다.





의처증이 심한 남편의 상습적인 구타와 폭력에 시달리던 정혜(김윤진),
여느때와 같이 만삭의 몸으로 구타를 당하던 정혜는 저항하다 우발적으로 남편을 살해하게 되었다.
옥 살이를 하던 중 민우라는 예쁜 남자 아이를 낳았고 민우는 18개월이 될 때까지 함께
수감중인 여성 죄수들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랐다.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가고 어느 덧 18개월이 된 민우와 헤어질 시간이 가까워져 온다.
해맑기만한 어린 민우를 떼어 놓아야만 하는 정혜의 절절한 모정과 쓰라림을 온 몸으로 연기하는 김윤진...

내가 만약 결혼을 하지 않았고 아기가 없었다면 이 영화가
그렇게까지 가슴 아프고 슬프게만 다가오지 않았을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결혼을 했고 어린 딸이 있다.
그 딸을 향한 애틋한 모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할 수 있기에 
이 영화 속 인물들의 사연과 아픔들을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의붓 아버지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던 유미,
어느 날 또 성추행을 자행하려는 의붓 아버지에게 저항하던 중 우발적으로  살해.


잘나가던 음대 교수님 문옥,
믿었던 제자와 남편의 외도 현장을 목격하고 배신감에 치를 떨던 그녀는 우발적이긴 했으나
의도적으로 남편과 제자를 차로 치어 죽게 만든 죄로 사형을 구형받은 사형수이다.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살인자라는 죄목을 가진 그녀들이지만
죽은 그 사람들에게 전혀 동정의 가치가 느껴지지 않는다.
어찌보면 '죽어도 싸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만큼...
왜 그런 놈들이 세상에 나와서 행복하고 멀쩡하게 살 수 있는 그녀들의 인생을 망치고
살인자라는 죄명을 만들었을까...


모두 저마다의 아픔을 간직한 그녀들...
살인, 절도, 사기...각기 죄목도 다르고 죄질도 다르지만 그녀들의 죄를 묻기 이전에
죄를 지은 사람과 죄를 짓게 만든 사람 중에 누가 진짜 죄인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에 있지만 노래를 통하여 세상에서 가장 밝고 아름다운 희망을 배우는 이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