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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예상보다 심각한 5살 딸의 동생 스트레스, 충격

오늘은 하랑이와 브레인 스쿨에 가는 날...

아침 일찍 준비를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센터에 도착했습니다.

 

브레인스쿨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하랑양...

"엄마...오늘은 브레인스쿨 끝나고 더 놀다 간다고 떼 안쓰고

어린이집에 바로 가서 밥도 잘 먹을게요..."

 

종알종알...차에서도 내내 입을 쉬지 않습니다.

 

 

 

70분간 진행되는 수업이 끝나면 11시 30분, 어린이집 점심 시간에 맞추어 도착하려면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수업이 끝난 후에 이루어지는 브리핑을 잘 듣지 않습니다.

시간도 없기도 하거니와

친한 동료이자 친구인 별님방 쌤...

 회원모와 선생님 관계로 마주 앉아 있는 것이 왠지

어색하고 민망해서요. ^^;;

 

오늘도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쁘게 움직이려는데

왠일로 선생님이 붙잡습니다.

 

"하랑이 어머니...오늘은 좀 보고 가셔야 할 것 같은데요..."

"오늘 기분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하랑이 이야기는 온통 한결이...한결이네요."

 

 

 

원래는 멤버가 3명인데 오늘은 한 친구가 빠져서 희주와 하랑이 둘이 수업을 받았습니다.

얼굴 표정을 보고 어떤 기분일지...왜 기분이 안좋을지...

다양하게 이야기를 해보고 나는 언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 내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수업의 내용이죠.

 

선생님 말씀처럼 하랑이의 말은 온통 한결이네요.ㅡㅡ;;

 

 

하랑이가 기분이 좋을때...

 

한결이 두고 엄마랑 아빠랑만 놀러 갈때.

이모가 놀러 왔을때

장한결 레미안에 있는 어린이집 갈때

한결이 잘때....

컥....!!!!

기분이 좋을때이지만...역설적으로 보면...

한결이의 존재감이 사라질때...하랑이는 기분이 좋네요.

충격적이네요 ㅡㅡ;;

스트레스가 심한 건 알았지만...

 

일이 있을때 마다 어린이집에 가는 한결군...

늘 동생에게 치이는 딸이 안쓰러워

가끔 일이 없어도 동생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대신 하랑양이 어린이집을 쉬었습니다.

그렇게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몇 번 만들어 주었더니

그게 그리도 좋았나 봅니다.

 

자주 시간을 갖어야 하나?

 

화날때는 한결이가 때릴때...뭐...이건 이해 합니다.

 

 

 

 

하랑이가 울때 (슬플때를 말하는 것이죠.)

넘어져서 피날때.

동생이 브레인 스쿨 책 찢을 때...

 

워낙에 누나의 물건을 잘 망가뜨리는 한결군이니...

사실 엄마는 잘 기억도 안납니다.

그럼에도 하랑이는 슬펐다고 기억을 하네요.

 

재미있는건 제일 아래 희주의 대답이네요.

강낭콩이 죽었을때 슬펐데요 ^^

식목일 날 행사로 브레인스쿨에서 강낭콩을 심었었는데

그 강낭콩이 죽었다네요.

벌써 이리 감정이 세분화 되었네요. 귀여워랑~!!!

울 집은 잘 자라고 있는데...담에 희주 초대해서 보여줘야 겠어요 ㅋ

 

놀랄때도 한결군은 또 등장 합니다.

장한결이 물때, 때릴때, 꼬집을때...

놀라면서 화도 나고 슬프기도 했겠죠...

 

 

동생 스트레스가 심한 것은 익히 알고 있었기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건만...

직접 눈으로 확인이 되니 미안하고 안쓰럽고 충격적이네요.

알죠...저건 당장에 생각났던 것만 이야기 했을뿐...

실제로는 늘 누나를 따라다니며 빼앗고 때리고 괴롭히고...

그래서 동생에게 화를 내면 또 누나라서 혼이 나기도 하고 말이죠.

 

한창 말을 배우기 시작하고 늘 혼자만 행복해서 싱글벙글 웃고 다니니

어른들의 귀여움과 관심이 동생에게 쏠리기 마련이어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때도 많겠지요.

 

 

 

자유로운 감정 꾸미기...

그래도 웃는 얼굴이네요.

예전에 수업 했을때 화내는 표정 짓는 얼굴 만드는 아이들도 보았는데...

지금 심리상태가 좋아 다행입니다.

벌써부터 왕자님을 기다리는 딸내미의 마음도 엿볼 수 있구요.

 

 

어쨌든 브레인스쿨에 다니길 잘 했습니다.

교사시절 수업을 하면서도 참 좋은 수업이다 했는데...

엄마가 되어 보아도 좋으네요...

학습적인 부분 다 둘째치고...

이런 기회 아니면 언제 이리 아이의 입장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보겠어요.

아이 입장에서도 누군가가 진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경험...

틀림없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물었습니다.

"하랑이는 한결이 덕분에 좋았을 때는 없었어?? 다 없을때만 좋았어??"

뒷끝 있으면 안되는데...쿨하지 못하게스리...엄마는 뒷끝 작렬입니다. ㅋ

"글쎄...난 한결이 있을때 아무리 좋아도 그냥 없을때가 제일 좋은데..."

 

빨리 둘의 앙금을 풀어 줄 계기가 필요할텐데...

그건 그냥 두 아이 모두 자라서 대화로 해결 할 수 있을때...나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