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4세로 하랑맘과 딱 띠동갑 차이인 우리 막내이모.
불과 6년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주부로 벌이라고 해 봐야 흔히들 농담으로 말하는 인형 눈알 붙이기, 구슬 꾀기 등의 부업을 하는 정도였지요. 하지만 평소 배움에 대한 욕심이 많은 이모 딸내미를 어느 정도 다 키우며 시간이 많아지자 각종 문화 센터, 학원들을 다니며 자격증들을 섭렵하기 시작했지요.
한식,중식,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시작으로 풍선 아트,페이스 페인팅,헤나,피오피,포크아트 등등....
평소에도 손재주가 좋았던 이모는 양 어깨에 날개를 달고 날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평일에는 문화센터나 도서관등에서 하는 피오피,페이스페인팅,풍선아트등의 강의를 하시고 주말에는 돌잔치 상차림과 풍선 장식, 페이스페인팅,헤나 등의 행사를 하느라 눈 코 뜰새 없이 바쁘기만 합니다.
행사 많고 강의 많은 달에는 500 벌이까지 되고 요즘처럼 시국이 안 좋아 행사가 많이 없는 달에도 2~300정도 선을 유지 하면서 본인 생활에 크게 지장 받지 않으니 주부 부업으로 이 만한 일은 없지요.
물론 하루 아침에 그렇게 된 건 아니구요 그만큼 끊임없이 배우고 연습하고 사람들과 만나고 노력을 하신 결과지요.
전 부터 이모는 이제 나이도 있고 체력도 딸리니 함께 일 하면서 이모가 하는 일 손 좀 덜어주고 나중에 이모가 일을 못하게 될 나이가 되었을때 계속 이어서 일 해보는게 어떻겠냐라는 제의를 수 차례 하셨으나 다니던 직장도 있었고 그 이후 결혼, 출산, 육아에 치어 차마 '나도 해볼래.'라고 나설 엄두를 못냈었네요.
그러던 중 얼마 전 이모를 따라 행사장에 가서 이모가 하는 풍선 장식을 도왔지요.
풍선으로 커다란 사과나무 아치와 기둥을 만들었는데 사실 제가 이벤트를 전공한지라 왠만한 풍선정도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었기에 큰 도움이 되었었나 봅니다.
"오후...썩어도 준치라더니 10년이나 안 써먹었는데도 잘 만드네. 전공하고 행사밥 좀 먹었다더니 일 하는게 다르기는 하다. 뭐하러 집에 있니. 바로 행사 뛰어도 되겠는데."
이모의 이 말이 아니었더라도 집에만 있던 하랑맘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바쁘게 뛰어다니다 보니 일의 성격은 다르긴 하지만 옛날 전국 행사장을 누비며 일 하던 생각도 나고...암튼 재미가 있더라구요.
이젠 하랑이도 조금 더 커서 엄마랑 떨어져 있는 일을 많이 힘들어 하지도 않고, 또 매일 하는 일이 아니라 육아에 크게 지장을 받지도 않구요, 익숙해지면 제법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기도 하겠고...
지난 주말 이모를 따라가서 한 돌잔치 장식입니다.
아무것도 없던 빈 테이블에 예쁜 꽃 놓고, 액자 놓고, 풍선으로 장식하니 금새 파티 분위기가 되네요.
정말 무흣한 일이었습니다.
쉽게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서 일을 도와주는 것 보다는 방해가 더 많이 된 것 같기는 하지만 하랑맘은 마냥 신나기만 하네요.
일하랴... 일이 서투른 조카가 치고 다니는 사고 수습하랴...가르치랴...수강료를 드려야 할 판에 조카라고 특별 대우로 요렇게 사임당님이 이쁘게 새겨진 일당까지 염치 없이 받아왔습니다.
어쨌든 이게 얼마만에 제가 직접 일해 벌어 본 돈인지...ㅋㅋㅋ
하랑이가 자라는 동안 하랑이가 크게 힘들어 하지 않을 만큼만 배우고 연마하며 준비를 해 나가면 나중에 하랑이가 조금 더 자라서 엄마의 시간이 많이 생길때 저에게도 새로운 잡이 되겠지요. ㅋㅋㅋ
한 마디로 이모가 열심히 뛰어다니며 만들어 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고 뛰었지만 의욕 만큼은 벌써 월500 수입이 눈 앞에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