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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후끈 달아오른 남편과의 블로깅 전쟁, 과연 승자는?


티스토리로 이사 온 남편                                                          -전반전-

네이버에서 취미 삼아 심심할때면 가끔 한 두개씩 포스팅을 올리던 남편.
약 2주 전쯤 하랑맘의 초대로 티스토리로 이사를 했습니다.
일 년 넘게 티스토리를 운영하며 메인 화면 좀 꾸며 달라고 그리도 졸라대던 하랑맘에게는
마지못해 메인 상단 하나 대강 만들어 주고 끝이더니
(덕분에 메인 상단의 우리 가족은 한 겨울에도 밀짚모자에 반팔을 입고 있습니다.)
본인의 블로그는 개설 하자마자 뚝딱뚝딱 메인에 배경화면까지 만들어 달았습니다.
'저렇게 금방 하는 것을 내 블로그도 좀 꾸며주지...'

투덜거리는 하랑맘의 말이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대꾸도 없습니다.


워낙에 글 쓰는 것 좋아라 하고 기존에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운영했던지라...
금방 적응도 하고 여러가지 새로운 제도에도 익숙해지는 듯 하더군요.
처음에는 저도 나름 티스토리 선배랍시고 남편에게 조언도 해주곤 했었죠.
딱 몇 일간은...블로그 개설한지 3일쯤 되었나요?

적은 방문자 수에 낙심하는 남편에게
"띄엄띄엄 하긴 했어도 난 블로그 일 년도 넘게 운영했잖아.
그걸 어찌 시작한지 3일 만에 따라오겠어...
오빠는 감각이 좋으니까 금방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될거야..."

라고 위로를 하기도 했지요.

남편의 포스팅 욕심, 소품으로 쓰일 사진을 위해 디카까지 팔아먹다.
내 디카 돌리도...!!!                                                             -후반전-


뭘 해도 대강 하는 일이없는 남편...
없는 시간 쪼개어 몇 가지의 포스팅을 올리더니 3번째 올린 포스팅이 드디어 베스트에 오르더군요.
2주 동안 8개 정도의 포스팅을 쓴 남편 어느새 3개의 베스트 글을 뽑아내고 몇 일 정도는 하랑맘의 방문자보다
두 배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하기도 했구요...
췟~~뭐 남도 아니고 남편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잘 되면 좋지만서도
한편으로는 은근히 심술도 나더군요.



어느 날 남편이 쓴 중고물품 판매 노하우를 적어놓은
포스팅이 베스트에 올라 꾀 많은 조회와 추천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포스팅에 아주 낯 익은 물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하랑맘의 디카...
지난 휴가때  실수로 친구의 디카를 물에 빠뜨린 남편...
그  친구의 디카가 회생 불가능 하다는 말을 들은 남편이

당분간 우리 디카라도 친구에게 빌려 주어야겠다며 가져가더니 2주 째 깜깜 무소식이던 그 디카가
판매한 중고 물품의 제일 윗 자리에 떡 하니 끼어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오빠 베스트 축하...대박 났네...근데 디카도 팔았어? 그냥 포스팅에 올리기만 한거지??"
라는 제 문자에...
"포스팅을 거짓말로 올릴 수는 없지...판매한 물품 사진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잖아...
00가 디카 준다고 하고 겸사겸사 팔았는데 왜?"
라는 일말의 가책이나 반성의 기미 따위는 없어 보이는 답장...

헉...올리고 싶은 포스팅들이 있어도 카메라가 없으니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제대로 올리지도 못하고

딸내미가 깜찍한 짓을 하거나 
기념으로 남기고 싶은 순간이 있어도
카메라가 없는 아쉬움에 쩝쩝 거리기만 했던

지난 2주간의 답답함...
그런데 뜬금없이 디카를 팔아 버린 남편에게 할 말이 없었습니다.
뭐 남편의 뛰어난 인맥덕에 생기는 물건 많은 하랑이네...
이번에는 누가 안 쓰는 카메라를 흔쾌히 주겠다고 했겠다,
나름 대안이 있으니 팔았겠지만 그럼 새로운 디카나 받아 놓고 팔던지요...
열심히 블로깅 하는 와이프의 디카를 자신의 포스팅 사진 한 컷을 위하여 팔아 먹다니...
괴씸죄가 하늘을 찌릅니다. --+


오랜만에 이사 오기전에 친하게 지내던 남편의 친구와 전화가 왔습니다.
이런저런 수다끝에 남편의 새로운 블로그가 화제에 올랐습니다.
"야...요즘에 00이도 블로그 시작했나보더라...만든지 얼마 안 되었는데도 사람도 꾀 많고...
역시 00이는 참 재주도 좋아..."
"몰라요...얼마 전에는 디카 가져가더니 홀라당 팔아서 그 사진을 떡하니 중고 물품 파는 노하우 포스팅 제일
 위에 올렸더라니깐요...카메라 판게 주된 내용도 아니고 팔았던 여러 물품 중 하나로 말이에요.
난 카메라 판 것도 블로그 보고 알았다니깐요."
"ㅎㅎㅎ 하여간 독특한 부부야...나도 블로그에서 봤는데 워낙에 00가 물건 잘 파니 별 생각 없었지...
혹시 그 포스팅 제일 아래에 있는 아이폰 액정도 일부러 깬거 아냐? 소재 만들려고?
그러다 부부싸움도 일부러 하겠다."


앞으로 이어질 블로깅 전쟁 국면,
출산을 앞 둔 하랑맘 vs 싫증을 잘 느끼는 하랑빠.                         -연장전-

뭐...남편 친구의 농담처럼 일부러 아이폰을 망가뜨리거나 부부싸움을 일부러 하는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확실히 남편의 티스토리 이사 이후에
은근히 남편과 저 사이에 묘한 긴장감과 함께 경쟁 모드가 생성된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둘 다 지는것을 무척이나 싫어라 하는 성격인지라...
하랑맘 지난 6개월 간 많아야 일주일에 한 두개 겨우 올리거나 아님
그나마도 올리지 않으며 띄엄띄엄 블로깅 하다가
요즘 부쩍 컴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고 
남편과 한 집에 살면서 같은 사건을 겪을 때면

묘하게 서로 견제하는 눈빛을 보내는 일이 부쩍 많아 졌습니다.

이제 한 달 안에 출산을 하게 되는 하랑맘에게는 확실히 불리한 전쟁이긴 하지만
남편과 함께 하는 블로깅 경쟁 덕분에 한층 생활에 활력과 즐거움이 더 해진 것 같습니다.
어제는 지난 8월 초에 아이디 해킹을 당했던 것에 이어서 또 한 번의 네이트온 피싱을 당했습니다.
'그래...내일은 이거다...' 싶었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 블로그를 둘러보는데

발빠른 남편 어느새 네이트온 피싱에 대한 포스팅을 발행을 했더군요.
우뛰~~해킹은 내가 당했구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