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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아내를 미치게 만드는 남편의 고상한 취미


남편은 퀴즈 놀이를 좋아합니다.TV에서 나오는 각종 퀴즈 프로그램은 시간이 허락되는 한 죄다 섭렵합니다. 공식 TV 프로그램 외에도 각종 예능에서 나오는 퀴즈 프로그램 비스무리한 내용들을 보면 열심히 열변을 토하며 맞춥니다.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가장 먼저 유료로 구입한 어플은 상식 퀴즈 어플입니다.


결혼 전에도 그랬습니다. 친구들과 집에서 놀고 있다길래 뭐 하냐고 물으면 골든벨, 스피드 퀴즈 게임 등의 퀴즈 게임 놀이를 하고 있곤 했습니다. 친구들과 연합해서 놀러갈때도 상식백과와 매직, 스케치북 4권 정도는 챙겨갑니다. 그리고 다양한 퀴즈 게임을 합니다. 한 사람은 문제 내고 나란히 앉은 친구들이 열심히 스케치북을 머리 위로 올리며 정답을 맞출 때마다 혹은 틀릴 때마다 환호와 탄성을 내지르는 모습...참 가관입니다. 나이 서른도 훌쩍 넘은 사람들이 말이지요 ㅋㅋ


그러다 지치면 가족오락관에서 많이 하던 스피드 게임, 이구동성, 온 몸으로 말해요, 등등...각종 문제를 내고 맞추는 게임들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저녁의 음주가무에 필요한 비용도 충당하고 벌칙으로 정리 혹은 밥 당번들도 정합니다. 뭐...친구들 만나서 건전하고 재미있게 노는 문화들...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런 놀이들 막상 해보면 정말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거든요.


요즘은 친구들이 다들 가정을 가지고 아이들이 생기면서 오랜만에 만나도 그런 게임들을 할 기회가 확 줄었습니다. 그러자...이젠 남편은 그 퀴즈에 대한 열망을 아내인 저에게 풀어주기 시작합니다. 둘째를 낳은 후 잠시 잠잠한가 싶었는데  얼마전에 새 상식책을 사왔더군요. 그리고 수시로 문제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퀴즈 놀이를 하니 저도 처음에는 재미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역시 지식들을 총 동원하여 또 열심히 맞췄습니다.


그런데 점점 남편의 퀴즈 사랑의 수위가 점점 높아집니다. 수시로 퀴즈를 냅니다. 매일 문제 내고 맞추고...문제는 왜 꼭 문제는 자기만 내고 저에게만 맞추라고 하는지...물론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밖으로 돌아아야 하는 취미들 보다는 훨씬 건전하고 긍적적인 취미이지요. 혼자 즐긴다면...부부사이 라도  정말 상식적인 문제 냈는데 빨리 기억이 안 나거나 틀리면 아주 자존심 상하거든요.둘째까지 출산 하고 나니 입에서만 맴돌고 말로 안나오는 경우가 더 많아 졌는데...

하기 싫으면 안하면 되는데..."안해...문제 내지마..." 짜증을 내 놓고도 남편이 "신라시대의 혈통의 높고 낮음을..." 이런 문제를 내기 시작하면 저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다 대답합니다. "골품제도~~!!!" ㅡㅡ;;; 애 키우기도 바쁘고 남는 시간에는 육아서나 내가 보고 싶은 소설 책 읽고 싶은데... 요즘은 상식책 끼고 삽니다. ㅜㅜ 학창시절에도 그닥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건만...남편의 고상한 취미 때문에 이제와서 팔자에 없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