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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SKT 사용하지 않은 성인물 다운로드 데이터 요금 부과 - 썼으니까 나왔다?



저희 동네의 중학교에 근무하시는 이모부의 출퇴근 길에 딸려서 하랑이와 저는 파주에 사는 막내 이모집에 자주 방문합니다.

덕분에 이모네 집안의 여러가지 대소사에 본의 아니게 많이 끼게 되네요.


이번에는 말도 안되게 부과된 이모의 핸드폰 요금이 발단이 되었네요.

평소 3만원 정도 나오던 이모의 핸드폰 요금이 15만원 가까이 부과되었습니다.
그 중 기본 요금이 기본 요금 포함 전화 사용료는 3만원 조금 넘는 수준이었고 나머지 51,850원은 데이터 이용료, 62,830원 정도는 NATE 정보 이용료 였습니다.



우리 하랑이가 핸드폰을 워낙에 좋아하는 지라 혹시라도 가지고 놀다가 네이트 온을 눌렀다고 해도 잠깐씩 실수로 접속한 것 치고는 과하게 부과된 내용이었죠.

일단 용의선상에는 이모의 6학년짜리 딸내미가 지목 되었지만 평소 사촌동생의 성격을 돌이켜 봤을때 가능성은 아주 적은편이었습니다.

결국 이모와 저는 일산에 있는 SKT 지점에 방문하여 통화 내역서를 뽑아 보기로 했었죠.
간단한 본인 확인 절차를 걸치고 데이터 요금 사용내역서를 받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사용 내역서를 보니 데이터 요금 발생은 8월 25~26일 사이에 발생이 되었고 시간대는 25일 오전 9시 50분경 부터 26일 저녁 9시 50분 정도까지 중간중간 10분정도씩 성인 음란물을 받아보는데 데이터를 사용하였더라구요.


마지막 26일에는 9시 20분 경부터 9시 50분까지 30분 간 한 프로그램을 계속 넘겨가면서 본 흔적이 남아 있구요.




SKT 지점 창구 직원에게 이건 우리가 사용한게 아닌 것 같다...이렇게 이야기 하자 그 직원 그럴 줄 알았다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고객님 댁이 파주시 교하 맞으시죠? 여기 보면 그렇게 나와있네요. 고객님 집 근처에서 발생 한 것을 보니 고객님이 사용하시는게 맞습니다."

솔직히 이해가 안되는 답변입니다. 파주 교하에 대 단위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어 있고 족히 몇 만명은 살고 있을텐데 정확한 발신 주소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같은 동네에 통신 발신지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니. 하지만 그 직원은 계속 같은 말만 되풀이 했고 지점 직원을 붙잡고 이러쿵 저러쿵 해봤자 답이 안나올 듯 하여 일단 이모와 함께 집으로 왔습니다.
여러가지 가설을 세우면서요...


일단...아기들이 실수로 눌렀다? 이건 지점 직원이 그럴 가능성은 전무 하다고 말하더군요.
성인 음란물을 다운 받기까지 키패드를 조작하는 과정이 있고 또 이건 감상하면서 페이지를 넘겼을때 이런 내역서가 나올 수 있다구요.


그럼 6학년짜리 사촌동생? 하지만 시간대가 중간중간 분포되어있는 다운로드 시간이 사촌동생이 학원에 갔을 시간하고 겹쳐지는 부분이 많더라구요.


그것도 아니면 이모부? 25일 오전 9시...중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시는 이모부가 절대 집에 계실 시간이 아니었죠.


이모? 이모 역시 부업으로 하는 풍선 이벤트 준비 시간이거나 문화센터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아트풍선,페이스페인팅 강의 할 시간 이더라구요. 또한 이모의 일이 이벤트이다 보니 수시로 연락을 하거나 받아야 하는 기동성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핸드폰은 항상 분신처럼 챙기는 편이구요.



일단 그 데이터 상의 시간으로 봤을때 누군가가 이모와 하루종일 같이 있었던 사람이 이틀에 걸쳐서 수시로 접속을 했던건데 그 이틀간 내내 같이 있었던 사람도 없었고 시간대 별로 알리바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는 명백한 통신사측의 오류라는 결론을 내렸지요.


인터넷을 이용해 비슷한 사례를 찾아 보았더니 저희 같은 사례들이 꾀 많더라구요.
한결같이 통신사 측에서는 고객님 집 근처의 기지국에서 발신된 신호이고 그러므로 고객님이 사용하신게 맞다.
자기들은 구제해 줄 방법이 없으며 부과된 요금은 고객님께서 납부를 하셔야 한다라는 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절대로 본인들의 오류일리는 없다라고 하면서 말이죠.
우리 정도의 요금은 약과로 몇십만원에서 100만원이 넘는 피해를 본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나마 액수가 10만원대였던게 다행이었던거죠.



하지만 액수만으로 위로를 삼기에는 억울함이 느껴지더라구요.
고객센터에 몇 차례 상담을 하였지만 계속 똑같은 설명을 하고 똑같은 답변을 되풀이 하다보니 어느새 지치더라구요. 어짜피 그들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기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윗 사람과의 통화를 요구 했지요.


약 1시간 정도 후에 팀장이라는 사람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다시 한 번 이틀동안 띄엄띄엄 분포 되어있는 데이터 이용시간과 내용, 의심스러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알리바이, 시간대 별로 이모가 위치했던 곳들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설명을 했고 그 팀장도 처음에는 완강하게 고객님이 책임지셔야 한다고 하다가 점차 누그러 지더군요.
그러더니 한가지 확인 할 것이 있다면서 집 전화로 걸테니 핸드폰을 프리상태로 놓아 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데이터를 사용하고 나면 히스토리가 남는데 그 곳으로 접속을 해보라구요.
평소 데이터를 사용해보지 않았던 저희는 어떻게 들어가는 지도 몰랐고 그 분이 시키는 대로 어찌어찌 하긴 했지만 별다른 목록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모가 사용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어느 정도는 인정이 되었는지 타협안을 제시하더라구요.


통신사측에서 부과한 데이터 요금 56,000원 정도를 감면해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데이터 요금은 통신사에서 부과한 것이니 감면해  줄 수 있지만 정보 이용료는 통신사에서 부과 한게 아니라 손 댈 수 없는 부분이라는 거였죠.

 

미리 소비자 보호원에 알아보기도 했구요 여러가지 사례들을 봤을때 억울해도 특별한 구제 방법이 없다라고 했었기에 이정도에서 타협을 보는게 그나마 우리가 손해를 덜 보는 방법이었기에 그러기로 했구요,
그래도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고 차후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저는 통신사측에서 이 핸드폰의 인터넷 사용에 대해 제한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통신사에는 청소년이 아닌 성인인 경우에는 그런 조치를 취할 수 있을만한 제도가 없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습니다.



휴대폰마다 당연하게 있는 인터넷 접속 버튼...특별히 잠궈두지 않으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실수로 인터넷에 접속되어지는 경험 누구나 있었을 것이 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의사에 따라서 유용하게 사용되어 질 수도 있겠지만 분명 평생 그 버튼을 한 번 사용하지도 않는 사람들도 아주 많을 것입니다.

평소 그냥 의례히 있겠거니 하고 넘겼던 것이었는데 막상 이런 일을 당하고 나니 원하지 않는 기능과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을 권리조차도 우리에겐 주어지지 않았고 그로 인한 사고가 생겨도 내가 사용하지 않았다는 증명을 할 수 없는 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 안아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이 번에는 이모의 일이었지만 다음에는 내 일이 될 수도 있고 신랑의 핸드폰에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어쩌면 다시 이모에게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구요.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손 놓고 당할 수 밖에 없겠네요.
참...한심하고 답답합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