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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딸내미 어린이집 선생님 보기 민망한 이유

이제 5살이 된 딸내미가 어린이집에 다녀올때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딸내미의 어린이집 수첩을 살펴보는 일 입니다.

일을 할때는 꽤나 부담스러웠던 수첩쓰기...
막상 엄마가 되고보니...몇 글자 안되는 내용이라도 은근히 기대되고 궁금해지더군요. ㅡㅡ;;;
아무튼....딸내미가 했던 말이나 행동, 반응, 전달사항...여러 내용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엄마로써 참 얼굴이 화끈거릴때가 있습니다.


'교구를 가지고 놀이 않아 왜 그러냐'는  질문에...
'정리하기 싫어서...' 라고 했답니다.
참...우습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민망하기도 하고...


'자기 생일 전날 친구들에게 꼭...선물 가져오라고...'
당부를 했다는 메모입니다.
생일 당일날...한 친구가 선물을 깜빡 하고 가져 오지 않았다가 다음다음 날...
굳이 이틀전의 생일 선물을 굳이 챙겨 왔더군요. ㅡㅡ;;;
어련히 알아서 주던지 말던지 할까...엎드려 절받기도 유분수지...
제가 다 낯이 뜨거워졌습니다. ㅠㅠ


'밑도끝도 없이...친구에게 난 하기 싫은것도 엄마가 하라면 다 한다...' 라고 했답니다.
내가 뭐...그렇게 강압적으로 저 하기 싫은 것 억지로 시켰다고...ㅡㅡ;;;
저를 얼마나 권위적인 엄마로 만들어 놓는지...
그리고...또 남들이 들으면 본인은 퍽이나...말 잘 듣는 딸내미 입니다.
내...참..맨날 말대꾸하고 뺀질거리고 심통부리면서....ㅡㅡ;;


'재은이 언니가 제일 좋은데 6살부터는 언니와 같은 어린이집 다닐것이다.'
참고로 하랑이네 어린이집은 7살 반까지 있는 규모 있는 어린이집이구요.
재은이 언니는 그냥 동네 친구로 다른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내년에는 재은이 언니가 다니는 어린이집으로 옮기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것이지요.

그것도 매우 좋아하면서요. ㅡㅡ;;
선생님의 마지막...'하하...'가 어찌나 민망하게 느껴지는지요. ㅠㅠ


'우리집에 머리빗이 없어서 매일 머리 풀고 온다.
오늘은 머리끈 가져 왔으니 묶어 달라.'

진짜 최고로 민망했던 메모였습니다. ㅠㅠ
이때...몇 일동안.. 본인이 머리를 풀고 가겠다고 합디다.
그래서 그냥 헤어밴드나 핀만 꽂아주었습니다.
진짜...자기가 공주처럼 머리 풀고 가고 싶다고 하여 의견을 반영하여 풀어 보냈습니다.
물론 저는 칠렐레 팔렐레 감당 안되는 머리 꼭 묶어 주고 싶었지만 싫다 했습니다.

딱 저 당일날은 머리를 묶겠다고 합디다.
그래서...빗을 찾는데 전날 아들내미가 들고 다니던 머리빗이 눈에 안보이더라구요.
어린이집 차 시간도 다 되어가는데...바빠서 '그냥 오늘도 핀 꼽고 가자...' 라고 하고 보냈습니다.
머리끈 챙겨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5살 딸내미가 무슨 사심이 있고 계산이 있겠습니까...
저 나이에 무슨 철이 있고 엄마의 입장을 헤아리겠습니까...마는...
문득문득 얼굴이 화끈거리는 메모를 선생님으로부터 받고는 합니다.
처음에는 가끔 받았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씩은 받는 것 같습니다.
근데...애매한게...저기다대고 또 따로 변명을 하기도 좀 그렇습니다.
시시콜콜....뭘 또 말하기가...

어이없고 재미있어서 웃다가...
가끔은 사진 찍어 남편에게도 보내기도 합니다.
남편은 마냥 재미있다고 난리입니다.
남의 속도 모르고...ㅠㅠ
아무튼...행동과 말을 더욱 조심해야겠습니다.

이젠 엄마의 행동과 말, 여러 상황...
기억하고 따라하고 말대꾸 하는 것을 떠나서...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여 유언비어까지 퍼뜨리고 다닙니다.
그것도 어렵디 어려운 선생님께 말이지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