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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충격적인 병원놀이, 조기 성교육 중요한 이유

사실을 이야기 해야하니 조금 민망하여도 딸의 표현을 그대로 쓰려 합니다.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


밤 8:30분...이제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시간입니다.
치카치카 하고, 18개월 아들의 기저귀를 새로 갈아주려고 기저귀를 벗겼습니다.
식탁에서 스티커 놀이를 하던 딸내미가 동생을 보고 있었는지 뜬금없이 말합니다.

"엄마...친구들은 기저귀도 안하는데 팬티 벗고 막 고추 보여주고 짬지 보여주고 그래요."

정말...헉...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과민방응을 보이면 좋지 않을 것 같아...
최대한 평온한 말투로 이야기 했습니다.

"그래?? 왜 그랬을까?? 몸은 소중해서 함부로 막 보여주면 안되는데..."

"근데 친구들은 그걸 모르나봐요."
왜 그런 놀이가 시작 되었을까요?
순간적으로 머리를 마구 굴려가며 최대한 자연스레 물어 보았습니다.

"근데...친구들이 왜 갑자기 팬티를 벗었을까??"

"응...병원 놀이 하는데 친구들이 팬티 벗고 똥꼬에 주사기 넣고

00 고추 만지고...짬지도 보고 그랬어요..."

"그랬구나...하랑이도 같이 했나??"


"아니요...난 그림 그리던 중이었어요..
그리고 엄마가 내 몸은 소중해서 막 보여주면 안된다고 그랬잖아요."


"그럼...친구들은 몰라서 그런 놀이 하는데 하랑이가 알려 주지 그랬어..."

딱히 대답이 없습니다.
궁금한건...어린이집에서 놀이하다 일어난 일있데 선생님을 무얼 하셨을까...입니다.

"그런데 선생님 없었어?"


"있긴 있었은데...선생님은 일해서 못 봤어..."

"그랬구나... 친구들은 몸이 소중해서 막 보여주고 그러면 안되는거 몰랐나보다...
그런데 누가 그랬을까?? 새로운 친구들이 그랬나? 처음 어린이집에 와서 잘 모르니깐??"

"아니...000랑, 000랑, 000랑, 000랑...다 원래 다니던 친구인데?"


이런 부분에 눈이 밝은 새로운 아이가 온 것도 아니고...
원래 다니던 친구들이 재미와 호기심으로 놀이를 했나보네요.


"그래...근데 하랑아...엄마랑 병원놀이 할 때...
옷 위에 주사 놓고, 청진기로 꾸룩꾸룩 해도 재미있잖아...

친구들은 그걸 몰랐나보다...다음에는 하랑이가 방법을 알려줘..."



사실 오늘 워낙에 일이 많을 듯 하여 포스팅은 좀 밝은 내용으로 미리 작성을 해두었습니다.
그럼에도 딸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용을 바꿨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자기 일에 바쁜 선생님 탓을 하는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놀이라고 생각하는 순수한 아이들을 비난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보기에 따라서...아이들이 몰라서 그럴수도 있지...뭐 그런 걸로 오바를 하냐...라고 말 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저는 자식 가진 부모로써...
딸가진 부모로써 많이 불쾌하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세상이 너무 흉흉하기에...마냥 걱정이 됩니다.


제가 이런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고
아이에게 무슨 성교육이냐 하겠지만...
어릴적부터 자연스러운 상황으로 그려진 성교육 동화를 구입하여 가끔 읽어주고
아이를 씻기고 옷을 입히거나 재울때...무심한듯...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1.내 몸음 소중해서 함부로 다루거나, 보여 주거나, 만지면 안 된다...!!!

2.모르는 사람은 절대 따라가면 안 된다...

엄마는 절대 모르는 사람에게 널 부탁하지 않고
아는 사람이라도 너에게 미리 이야기 하지 않으면 따라가지 말아라...!!!

3.혹시라도 누군가에 의해 기분 나쁜 일이 있더라도
그건 네가 잘못한 것이 아니니 숨기지 말고 엄마에게 꼭 말을 해라....!!


아직은 아이가 어리기에 가르치는 내용이나 표현도 겨우 이 정도이지만...
기본이라서 아이는 당연히 알고 있겠거니 하는부분 조차
아직 어린 아이들은 배우지 않으면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른에게 기본인 것이지 아이들에게까지 기본은 아닌 것이구요.
그저...순수한 호기심이고 놀이일뿐인데 가끔은 그 도를 넘을때가 있는 것 뿐이지요.
옆에 있는 어른인 선생님께서 적절하게 말려 주셨으면 좋았을것을
신학기라 바쁜 선생님께서 그 부분까지 못챙기셨나 봅니다.

고민이 되는 점은...이걸 선생님께 어떻게 자연스레 알려드리나 입니다.
이번이 처음인지는 모르지만...어쨌든 저는 처음 이런 이야기를 들었으니...
다음에는 아이들이 이런 놀이를 하게 될 때...
누군가 눈여겨 보다가 말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사실 딸에게 이야기를 들었을때 당장 전화하여 알려 드리고 싶은 것을 참았습니다.
딸에게 태연하게 대처하기가 많이 힘들었고 아이들을 재울때까지...많이 두근거렸습니다.
재우고 났더니 지금은 너무 늦어서 전화를 드릴수가 없겠네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어떤 놀이를 하고 어떤 놀이를 하지 말아야 하는지

미리 반복적으로 알려주지 않으면 잘 모릅니다.

딸아이가 한결이만큼 어렸을때 5살 딸을 키우는 친구가 하소연을 했습니다.
7살인 사촌 언니네 놀러 보냈더니 언니들이 팬티 벗기고 엉덩이 사이에 주사기 넣었는데
아팠다는 말을 했다고...그 소리 듣고 소름 끼치도록 화나고 기분 나빴다고...
예전부터 비슷한 놀이를 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내 딸이 그 자리에 있었다니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짧게 있었던 일만 쓰려는데 자꾸만 말이 길어집니다.
정말로...아이들 조기 성교육 정말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직 모르니깐요...어디까지가 마지노선인지 아이들은 미처 모르니깐요...

꼭 남자,여자..뭐...
이런 이야기를 떠나서 개인적인 위생이나
아직 자신을 지킬수 있는 힘이 없는 아이들이

그래도 스스로 경계라도 할 수 있을 정도는 미리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새삼 걱정이 되어서 
이 포스팅을 작성합니다. 



p.S 참지 못하고 결국 10시 가까이 되어서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제가 아이들이 없는 시간은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보실 시간이라...
그래도 혹시 나중에 다시 이런 놀이가 진행이 될때...
혹시라도 딸내미가 끼게 될까 두렸웠기 때문입니다.
바로 주말이 되고 하면 다시 말을 할 기회가 없을 것 같기도 하구요.

선생님의 말씀에도 오늘은 하랑이가 이 놀이에 끼지는 않았더군요.
정말 중요한 한 가지는 그 놀이에 끼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다섯살 정도 되었으면 뭔지 모르지만 왠지 생생하게 기억나는 영상이 생기기 마련인데
적어도 이런 영상을 딸아이의 잠재의식 속에 남겨두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큽니다.


"아..그 상황이요...
요즘 아이들이 감기가 유행해서 병원에 좀 다니고 엉덩이에 주사도 맞고 그랬나봐요.
처음에는 그 흉내를 내려 했는데 그러다 보니 또 서로의 성기에 관심을 갖고...
저도 깜짝 놀라서 '우리 몸은 소중해서 함부로 다루면 안된다.' 라고 교육을 시켰구
한창 역할놀이를 하는 나이라 직접 다음부터는 이렇게 놀라고 시범을 보여 주었구요

앞으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구나...느꼈습니다."

늦은 시간의 실례 임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이런 내용을 말씀해 주시더군요.
딸내미는 선생님의 반응에 대해서는 제대로 전하지 않은 것이었나 봅니다. ㅡㅡ;

어쨌든 선생님이나 저나...생각한 결론은 똑같이...
'어릴적부터 아이들에게 맞는 적절한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일치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