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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4살 딸의 생에 첫 거짓말에 대한 엄마의 소감?



엄마도 그렇겠지만 딸아이에게도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동생이 조금 울더라도 꼭 보고 싶다는 책 몇 권쯤은 읽어주고 잠들기 직전까지 두런두런 이야기도 하면서...
그렇게 엄마도 조금은 여유를 부려주는 시간이거든요.

오늘도 잠자리에 들어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하랑아..오늘은 어떤 책 보고 싶어?"
"아...아까 보다가 못 본 아기돼지 삼형제랑 빨간 모자 책 보여주세요"


한창 명작에 빠져있는 딸내미...
오늘 몇 권 들고 왔는데 동생이 우는 바람에 세 권 남짓 보여주었던 책이 떠올랐나 봅니다.


"그래...그거 보고 자자...대신 하랑이 쉬~하고 책 가지고 와...그럼 읽어줄게..."

저녁나절 먹은 코코아가 맘에 걸리는 엄마는 잠자리에 들기전에 화장실을 다녀오라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새벽에 소변 때문에 칭얼거리며 잠을 설치는 딸내미를 아는지라...

딸내미 바람처럼 책들 들고 왔습니다.
일단 '아기돼지 삼형제' 책을 읽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딸내미가 화장실에 다녀온 기척이 없었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하랑아...화장실 안갔다 왔지?"
"어?? 어...어...갔다 왔는데..."
헉...지금까지 거짓말을 모르던 딸내미 생애 처음으로 거짓말이란 것을 합니다.

가끔 동생을 괴롭히더라도...
"한결이 왜 우니?" 라는 엄마의 질문에... "내가 꼬집었거든..." 이라고 할만큼
요령이나 거짓말을 할 줄...모르는 아이였는데...
지나치게 솔직해 웃음이 나왔었는데...어느새...이렇게 컸을까요?

"흠...어...엄마가 봤는데 화장실 안가고 그냥 들어오던데..."
엄마도 맞거짓말을 합니다.

딸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립니다.
"하랑이...화장실 안갔다 왔지? 그런데 왜 갔다 왔다고 할까? 얼른 갔다와..자다가 힘들잖아..."
딸내미는 피식 웃으면서 화장실을 갔습니다.


뭐...생각하기에 따라 별 일도 아니고...그렇게 중요한 거짓말도 아닙니다.
하지만...중요한건...딸이 이젠 자기에게 유리한 것...
그리고 그 유리함을 위해 거짓도 말 할 수 있는 월령이 되었다는 것이겠지요.

물론 아직 거짓말이라는 것에대한 정확한 의미같은 것도 모를 것이고
일부러 의도했다기 보다는 우발적으로 나왔을 것 입니다.
그저 조금이라도 빨리 책을 읽고 싶은 욕심과 그다지 급하지 않은데 화장실을 가야하는 귀찮음 때문이었겠지요.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유는 정말 다양합니다.

관심을 끌고 싶거나, 혼날 것 같은 잘못을 저질렀거나,
그냥 심심했거나,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거나

아니면 그저 단순하게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 한다거나...

이런 아이들을 위해서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짓말이 지속되지 않게 
빨리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원인을 찾아 적절하게 대응을 해주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것을 인지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커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무엇보다 아직은 옳고 그름의 사고가 채 확립되지 않은 딸내미이기에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앞으로 엄마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을뿐...

최대한 거짓말을 할 상황을 만들지 않고, '항상 엄마는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믿는구나...'
엄마는 자신의 언제나 전폭적인 지지자라는 신뢰와 자신감을 갖을 수 있도록 해줘야겠지요.




딸의 첫 거짓말을 듣고 솔직히 그냥 신기했습니다.

"아...만 36개월이 지나니 진짜 거짓말을 할 줄 알게 되는구나...
학자들은 정말 대단하다...어떻게 이런걸 다 알까?? ㅋㅋ"

좀 엉뚱한가요? ㅡㅡ;;
아이를 키우는 일들이 모두 책 대로 되지도 않고 책에서 배운 것들 알아도 실천하기 어렵기에
이론으로 알고 있던 것들을 모두다 맹신하지 않지만...진짜 신기한건...

어쩌면...딱 그 월령의 전후가 되면 다들 그런 행동과 말들을 하는지.
예전에 아이들 가르치던 아이들의 모습들도 생각나고...
새삼...이래서 유아교육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지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앞으로 엄마가 잘 해주면 된다라는 것을 알기에
웃어 넘기지...
몰랐으면 거짓말은 초장에 잡아야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에
 알아듣지도 못하는 딸에게 절대로 거짓말을 하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장황한 설명을 늘어 놓으며

심하게 훈육을 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말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