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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나라의 미래가 걱정되는 중학생의 무개념 대화

얼마 전 친정 아버님의 환갑이셨습니다.
미리 여행을 다녀오셨기에 큰 잔치는 하지 않고
간단하게 친척들만 모여서 조촐히 식사를 하는 시간 정도만 가졌습니다.

식당을 잡은 건 아니고 그냥 시골 친정 집에서 갈비찜, 잡채등의 잔치 음식들을 간단하게 마련해서요.
친정이 충남 논산이라 당일치기는 거의 불가능 하여 다들 하룻밤씩 주무시고 가셨습니다.
말이 간단하게지...이모님들 그리고 이모부들, 외삼촌...그리고 사촌들까지...
한 50명 가까운 사람들이 있었다 보니 친정집이 터져 나갈 지경이었지요.
그래도...오랜만에 만난 친척분들과 단란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꼬맹이때 보았던 사촌 동생들 그리고 조카들은 언제 그리 자랐는지...
어느새 중학생들이 되었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 한 명, 중학교 1학년 2명, 중학교 2학년 1명, 그리고 중3 1명...
이렇게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은 오랜만에 만난 사촌과 삼촌들이 반가운지 잘 놀더라구요.



문득 아이들끼리 우리는 방학이 언제까지네...너희 학교는 언제 개학 하니?
공휴일이 어떻네...이런 이야기들을 하는게 들립니다.
그러다 한 아이가 말합니다.
"8월 15일이 광복절이잖아...그게 무슨 날이더라?"
 "광복절? 만세 부른 날은 아니고..."
 "그건 3.1절이고..."
"바보야...광복한 날이잖아..."
 "근데 광복이 뭔데?"
듣다가 황당해서 제가 물었습니다.

"니들 광복절이 무슨 날인지 몰라?"
"그냥 쉬는 날..."
"법 만든 날은 제헌절이고.."
그러자 옆에 있는 아이가 말합니다. 
"난 알아...일본에서 독립한 날..." 

하나도 안 웃기는 상황이건만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저희들끼리 키득 거립니다.

몇 일뒤 사촌 동생과 뉴스를 보는데 
일본 의원들의 정치쇼에 분노하는 저를 의아하게 쳐다 보더군요.

"왜? 저 사람들 좀 오면 안돼?"

독도? 자긴 한 번도 안 가보았는데...
왜 독도가 중요한지 그게 왜 우리땅인지...
우리땅인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일제시대? 물론 안타깝기는 하지만...
기억에도 없고 경험해 보지도 못했던 옛날 옛적의 과거 정도로...
다 지난 일에 뭐 그리 사람들 분노하는지...라는 정도의 태도입니다.




처음에는 요즘 애들은 학교에서 도대체 뭘 배우는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참...요즘은 역사도 선택 과목이지?' 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중학생들이야 아직 세상의 아픔이나
살아보지 않았던 과거의 설욕들을 아무리 되새겨주고 알려 주어도 잘 모를 나이이지요.
그리고 그 의미를 알 만큼 자랐을때는 배우기 싫으면
안 배워도 되는 과목이 되어버려 영~영 배울 기회가 없을 수도 있겠지요.

어떤 나라는 역사를 왜곡해가면서 까지 학생들에게 쇄뇌를 시키는데...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아직 어린 아이들이 광복절의 의미를 알게 무엇이며
독도에 무슨 관심을 갖을 수 있을까요.

그걸 모른다고 누가 감히 나무랄 수 있으며....
이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된다면 우리 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