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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예비 맘들에게 전하는 2시간 만에 순산한 비법


어제 아주 친하게 지내는 후배가 아기를 낳았습니다. 첫 출산이라 많이 걱정도 하고 무서워 하더니 2시간 만에 쑴풍 낳았다고 합니다. "이게 다 언니 덕이야. 정말 언니가 시키는대로 했는데...효과 만점이었어... ㅋ" 출산한지 24 시간 밖에 안 된 산모같지 않게 쌩쌩한 목소리로 전화한 후배의 목소리 입니다.

아래 사진이 태어난 지 하루 된 그 아기입니다. 이목구비 또렷하고 태지도 하나 없이 얼마나 깨끗하고 이쁜지...처음 생길때부터 옆에서 보아 왔기에 제가 다 뿌듯하고 벅차더군요. ㅋㅋ


체질 탓도 있겠지만 저 역시도 두 아이 모두 진통 3시간 안에 순산했습니다.첫째 아이때는 워낙에 짐볼등을 이용한 골반 운동도 많이 하고 순산을 도와 준다는 요가 동작들도 틈틈히 하는등 긴장도 하고 준비도 많이 했었드랬죠. 물론 순산에 도움이 된다기에 출산 1달 가량을 앞두고 부터는 많이 걸었습니다.뒷동산도 수시로 올라가구요. 유난히도 배가 많이 불렀던 탓에 만삭의 몸으로 완만하고 잘 닦여진 산이나마 올라가는 제 모습이 신기했던지 "어머머...곧 산달인 것 같은데 저렇게 올라왔네..."라고 수근대는 아주머니들의 목소리도 들렸었지요.(여기서 말하는 산은 진짜 뒷동산 산책 정도입니다. 절대 가파른 등산은 아닙니다 ^^;;) 그렇게 출산하는 날 하루 전까지도 산을 올랐고 많이 걸었습니다. 2008년 1월 3일 새벽...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껴 병원에 갔습니다. 3cm 정도 열렸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8시간 가량을 예상하며 11시부터 촉진제를 맞았습니다. 처음에는 별 진통을 못느꼈습니다. 그러다 조퇴하고 온 남편이 온 오후 1시쯤 부터 본격적인 진통이 오더군요. 의사 선생님은 오후 5시 정도를 출산 예정 시간으로 잡으셨는데...3시 15분에 첫째를 낳았습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출산 소식을 알렸을때 저와 비슷한 시기의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예정일이 지났는데 아이가 안나온다구요.아이가 너무 커서 난산에 예상 된다며 저에게 비법을 묻더군요.

"글쎄...비법? 그런건 없고 평소 운동도 많이 했고 일단 무조건 많이 걸었는데...특히 예정일 이틀 전 부터는 지금 이 자리에서 진통이 와도 좋다는 각오로 파워워킹 했었지..." ,"그래? 나도 당장 나가서 걸어야겠다...아기 스스로 안나오면 3일 후에 유도분만 한데..." 물론 나올때가 되었기에 아이가 나왔겠지만...어쨌든 친구는 저와 전화를 끊고 열심히 걸었다고 합니다. 덕분인지 새벽에 진통이 오기 시작했고...본격적인 진통 3시간도 안 되어 아이를 낳았다구요.


작년 9월 둘째를 낳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예정일은 추석 연휴 다음 날 이었습니다. 혹시라도 추석 연휴기간에 진통이 오면 담당 의사도 없이 당직 의사의 손에 아이를 낳아야 할 판이었습니다. 첫째를 받아주신 선생님께 부탁 드리려고 일산에서 의정부까지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5개월 가까이 병원에 다닌 보람도 없이 말이지요. 어떻게든 연휴 전에 낳아야겠다는 생각에 자꾸만 가진통도 느껴졌습니다. 분명히 일정한 간격으로 통증이 와서 병원에 가면 아직 아기는 나올 기미도 안 보인다고 합니다. 그렇게 먼 거리의 병원을 두번째 헛걸음을 할 때...."애기가 나올 때가 되야 나오지..엄마 마음데로 안 됩니다. 선생님들 다 좋은 분들이시니 느긋하게 마음 먹고 기다리세요...많이 걷고...힘들어도 운동 좀 하고...촉진제 맞아도 아는 안나오고 산모가 쌩으로 고생만 하다가 몇 일을 넘기는 경우도 있으니까 진짜 진통 올때 오세요" 담당 의사 선생님은 이리 말씀 하시더군요.

그래서 무작정 걸었습니다. 큰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에고...이러다 쓰러지지...라고 싶을 만큼 빠른 속도로 파워 워킹을 했습니다.
첫 날은 좀 살살...둘째 날은 심하게 많이 걸었습니다. 새벽에 진통이 약간의 진통이 오는 듯 했습니다. 이번에는 느낌이 달라 다시 짐을 싸서 병원으로 갔습니다. 예정일의 일주일 전 이었습니다. "아이고...산모님 운동 많이 하셨나보네...자궁이 2cm열렸어요. 일단은 좀 기다려 봅시다." 그렇게 분만실로 옮겨진지 3시간 안에 또 둘째도 낳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저녁에나 나올 것 같다고 하셨는데...오후 3시에 둘째를 출산 했습니다. 첫째도 낳았기에 친분이 있어 동생처럼 여러 조언을 해주시던 간호사 언니도 묻습니다. "엄마...운동 많이 했나봐요. 진짜 애가 내려오지도 않았는데 자꾸만 낳고 싶어 한다고 선생님이 걱정하시더니..."
"그냥...어제랑 그제 아주아주 많이 걸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쓰러지겠다 싶을때까지..."
"하여간...의지력 대단하네...첫 때도 그렇고...이렇게 순산하는 산모들이 제일 이쁘다니깐..."



둘째 출산 소식을 알리자 얼마 전 임신 계획을 가진 후배가 전화를 했습니다. "하랑이도 그렇게 쑨풍 낳더니...하여간 대단해...나도 쌤처럼 순산해야 하는데..비법 좀 알려 줘봐...", "비법? 그냥 꾸준히 출산에 도움된다는 운동 했는데...근데...일단 초기와 중기 넘어갈 때까지는 안정이 중요하지..." 이 정도만 조언을 했지요. 중간중간 만날때마다 출산에 대한 기대 반, 두려움 반...을 가지고 이야기 하던 후배...드디어 출산일이 임박했습니다. "나 5일 후면 예정일 인데...선생님이 애가 나올 기미가 전혀 안보인데...딱 예정일에 나왔으면 좋겠는데...쌤은 어떻게 했어?" 새삼스레 또 저의 경험을 묻습니다. "응...난 그냥 아주 많이 걸었어...특히 낳고 싶다고 생각한 날 이틀 전부터는...말 그대로 미친듯이 걸었어...쌤도 많이 걸어봐 그럼..." 남편의 산후 휴가등을 고려 할때...수요일쯤에 낳았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그럼...나 지금 당장 나가서 걸을까?" , "아니...지금 금요일인데...잘못 걸어서 월요일 쯤 나오면 어떻해...월요일, 화요일 많이 걸으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경험상..." 마지막 통화 내용이었습니다.

"쌤...나 아기 낳았어. 원하던 대로 수요일날...!!! 월요일 하고 화요일날...시어머니도 혀를 내두를 만큼 미친듯이 걸었거든...수요일 새벽에 이슬이 보여서 병원에 10시에 들어가서 본격적인 진통 2시간 만에 낳았어...", " 아이고...너무너무 고생 많았다...잘했어...ㅋㅋ" 동생의 전화를 받고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요. "이게 진짜 다 쌤 덕분이야. 이래서 조언자를 잘 만나야 한다니깐...삼신할매가 따로 없어...의사 선생님이 나 골반 좁아서 난산이 예상된다고 하셨었는데...이렇게 쉽게 낳을지 몰랐네...이런 건 블로그에 올려서 많은 산모들에게 알려줘야해..." 라고 제 포스팅 내용까지 정해주더라구요 . ㅋ

물론 아이가 나올 때가 되었기도 했겠구요, 산모가 적절한 힘을 주어서...그리고 여러가지 체질적인 부분도 따라줘야 하겠지요. 그래도 저의 2번의 출산, 그리고 예정일이 지나도 아이가 나오지 않던 친구, 또 어제 아기를 낳은 동생까지...네 번의 출산을 거쳐 순산하는 것을 보면 많이 운동하는 것 특히나 출산 직전의 파워 워킹이 꽤나 효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전혀 기미가 없던 아이가 운동 잘 하고 와서 아이가 쉽고 빠르게 나왔다고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언니들이 칭찬해주시는 것들을 보면 출산 직전의 파워 워킹이 생각보다 순산에 많은 도움이 되었었나봐요. ^^